'감염 사각지대' 실내 흡연실

청주 당구장 관련 확진자 多
실내 흡연으로 감염 시작 추정
좁고 밀폐된 공간 감염에 취약
함께 음식·음료 먹는 문화까지

청주지역 당구장 관련 확진자가 20명을 넘어서며 실내 스포츠시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청주시의 한 당구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게임을 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청주지역에서 당구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20명을 넘어서면서 '왜 당구장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내 스포츠의 특성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이 겹치면서 많은 확진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호흡기 바이러스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온이 앉고 건조한 날씨에 활성도가 높아진다.

비말을 통해 감염된다는 점도 비말이 가벼워지는 건조한 겨울철 전파 범위가 넓어진다.

이 같은 특성이 실내에서 많은 활동이 이뤄지는 당구장에서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구장 내 설치된 실내 흡연실 같은 경우는 비좁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흡연하게 돼 감염에 무방비 상태다.

실제 금연시설로 지정된 당구장 대부분은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흡연부스로 이용하고 있었다.

이번 당구장 감염 사례도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으로 인해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시설은 당구장뿐만이 아니다.

볼링장·스크린 야구장·스크린 골프장 등 대다수 실내 스포츠 시설은 흡연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타 시·도에서 대규모 감염을 일으킨 PC방도 흡연실을 갖추고 있어 마스크 없이 흡연하는 모습을 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실내 흡연실은 환풍구를 제외하면 밀폐된 공간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만,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공간이다.

결국, 코로나 상황에서 실내 흡연실이 감염을 부추기는 감염 사각지대였던 셈이다.

이외에도 실내 스포츠 시설은 음료수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는 등의 행위도 가능해 언제든지 감염될 수 있는 상황에 노출돼 있다.

청주지역의 한 당구장 관계자는 "금연시설로 지정된 뒤 흡연실이 없으면 손님들이 찾지 않아 대부분 당구장들이 흡연실을 갖추고 있다"며 "담배 냄새로 인해 환기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에 별도의 환기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내 한 종합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말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건조하고 추운 시기에는 바이러스의 생존력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흡연을 하게 되면 숨을 내뿜기 때문에 비말이 공기 중에 뿌려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요인들이 겹치면서 수많은 확진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강준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