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문학인들의 숙원이었던 영동 문학관이 다음 달 9일 개관할 예정이다. 이 영동 문학관은 전체 면적 1천500여㎡로 지상 3층, 지하 1층인 건물에 들어선다. 이전까지 국악체험촌과 향토 민속전시관으로 활용했던 건물이었으나, 지난 2015년 지금의 영동 국악체험촌이 들어서면서 수년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영동은 우리나라 3대 악성인 난계 박연((1378~1458)이 태어난 국악의 도시이자, 수많은 문학인을 배출한 문학의 도시이기도 하다. 현재도 이곳에서 많은 문학인이 문단에서 활동한다. 이런 영동에 문학관이 없어 아쉬웠지만, 이제 영동의 문학인들도 숙원 하나를 해결했다. 다행스럽고, 잘된 일이다. 기대도 한다. 영동 문학관은 한국 아나키즘 문학의 대표적 인물인 권구현 시인을 비롯해 구석봉·이영순·고원·박명용·윤중호 시인의 유품과 작품집 등으로 꾸몄다. 기획 전시실과 북카페도 들어선다. 공연장에서 시 노래 공연이나 출판기념회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칠 수 있다. 덕분에 영동 문학은 앞으로 날개를 달 것 같다. 특히 영동 문학관 개관과 더불어 충북의 남부 3군은 문학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 관광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보은의 '오장환 문학관'과 옥천의…
[충북일보] 1974년 1월 22일 한 소년이 눈보라 치는 산속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소년은 캄캄한 밤에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울부짖었다. 얼어붙고 있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웃옷을 벗어 덮어줬지만 소용없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체온이라도 전달해 살려보려고 했지만 끝내 아버지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자신도 그토록 사랑했던 아버지 옆에서 서서히 눈을 감았다. 효자 고(故) 정재수 군의 이 실화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효의 본보기'로 알려졌다. 전국에 동상이 세워져 한때 추모의 물결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언제부턴가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고, 그의 효행이 잊히고 있다. 효 의식이 갈수록 옅어지는 세태와 그의 효행을 기리고 효의 본보기로 삼으려는 주변의 관심과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효행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제일의 도덕규범이다. 특히 한국에선 도덕적 근거에 더해 성문법까지 만들어 국가 차원에서 효를 장려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전통 문화유산이자, 지역과 국가 발전의 바탕이어서 그렇다. 그러나 지금까지 '효자 정재수'를 기리는 사업은 미흡했다. 효행을 장려해 인간다운 사회를 구현하자고 법을 제정하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지난 10일 충북도의회의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있었다. 행감에선 오송 아파트 건설에서 지역 레미콘 업체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본보가 단독보도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충북경자청 관계자는 "못 받은 회사가 신문사에다가 사주를 한 것 같다"고 발언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사주(使嗾)'를 '남을 부추겨 좋지 않은 일을 시킴'으로 정의한다. 건설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지역 레미콘 업체가 본보를 부추겨 좋지 않은 기사를 쓰도록 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의 답변대로라면 기자는 사주를 받아 기사를 작성했고, 본보는 사주 받아 작성한 기사를 지면에 게재한 셈이다. 충북경자청은 지역 업체에 대한 외면을 고발한 본보 기사와 기자를 공식석상에서, 행감에서 폄훼했다. 본보 보도 이후 충북경자청의 안일한 생각과 행동이 이번 행감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충북경자청이 지역 업체로 둔갑한 '페이퍼 컴퍼니'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 관계자는 '페이퍼 컴퍼니'를 '지역 업체'로 인정, "지역 업체가 80% 이상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보가 확인한 바 페이퍼 컴퍼니와 대기업을 제외한 '진짜 지역 업체
[충북일보] 미래통합당이 국회 의사과에 18개 상임위원회 의원 '선임계'를 제출하며 21대 국회 원 구성이 사실상 완료됐다. 지난 5월 30일 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38일만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도 66.2%라는 투표율로 정치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았던 국민들은 새로운 국회가 시작되고도 또 나라 걱정을 해야만 했다. 감투싸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방의회는 이런 국회를 그대로 본받고 있다. 7월 1일 후반기에 접어든 지방의회들은 원 구성을 놓고 '내편 네편'이 나뉘었다. 당적과도 상관없이 편이 나뉘기도 한다. 괴산군의회는 하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군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군의원은 5명, 이중 신동운 의원을 제외한 4명은 이양재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신동운 의원은 군의회 본회의에서 통합당 소속의원 2명, 무소속 의원 1명의 지지를 받아 의장에 출마했고 결국 의장 타이틀을 쥐게 됐다. 민주당 윤리심판원 회의에 회부된 신동운 의원은 탈당계를 냈지만 '5년간 복당 불허'라는 중징계를 받게 됐다. 충북도의회는 또 어떤가.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선출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상
[충북일보] 기적적으로 생환한 조은누리(14)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국민적 관심 때문인지 언론에서도 '조양 실종 사건'을 집중 취재한 결과, 조양을 최초 발견한 수색견 '달관'의 과거(?)까지 파헤쳐졌다. 충북지방경찰청은 한 점의 의혹이라도 남기지 않기 위해 수사를 벌여 6일 최종 결과를 내놨다. 민용기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이날 충북청 브리핑룸에서 "조양은 그동안 물과 음식물을 먹지 않고 주로 잠을 잤다"며 "사람이나 짐승을 만난 적 없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양과 최초 발견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한 결과, 범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양은 현재 실종된 그날부터 발견된 날까지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어둡고 무서운 산속에서 며칠간 지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성인이었어도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지체장애 2급의 14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녀. 이 같은 특수성이 실종 초기 국민적 관심을 이끌었다. 관심은 다행히 경찰의 빠른 공개수사 전환, 지역사회의 발 빠른 지원 등 긍정적 효과로 이어졌다. 조양을 찾겠다는 국민의 염원이 기적적인…
[충북일보] 올해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인 3만3천60명으로 정해졌다. 충북은 총 5회에 걸쳐 1천438명을 선발할 예정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에게 이보다 좋은 소식은 없을 것이다. 공무원은 '철밥통'으로 불리며 안정적인 일자리로 여전히 인기있는 직업으로 분류된다. 오죽하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을 지칭하는 '공딩족'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을까. 이런 가운데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일자리 유치(?)에 나선 청년들이 있다. 바로 충청권 대학 항공 관련 학과 학생들이다. 지난 25일 학생들은 청주국제공항 거점항공사 설립을 위한 공정한 국제항공운송면허 심사와 면허 발급을 촉구하는 서명지를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에 전달했다. 서명에는 7천여 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의 주장은 명쾌하고 솔직했다. 대표로 발언을 한 학생은 "항공업계에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간절한 염원이 정부 부처와 더 나아가 대통령님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표를 시작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14년 전국 항공서비스학과 개수는 대략 40여 곳 이었지만, 현재는 80여곳으로 불과 4년 만에 두배로 증가했다. 각
[충북일보] 기자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간 부산여행을 다녀왔다. 10여년 만에 찾은 부산에는 '가봐야 할 곳'도 '먹어야 할 것'도 정말 많았다. 그 가운데 벽화마을로 잘 알려진 '감천문화마을'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기자는 그동안 관광산업에 관심이 많아 청주의 대표 관광지인 수암골을 종종 취재하곤 했다. 그때마다 수암골과 비교되는 감천문화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곳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수암골과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모인 피란민들이 형성한 곳이다. 탄생 배경이 비슷한 만큼, 두 곳의 모습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두 곳은 너무나 달랐다. 순환 셔틀버스(20인승)가 산 아래부터 감천문화마을까지 쉴 새 없이 관광객들을 실어 날랐다. 이 때문에 마을 안으로는 차가 거의 다지니 않아 관광객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주말이면 차와 보행자가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는 수암골의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감천문화마을의 규모가 수암골보다 훨씬 큰 이유도 있겠지만, 즐길거리 역시 감천문화마을이 월등히 많았다. 대형 카페와 음식점들
[충북일보] 충북이 자아도취에 빠져있다.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을 예비 타당성 면제 대상으로 확정 발표한 후 단단히 취해 있다. 어디 그뿐인가. 직간접적으로 평택~오송 복복선화, 세종~청주고속도로, 제천~영월고속도로, 문경~김천 철도, 김천~거제철도에 이르기까지 총 12조7천억 원 규모의 SOC 사업이 한꺼번에 추진되게 생겼다며 '도전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자축·자평하고 있다. 충북은 예타 면제로 충북의 100년 미래발전 기틀이 대부분 완료될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오송·충주·제천은 국가철도망의 새로운 중심지로 급부상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소외돼 온 충북 남부권과 북부권 교통·산업·관광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아도취는 '나르시시즘'으로도 불린다. 나르시시즘은 정신분석학적 용어로 자신의 외모, 능력과 같은 어떠한 이유를 들어 지나치게 자기 자신이 뛰어나다고 믿거나 아니면 사랑하는 자기 중심성 성격 또는 행동을 말한다. 물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첫 번째 관문인 예타를 면제받게 된 점은 도민의 한 사람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감과 자만심은 엄연히
[충북일보] 청주에서 충주로 향하는 귀성길, 주요 도로에 '충북선 철도 고속화 예타 면제 환영'이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1년 전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현수막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는 충북의 주요 현안이었던 만큼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는 충북도민에게는 뜻깊은 '설 선물'이 됐다.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라는 절차만 면제 받았을 뿐 기본계획, 기본설계, 실시설계, 착공, 준공까지 갈 길이 구만리지만 첫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는 것만으로도 '자축의 세레머니' 자격은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31일 충주시 주덕읍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등 방역당국이 해당 농가와 반경 500m 이내 2개 농가 소 49마리를 긴급 살처분하고 설 연휴 기간 구제역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 탓에 추가 발생은 물론 추가 의심증상 신고도 없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 긴장을 놓기엔 이르다. 올겨울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안성 농장과 충주 농장의 구제역 바이러스는 99% 일치했지만 농장 간 역학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설 연
[충북일보] '진학', '취업', '결혼', '임신'은 대표적인 명절 금기어로 꼽힌다. 질문을 받는 당사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안길 수 있어서다. 기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졸업을 즈음해 명절이 되면 누군가가 진학과 취업 문제를 입 밖에 꺼낼까 두려웠다. 1989년생인 기자는 올해 한국 나이로 31살이 됐다. 이번 설 명절 전후로 결혼 관련 질문을 적지 않게 받았다. 친구들을 만나도 어느새 결혼 이야기로 주제가 넘어갔다. 생물학적 또는 사회적 기준으로 봐도 '결혼 적령기'가 된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주변 친구들 모두 이에 공감한다. 하지만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기자는 '경제적 문제'를 결혼 기피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닌 삶의 질적인 측면의 문제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온 20·30대 청년들이 지향하는 삶의 모습은 과거와 크게 다르다. 경제적 부족함 없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중산층이 되길 바란다. 자신의 능력과 노력 여부와 별개로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청년들도 부지기수다. 경제적 빈
[충북일보] 어릴적 친구들이 제각각 자리를 잡았다. 중견기업에서 일 하며 아내를 위해 커피숍을 차려 줬던 한 친구는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가게를 내 놨다"고 했다. 가게를 내 놓은 이유는 긴 사정설명이 끝난 뒤에야 들을 수 있었다. 그 친구가 도내 중부지방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 커피숍을 차린 건 4년 전이다. 친구의 아내는 매일같이 주메뉴인 마카롱(macaron)을 만들고 몇 개의 빵과 케이크도 구웠다. 읍(邑) 지역인 그 곳에서 마카롱을 직접 만들어 파는 유일한 커피숍이었다. 시작 당시 1개에 2천 원씩 하는 마카롱은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 지역 내에서 '마카롱 잘 하는 집'이란 입소문을 탔다.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내부 문제가 아닌 외부 문제가 친구 부부를 압박했다. 시작 당시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60만 원의 가겟세는 월세 100만 원까지 올랐다. 아르바이트생의 식대와 급여는 해마다 올랐다. 우유·밀가루 등 재료비도 슬금슬금 올랐다. 각종 세금마저도 발목을 잡았다. 친구 부부는 지난해부터 마카롱 값을 200원 올린 2천200원으로 결정했다. 그래도 상황은 악화될 뿐이었다. 친구는 "하루종일 잠깐 앉아…
[충북일보] "복직하니 어때요?" "회사 일도 잘 못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애를 잘 키우는 것도 아니고요. 가끔은 자존감이 무너지는 느낌도 들어요." 여자의 자존감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는 결혼에 이어 출산·육아와 맞물린다. 워킹맘은 그 시기를 한 번 더 마주하게 된다. 박웅현의 '여덟 단어'에서는 자존감을 세우려면 내 안에 점을 찍고, 자존감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자들은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면 내 안에 점을 찍고, 나를 기준으로 생각할 수가 없다. 개인이 아니라 가족으로서의 역할이 먼저 부여돼서다. '명절을 없애주세요.' 명절만 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단골로 올라오는 내용이다. 조상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온 가족이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는 명절의 본래 의미는 퇴색되고 무거운 의무만 남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특히 여성에게만 크게 지워지는 가사 노동의 문제는 수십 년을 이어온 고질병. 지난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1천170명을 대상으로 명절 성차별 사례를 조사한 결과 남녀 모두 '여성만 하게 되는 가사 노동(53.3%)'을 첫손에 꼽았다. 명절이 끝나면 대부분의 주부들은 명절증후군을 날리기 위해 티타
[충북일보] 최근 KTX 세종역 신설 논란에 더해진 호남선 KTX 직선화 문제가 시끄럽다. 마른 검불에 불이 붙듯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지켜보며 어느 한 부자(父子)가 떠올랐다. 국회를 출입하게 되면서 나는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출퇴근하고 있다. 어느 날 용산역에서 오송역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다 난 한 부자를 목격했다.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한 중년 남성은 아버지로 보이는 한 노인에게 숫자가 적힌 약을 가리키며 아침에 일어나서 1번을 시작으로 자기 전 7번까지 총 7번이나 먹어야 하는 약 복용법을 설명했다. 열차 시간은 다가오는데 귀마저 어두운 노인이 귀찮아하자 중년 남성은 짜증을 내더니 결국에는 언성을 높였다. 약봉지가 떨어진 줄도 모르고 중년 남성은 설명의 또 이어졌다. 부자에게 시선을 떼고 나는 열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내려왔다. 얼마 후 그 중년남성은 노인과 함께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때까지 중년남성은 약 복용법을 계속 설명하고 있었다. 노인은 바쁜데 얼른 들어가라며 중년 남성을 돌아 세우려 했다. 하지만 결국 중년 남성을 열차 안까지 들어와 노인이 앉을 좌석까지 안내했다. 그리고 열차가 떠날…
[충북일보] 지난 8월 31일 오전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태양광발전시설 공사가 진행 중인 곳에서 산사태 조짐이 보인다는 한 주민의 전화였다. 급히 도착한 청주시 오창읍 성재리. 그야말로 쑥대밭이었다. 공사 현장에서 쏟아진 토사는 논과 밭으로 쌓여 있었다. 주민들은 1년 농사를 망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또 다른 현장에서는 여든을 넘은 노인이 취재진의 팔을 붙잡았다. "어제 밤에 무서워서 잠을 못 잤어. 집안까지 물이 차오를 기세였다니까." 그는 자신의 집 안팎을 둘러보고 가라며 하소연했다. 이곳 역시 야산을 깎아 1만여 평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인근에 주택가가 있어 자칫 큰 피해를 입을 뻔했다. 태양광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발전시설 곳곳은 재해 위험에 노출됐다. 제도는 미흡하다. 시·군 조례에 의해 도로·주거지 등 이격거리가 제한된다. 이마저 제각각이다. 관리·감독 책임도 모호하다. 전기발전사업 허가권과 개발행위 허가권이 이원화돼 있다. 정부부처 소관 역시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에너지공단, 산림청 등으로 따로따로다. 태양광 보급
[충북일보] 승승장구하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처음으로 60%가 붕괴됐다. 차기 당내 수뇌부에 대한 시선도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심의 눈치를 읽지 못한 탓이다. 당대표·최고위원에 출마한 민주당 주자들은 최근 앞 다퉈 충북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현안에 대한 공부도 꽤 한 듯하다. 줄줄 욀 정도로 거침없이 충북 현안을 읊고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특히 KTX세종역 문제에 대해서는 단단히 준비를 한 양 기자회견장에서의 질문에 적당히 수위를 조절해 답한다. 그러나 실제 세종역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충북을 방문한 차기 민주당 수뇌부 후보들에게는 세종역 문제에 대한 질문이 항상 따른다. 그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겠다", "충청권의 민심이 반영돼야 한다"고 답변한다. 가히 정치권의 모범답안이다. 한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와 인사를 나누며 "세종역 문제가 충북의 최대 현안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미 중앙에서는 다 끝난 사안으로 알고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그는 "이해찬 의
[충북일보] 11대 충북도의회가 출범과 동시에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소통하는 의정 공감 받는 의회'라는 슬로건이 무색할 지경이다. 개원 첫날부터 감투를 놓고 벌이는 여야의 행태는 4년 전 10대 의회와 판박이 수준이다. 여야만 바뀌었을 뿐, 소수당의 요구나 다수당의 거부 명분은 똑같다. 이번 11대 의회에서 자유한국당의 의석은 고작 4석이다. 비율로 치면 12.5%다. 그러나 한국당은 의장을 제외한 부의장 2석과 상임위원장 6석, 특별위원장 2석 등 총 10석 가운데 3석을 요구했다. 한국당은 당초 부의장 1석, 상임위원장 1석, 특별위원장 1석을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의원 4명 중 3명이 한 자리씩 맡겠다는 뜻인데, 협상 가능성조차 없는 제안이었다. 한국당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개원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을 '밀실합의', '일방통행식 행위', '패거리 정치'라고 규탄했다. 지난 10대 의회 원구성 당시 민주당이 한국당을 상대로 성토했던 딱 그 목소리다. 한국당은 줄기차게 '협치'와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이 역시 10대 의회 민주당이 한국당을 비판하면서 낸 탄식이다
[충북일보=세종] '6회 세종시민체육대회'가 4일 세종 신도시 금강스포츠공원에서 열렸다. 구시가지(조치원)에서 열리던 대회 장소가 신도시로 옮겨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신도시 인구 비중이 시 전체의 64.5%(10월말 기준)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자는 그 동안 칼럼 등을 통해 시가 여는 주요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무원이나 통리장,관변단체나 문화센터 회원 등 관공서와 연줄이 닿는 '그들끼리만' 행사를 즐길 뿐 대다수 일반인은 소외된다는 것이다. 올해는 널찍한 행사장에 참가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운동장에 인조잔디가 깔려 있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대회가 종전보다 나아진 듯했다. 하지만 운영 방식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공 굴리기 등 일부 종목의 경우 선수 부족으로 기권하는 선수단도 있었다. 미리 정해진 선수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신도시의 6개 동 선수단에서는 일반 젊은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줄다리기 등 일부 단체 종목에서는 체육복을 입은 군인선수들만 눈에 띄었다. 이에 따라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성과 노약자 선수들을 대거 남성으로 교체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충북일보] 김학철 충북도의원의 눈엔 시름에 빠진 지역민의 모습이 '레밍', 이른바 '쥐'였나보다. 레밍은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설치류다. 단순, 무식한 부정적인 의미로 표현되는 동물이다. 충주가 지역구인 김학철 의원 등은 지역민들을 내팽개치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것도 혈세로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지역민을 대표하는 도의원들이다. 이미 예약이 돼 있어서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행을 갔다는 게 이들의 해명이다. 돈이 아깝다는 얘기다. 기가 찰 노릇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 파동 당시 청주시의회와 괴산군의회는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민심을 살폈다. 이들은 위약금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김학철 의원은 비난 여론에 "레밍 같다"고 답했다. 김학철 의원은 앞서 대통령 탄핵정국 속에서는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입이 방정맞다. 방정을 넘어 방자하기까지 하다 정치권의 행태를 되돌아보면 이 같은 망언이 나올 수 없다. 레밍 축에도 끼지 못하는 게 그들이다. 권력에 빌붙어 자신의 안위만을 위하는 '악
[충북일보] 30일 폐회하는 28회 청주시의회 정례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시의회는 시민들을 볼모로 정쟁을 벌였다. 정치권에서 다툼이나 갈등, 반목은 일상일 정도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통상 정치권에서 벌이는 공방과는 달랐다. 정치는 명분 싸움이다. 시의회, 정확하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은 명분이 없었다. 테이블에 앉아 문제를 풀려고 하지도 않았다. 자기주장만 고집하며 장외투쟁을 일삼았다. 그러는 사이 민생 의안은 뒷전으로 내몰렸다. 등 떠밀려 상임위에 복귀했지만, 옹졸한 태도는 계속됐다. '한시적' 복귀라며 어깃장을 놨다. 통 큰 결단이나 대승적 차원의 합의는 없었다. 명분이 없다면 실익이라도 있어야 한다. 이들은 실익도 챙기지 못했다. 여론의 뭇매를 자초했다. 파행이 계속될수록 시의회 전체에 대한 비판은 커져만 갔다. 동료 의원, 심지어 같은 당 의원들도 싸잡아 비난을 받았다. 명분과 실익은커녕 이름값도 못했다. 정치인의 이름이 안팎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것은 당사자로서 반길만한 일이다. 비판일지라도 존재감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 노이즈마케팅을 통해 자신의 입지와 존재를 확인시키는 행위가 정치권에서…
[충북일보=세종]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세종시 도시재생 선진지 견학단'의 멤버로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를 방문했다. 이번에 들른 곳은 대부분 구시가지를 리모델링한 지역이었다. 그런데 민간 건물의 화장실과 주차장 수준은 정부와 세종시가 '세계적 명품도시'라고 자부하는 세종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와 비교해도 '하늘과 땅 차이'였다. 뒷골목 작은 식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부분 비데가 갖춰진 변기에 화장지는 물론 작은 물소리를 흘리는 에티켓 시설까지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귀국 전날 저녁에 들른 신주쿠의 한국인 운영 식당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변기 옆에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냄새가 풀풀 나는 휴지통이 "휴지 변기에 버리지 말아 주세요"란 안내문과 함께 붙어 있었다. 똑같은 일본 땅에서, 운영자에 따라 화장실 문화가 어쩌면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을까… 씁쓸했다. 주차장 문화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인 도쿄시내 뒷골목에서도, 서울이나 세종 신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차 아수라장'은 구경하기 힘들었다. 시간이 없어 이번 기회에 직접 목격할 수는 없었지만, 가이드는 "중앙 관공서 집결지인 도쿄 가스미가세키에서는…
[충북일보]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12월 민주평통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군(軍) 수뇌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당시 전국은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논란으로 뒤숭숭했던 시기였다. 노 전 대통령은 "군대 작전 통제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군 수뇌부는 직무유기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일침을 놨다. 남 탓만 일삼는 청주시의회를 보면 노 전 대통령의 호통이 그립기만 하다. 청주시의회는 각종 비위의 온상이라는 지적에도 자숙하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남 탓은 참 잘한다. 최소한의 양심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신언식 의원은 줄곧 쓰레기 2매립장과 관련해 ES청주의 특혜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그런 신 의원은 최근 ES청주 관계자와 필리핀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오해를 살만한 부적절한 처사임에도 신 의원은 되레 성을 내고 있다. 집행부가 ES청주와 짜고 자신의 골프여행을 기획했다며 탓을 돌리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런 신 의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자유한국당 역시 다를 게 없다. 한국당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은 신 의원의 여행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는 동
[충북일보=세종] 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을 맞아 세종시에서는 각종 문화행사가 한창이다. 이 도시는 축제나 행사 등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 수준이 전국 어느 도시보다도 높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7월 시 출범 이후 인구 증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신생도시이다 보니 아직 문화시설은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이 주원인이다. 게다가 이 도시에는 기자처럼 서울,대전 등 문화 기반시설이 우수한 대도시에 살다 온 외지 출신이 많다. 통계청이 최근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결과'에 따르면 세종은 경기와 함께 '토박이(자신이 태어난 시군구에 사는 사람)' 비율이 26.4%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따라서 세종시민 '약 4명 중 3명'은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나 행사를 객관적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도시에서 열리고 있는 문화행사 중 일부는 주민, 특히 외지 출신들의 눈높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토요일인 22일 세종시에서는 △야생화 전시회(도담동 로컬푸드매장) △유채꽃마당 잔치(연동면 미호천면) △도화랑 이화랑 어울림한마당(연서면 고복마을) 등 3가지 주
[충북일보] 공무국외여행. 말 그대로 공무상 필요한 경우 해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다. 하지만 현재 지방의회의 해외연수는 단순한 관광 여행이나 다름없다. 외유성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일 만도 아니다.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이후 계속된 논란거리다. 이미 관행으로 굳혀져 버렸다. 지방의회는 안팎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해외연수가 나쁜 것은 아니다. 분명 순기능은 있다. 순기능을 살리지 못하는 게 문제다.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현안이 쏟아진다. 지자체 간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도 많다. 해외 선진 사례를 둘러보며 이 같은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 대안을 찾자는 게 해외연수 즉, 공무국외여행의 목적이다. 상당수 지방의회의 해외연수가 이런 취지를 살리고 있을까. 연수 일정 대부분이 세계적인 관광 명소다. 지역 현안과의 관련성이 부족한 프로그램만 수두룩하다. 연수 보고서에는 알맹이가 빠지기 일쑤다. 이런 연수를 지역민들이 곱게 바라볼 리 만무하다. 더구나 적지 않은 혈세가 들어간다. 지방의회 해외연수의 시스템을 개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지 오래다. 이제는 지방의회 스스로가 반추해 볼 때다. 지방의회는 지
[충북일보] 충북행복교육지구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관련 예산안 원안을 통과시켰다. 갈등을 마무리 짓기 위한 도의원들의 대승적인 판단이 엿보인다. 도교육청은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교육청 위주의 교육정책을 탈피,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교육에 참여한 새그림을 그리자는 취지다. 이런 도교육청의 제안에 호응과 우려는 반반이었다. 때문에 도의회는 다른 사업과의 중복성, 예산 형평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더 수렴하고 신중하게 추진하자는 게 당시 도의회의 의중이었다. 도의회가 지적한 부분은 바로 '공감대'였던 것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착각했다. 도교육청의 의지를 재확인시키는데 혈안이었다. 도의회는 '신중한 판단'을 요구했지만, 도교육청은 되레 '신속한 추진'에 나선 것이다.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이뿐이 아니다. 김병우 교육감은 예산 심의가 이뤄지기 전부터 자신의 SNS에 행복교육지구의 당위성을 피력하는데 열을 올렸다. 사업 필요성을 설명하는 취지라고는 하지만, 반대로 도의회의 압박 수단이라는 오해도
[충북일보] 증평군이 2017년 단행된 새해 첫 인사로 내홍을 치르고 있다. 외적으로 비교적 평범한 인사지만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형평의 틀을 벗어난 인사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사는 최종 인사권자인 홍성열 군수의 전적인 고유 권한이다. 군수가 원활한 군정을 이끌기 위해 동반되는 인적 자원을 적재적소 배치하는 것은 분명하고 지극히 맞는 이치다. 이번 인사 역시 공석인 된 4급 서기관 승진과 5급 사무관 승진 및 전보, 이에 따른 하위직 승진, 보직 순환 등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유독 보건소 신설부서 6급 보직인사가 도마에 올랐다. 인사가 끝났지만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승진도 아닌 보직 임용에 왜 이처럼 많은 이목이 집중 되는 것일까. 이유는 먼저 승진한 직원이 배제된 뒤바뀐 인사가 단행됐기 때문이다. 전부터 보건소 내에서는 특정인이 내정 됐다는 소문과 대상자인 직원은 한 부서 팀장을 보좌하는 자리로 이동할 것이라는 설이 난무했다. 이는 어느 영향력에 의해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 뒤집을 수 없을 것이란 억측도 뒷받침 했고, 결과적으로 소문대로 인사가 이뤄졌다. 이미 인사에 대한 기밀이 유출된 셈이다. 증평군
[충북일보] "명절 귀성, 귀경길에 아이들은 고속도로 휴게소를 지날 때마다 들르자고 보채는데, 휴게소 물가가 너무 올라 망설여집니다."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 내 음식 가격도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음식의 평균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기준 2019년 동월 대비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음식의 판매가가 평균 17.2%(931원) 넘게 올랐다. 최근 5년간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휴게소 음식은 '돈가스류'가 1위를 차지했다. '돈가스류'는 8천517원에서 1만659원으로 25.1%나 급등했다. 2위인 '우동류'는 5천478원에서 6천620원으로 20.8%가 올랐고 3위인 '비빔밥류'는 8천41원에서 9천645원으로 19.9% 상승했다. 호두과자는 4천214원→ 4천974원(18.0%↑), 국밥은 7천795원→ 9천186원(17.8%↑), 아메리카노는 3천905원→ 4천514원(15.6%↑), 핫도그는 3천605원→ 4천110원(14.0%↑), 떡꼬치는 3천509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조정'에 대한 우려에도 충북지역 2025학년도 의대 수시 모집은 다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삭발, 단식 등 의료계의 강경 대응에도 정부가 '내년도 증원 재조정은 없다'는 방침을 유지한 영향도 있지만 이공계 우수 인재의 의대 선호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충북에 의대가 있는 충북대학교와 건국대학교 글로컬 캠퍼스는 지난 9일부터 오는 13일 오후 7시까지 수시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충북대 의예과의 2025학년도 신입생 정원은 126명(정원 외 1명 포함),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의예과는 110명(정원 외 10명 포함)으로 수시로 각각 60명, 63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충북대 의예과는 32명, 건국대 글로컬캠퍼스는 44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본보 분석 결과 접수 2일 차인 10일 오후 3시 기준 충북대 의예과는 평균 3.85대 1,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의예과는 평균 2.21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충북대 의예과의 전형별 경쟁률은 △학생부종합Ⅰ6.75대 1(모집인원 4명, 지원인원 27명) △학생부종합 Ⅱ 2.00대 1(4명, 8명) △학생부종합 농어촌학생전형 6.00대 1(1명, 6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