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5.8℃
  • 구름많음강릉 18.4℃
  • 맑음서울 18.6℃
  • 맑음충주 14.6℃
  • 맑음서산 17.7℃
  • 맑음청주 18.8℃
  • 맑음대전 17.3℃
  • 맑음추풍령 14.8℃
  • 맑음대구 20.0℃
  • 흐림울산 21.9℃
  • 맑음광주 19.7℃
  • 구름많음부산 23.1℃
  • 맑음고창 17.1℃
  • 맑음홍성(예) 18.9℃
  • 구름많음제주 23.7℃
  • 흐림고산 23.8℃
  • 맑음강화 19.5℃
  • 맑음제천 12.4℃
  • 맑음보은 13.9℃
  • 맑음천안 15.3℃
  • 맑음보령 19.8℃
  • 맑음부여 18.3℃
  • 맑음금산 14.9℃
  • 맑음강진군 19.5℃
  • 맑음경주시 20.6℃
  • 구름많음거제 22.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5.06.04 16:53:22
  • 최종수정2025.06.04 16:53:21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보리고개'는 가난한 시절을 지칭했던 단어다. 보리가 나올 즈음 망종(芒種) 때 여름 농촌은 식량부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필자도 어린 시절 사연 많은 보리고개를 체험한 세대였다.

인가가수 진성이 부른 가요 '보리고개'는 명곡의 반열에 올랐다. 가난한 시절 배고픔을 참고 살아야 했던 가족의 슬픔이 배어 가슴에 와 닿는다.

'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 가슴 시린 보릿고개 길 / 주린 배 잡고 물 한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 초근목피의 그 시절 바람결에 지워져갈 때 /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한 많은 보릿고개여 / 풀피리 꺾어 불던 슬픈 곡조는 / 어머님의 한숨이었소'

이재춘 시인이 쓴 '엄마를 입다'라는 시 속에 보릿고개 시절의 정경이 가슴에 와 닿는다. 시인은 가난한 살림살이 때문에 자식들에게 새 옷을 사서 입힐 여유가 없었던 어머니의 한을 노래했다. '자신의 털옷을 풀어 대바늘로 자식 옷을 짤 때, 올 속에 따뜻한 사랑을 함께 짜서 나에게 입히셨다'고 술회했다.

64년전 민족일보에 근무했던 한 기자는 보리고개를 겪고 있는 영동 추풍령을 취재하고 다음과 같은 기사를 썼다. 지난 5월 14일자 신문에 실린 기사 가운데 일부를 소개 한다.

'..햇보리가 나기까지는 아직도 까마득한데 웅북(熊北)마을에는 온종일 허깃중에 지친 아낙네와 어린아이들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 쑥과 산채를 캐야만했다. 밀가루에 쑥을 섞어 죽을 쑤어 먹는 것이 그들의 주식이라고 말하는 어느 아낙네는 '며칠이 지나면 밀가루도 떨어진다'고 절망어린 하소연을 했다. 고사리, 도라지 같은 산채는 먹기가 아까와 30릿 길을 걸어 읍내 장날에 내다 팔아 밀가루와 바꿔오곤 했는데 요즘은 산나물도 팔리지 않는다..'

충북의 맨끝 동네 추풍령은 고원지대로 농사짓기가 어려웠다. 농민들을 괴롭힌 것은 거센 바람이었다고 한다. 바람이 몰아치면 그해 농사는 망치고 만다는 것이다.

당시 농촌에는 돈이 없었다. '예년 같으면 장릿돈이나 화릿돈(立麥先賣)이 나돌아 다닐 때인데 올해 따라 이 고장에는 돈마저 말라버렸다. 아무리 비싼 이자라도 허깃증에 나자빠진 마을 사람들은 몇 되의 보리쌀, 밀가루를 얻기 위해서 빌려주는 사람만 있으면 서슴지 않고 갖다 쓴다는 것이다.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그들 앞엔 절박한 현실만이 있을 뿐이다. 무서운 고리채(高利債)에 메말라 들어가는 그들이건만 삶을 이어가기 위해 빚이라도 내야하겠다는 것이다'

24절기 중 하나인 망종(芒種)은 벼나 보리 등 수염이 있는 곡식의 씨앗을 뿌리기에 좋은 때라는 뜻이다. '망(芒)'은 벼처럼 까끄라기가 있는 곡물이고, '종(種)'은 씨앗이다. 까끄라기 곡식을 뿌리기 적당한 계절이란 뜻이다.

오늘날 농촌은 보리고개는 면했으나 점점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빈집이 늘어 시골에 가보면 흡사 전쟁으로 폭격을 맞은 곳처럼 변해가는 곳도 있다. 이런 참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유적 답사를 갈 때 마다 마음이 무겁다.

빈집에는 농촌을 지키고 살다간 노인들의 잔영이 흡사 민속박물관처럼 그대로 보존 된 곳도 있다. 생전에 벽에 놓고 즐겨 보던 글씨 액자도 그대로 있다. 뒤뜰에는 쓸 만한 재현도자기가 뒹굴고 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자식들이 짐을 치우지 않는다. 부모들이 썼던 가재도구를 도시로 가져 갈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해 놓는 것이다.

새 정부는 공동화 현상으로 슬럼화 되고 있는 농촌 환경을 개선하고 농촌의 삶이 복자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일대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철탑산업훈장 수상'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 인터뷰

[충북일보] ㈜광스틸이 2026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영예의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0년 설립 후 20년간 건축자재 제조 외길을 걸어온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는 이번 수상에 대해 "지난 20여 년간 오직 '더 안전하고 견고한 건축 자재를 만들겠다'는 외길을 걸어왔다"며 "그간 숱한 난관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에 매진해 온 광스틸의 고집과 정직함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매우 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이 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수훈을 계기로 향후 100년을 이어갈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광스틸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표 대기업 산단 현장과 공공기관에 자재를 납품하며 독보적인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안전과 품질에 있어 단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가운데 광스틸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현장 맞춤형 솔루션 제공'으로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광스틸의 시그니처인 '스피드블록메탈패널'은 세계 최초로 실리콘을 쓰지 않는 Non-Caulking(논 코킹) 방식이 적용됐다. 기존 패널의 외벽 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