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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2.24 16:23:35
  • 최종수정2021.02.24 16:23:35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미녀배우 헬런헌트 주연의 영화 '워터댄스'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데 까치가 등장한다. 제비가 부러진 다리를 고쳐 준 보은으로 박씨를 물어다 주어 부자가 됐다는 한국판 흥부전과 비슷한 스토리 구조다. 이 영화는 도마뱀의 공격을 받은 까치를 구해 절망에 빠진 주인공이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받는다는 줄거리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까치가 지금은 제일 골치 아픈 새로 전락했지만 우리 민담 속에는 길조였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설날 새벽에 까치소리를 들으면 그 해에는 운수 대통한다고 믿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귀한 인물이나 손님의 온다는 속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처연한 남도 민요 흥타령 가운데 이런 소리가 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좋은 님이 오신다는데 / 삼경 되면 오시려나 / 고운 마음으로 고운님을 기다렸건만 / 고운님은 오지 않고 베게머리만 적시네

불교 설화에서 까치는 부처의 뜻을 전하는 행운의 상징이었다. 칠월칠석날 까치는 하늘로 올라가 견우직녀의 해후를 돕는 오작교(烏鵲橋)를 놓는다고 생각했다.

강희자전에는 '한자로 작(鵲)이라고 쓰며, 길조라는 희작(喜鵲), 소설 속에서는 신녀(神女), 불교경전에는 추니(비구니)로 이는 범어다(又喜鵲,小說謂之神女. 藏經謂之芻尼. 芻尼,梵語鵲)'라고 나온다.

신라 말 승려 보양(寶壤)이 절을 지으려고 청도군의 한 고개에 올라갔다가 까치가 땅을 쪼고 있는 것을 보고 그곳을 파 보았다. 그 곳에서 옛 벽돌이 나왔는데 보양은 벽돌을 모아 절을 세우고 작갑사(鵲岬寺)라 이름 지었다는 설화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지금의 미호천은 예전에는 까치내로 불렸다. 여지도서에는 북강외이면의 남쪽에 '鵲川' 즉 가치내라고 표기되어 있다. '오근진과 작천 둘 모두 관의 북쪽 20리에 있다. 곧 청안 반탄(磻灘)의 하류이다. 한 갈래는 진천과의 경계에서 흘러나오고, 한 갈래는 괴산과의 경계에서 흘러나온다. 한 갈래는 회인과의 경계에서 흘러나와 작천에서 합류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까치내가 미호천이란 이름을 얻은 것은 근세의 일이다. 이제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명명하자는 의견이 대두 되고 있다. 잘 개발하여 청주의 발전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강을 어떻게 개발하고 가꾸느냐에 따라 미래 청주의 모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까치내는 주변은 수 만년전 구석기인들이 농사를 지으며 산 곳이다. 한국 구석기문화연구의 공로자이며 원로인 전 충북대 이융조 교수가 찾은 세계 최고의 소로리 볍씨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이 볍씨는 흥덕구 옥산면 소로리의 다층위 구석기 시대 유적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이다. 최고 볍씨로 알려졌던 중국 후난성의 11,000년 전 볍씨보다 수천 년 더 오래된 것으로 평가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인을 받았으며 서둘러 박물관 건립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미호강 유역에는 이 유적과 더불어 수많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유적이 산재해 있다. 공주 석장리 유적에 버금가는 중요 유적이 찾아질지도 모른다. 이런 문화유산을 기초로 하여 미호강 개발을 추진한다면 세계적 명품 도시가 될 것이다. 미호강 시대를 준비하면서 먼저 강 유역의 유적에 대한 지표조사가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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