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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8.17 16:03:05
  • 최종수정2022.08.17 16:03:05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임진전쟁 당시 선조가 의주로 파천할 때 궁중을 지키던 군사나 신료들은 거의 도망을 갔다. 임금보다는 자신이 먼저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이들이 궁을 먼저 빠져나간 구실은 늙은 부모를 먼저 안전한 곳으로 모셔야 겠다는 것이었다. 춘추관 사관들 마저 사초가 일본군 수중에 들어갈 것을 염려하여 불태우거나 산속에 묻었다.

임금이 탄 말이 궁을 빠져 나갈 때 호위를 한 신료 내관 궁녀 들은 90명 남짓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억수 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임금의 말고삐를 잡은 신하는 도승지 백사 이항복이었다. 횃불을 높이 들고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본 중전이 그가 누군가를 궁녀에게 물었다. '도승지 영감'이라고 말하자 중전은 '공의 충성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라고 감동했다는 고사가 있다.

이항복은 먼저 집에서 가족들과 이별했다. 가족들의 울부짖는 모습을 뒤로하고 궁으로 달려간 것이다. 그에겐 바로 '공(公)을 우선으로 하고 사(私)를 뒤로 한다'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승지는 임금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모시는 직책이다. 그는 자신의 가족보다는 임금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의주로 임금을 모시고 피난하면서 친구인 한음 이덕형과 더불어 명나라 원군 파병을 이루어 풍전등화의 조선을 구했다. 가족들에게 편지 한 장 보낼 수 없는 전장에서 백사는 선공후사의 직무를 완수함으로써 공직자의 임무를 다한 것이다.

사기(史記)에 선공후사의 고사가 기록 된다.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 때 명장 염파와 재상 인상여는 공을 다투는 사이였다. 염파는 자신의 공이 큰데 인상여가 더 총애를 받았다고 불평했다.

인상여는 염파와 마주치는 것을 꺼려 다투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를 비겁자라고하는 소문이 나라에 퍼졌다. 그때 인상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막강한 진나라 왕도 욕보인 내가 염장군을 두려워하겠는가? 나와 염장군이 있기에 진나라가 우리 조나라를 쳐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두 호랑이가 싸우면 형세가 둘 다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를 피하는 것은 나라의 급한 일이 먼저이고 사사로운 원한은 나중(선공후사)이기 때문이다."

염파는 이 같은 말을 듣고는 인상여의 대문 앞에 찾아가 사죄하였고 둘은 서로 목을 내놓아도 아깝지 않을 우정을 나누었다고 한다.

요즈음 정치권에서 선공후사를 응용한 '선당후사(先黨後事)'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크게 반발하는 이대표에게 선당후사의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대표는 "'선당후사'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매우 가혹한 것"이라며 금기시해온 비난용어 까지 구사하며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양두구육(羊頭狗肉)' '삼성가노(三姓家奴)'란 말까지 썼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장래가 창창한 젊은 정치인, 그것도 여당 대표 입에서 이런 표현이 나와선 안 된다. 이대표의 그릇이나 지도력도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는다.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희생한 애국지사들은 '선공후사'를 지킨 의연한 영웅들이다. 여야 모두 선당후사의 공인정식이 살아야 국민들의 신망을 받는 정당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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