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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1.02 16:47:16
  • 최종수정2022.11.02 16:47:16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이태원 핼러윈 데이 참사로 인한 사망자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꿈 많은 소년 소녀들은 얼굴에 가면을 쓰고 연인과 손을 잡고 거리를 행진하다 죽음을 맞았다. 악령을 쫓기 위한 축제가 죽음을 불러 온 아이러니 행사가 되었다.

한류를 사랑하여 서울에 온 외국의 젊은 청년들도 화를 당했다. 사망자 154명 가운데 26명으로 국적은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노르웨이, 러시아,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스리랑카, 오스트리아, 카자흐스탄, 태국, 베트남이다. 모두 장래가 촉망되는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들이다.

미국인 스티브 블레시(62)씨는 아들을 졸지에 잃고 망연자실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내와 쇼핑을 하던 중 동생에게 걸려온 전화를 통해 비보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매체와 전화인터뷰에서 '마치 1억 번을 찔린 것 같은 아픔'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그냥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슬픈 사연이 어디 이뿐인가.

엄마에게 '그동안 키워줘서 고맙습니다. 이젠 잘 할게요'라고 문자를 한 20대 여성은 싸늘한 죽음으로 부모 품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생명과도 같았던 딸을 먼저 보낸 엄마의 오열은 차마 못 볼 장면이다.

베트남 국적 20대 여성은 2년 전에 한국에 유학을 와 대학교에 진학했으며 토요일 오후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가족들이 오지 못하자 재한 베트남인 동포들이 그녀의 빈소를 쓸쓸히 지켰다.

이처럼 엄청난 비극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태원 해밀턴 호텔을 중심으로 10만명이라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는데도 치안력은 속수무책이었다. 주말 심야까지 이어지는 각종 시위를 막느라 경찰력이 집중되지 못했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 화요일 공개 된 한 경찰관의 처절한 절규가 귀에 쟁쟁하다. '제발 돌아가 주세요.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요' 라는 호소는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이 온 힘을 다하여 인파를 저지 했다는 것을 알려 준다. 그러나 군중들의 떠드는 소리에 묻혀 성난 파도와 같은 인파를 저지하지 못했다.

사후 약방문격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많이 열리고 있는 각종 가을 축제 현장도 안전대책을 짚어 봐야 한다. 언제 어디서 또 끔찍한 사고 재발할지 모른다. 이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스스로 경계하고 위험한 곳은 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은 장례를 치르고 유가족들의 비통함을 다스리는 시간이다. 서울시장, 행안부 장관, 용산구청장 등이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다. 정부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책임소재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야당 일각에서는 이를 정략에 이용하려 정부를 무조건 비판하고 나섰다. 터무니없는 낭설을 확대 포장하여 언론에 띄우고 있다. 참사현장에서 대통령 탄핵 집회까지 연다고 한다.

지금은 국가 애도기간이다. 영혼이 미처 떠나지 못한 참사 현장에서 정치집회를 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가. 일부 언론도 이에 동조하고 있어 진영간의 갈등을 획책하고 있다.

꽃다운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정부는 유가족들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최대한 노력해야 함을 상기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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