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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8.04 16:46:40
  • 최종수정2021.08.04 16:46:40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단양의 아름다운 산수 역사를 담은 건축물은 아무래도 구 단양 관아에 있던 '이요루'일 것이다. 이요루(二樂樓). 일만 가지 즐거움을 나타내지 않고 왜 두 가지 즐거움만을 얘기 한 것일까. 알고 보면 유명한 글에서 따온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지혜로운 이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이는 산을 좋아 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는 명구에서 유래된 것이다. 조상들은 경치 그윽한 곳에는 이런 이름을 딴 정자를 짓고 산수를 즐겼다. 당대 저명한 명필을 불러 편액을 써 붙인 곳도 있는 데 안평대군, 추사의 글씨가 유명하다.

겸재 정선은 단양 봉서정도(鳳棲亭圖)를 그렸다. 이 그림은 18세기 초반 단양관아(丹陽官衙)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 그림 중앙에 이층 누각의 이요루가 우뚝 서 있는 것이다.

조선 성종 때 대쪽 같았던 사관 김일손은 스승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실록에 넣어 세조가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한 것을 비유했다. 이 사실이 탄로나 극형을 받았지만 꺾이지 않았던 그의 직필(直筆) 정신은 지금도 빛나고 있다.

동국여지승람 단양군 편에 김일손이 이요루에 올라 단양산수를 감탄한 글이 있다.

'…(전략)… 죽령을 향하노라면 그 사이에 즐길 만한 산수가 하나가 아니다.… 청풍(淸風)의 경계를 다 가서 한 고개를 넘어 단양 경계를 들면 장회원(長會院)에 이르는데, 그 밑에서 말고삐를 잡으면 점차 아름다운 경지로 들어간다. 별안간 쌓인 바위가 우뚝 일어 높은 봉우리와 푸른 아지랑이가 동서좌우를 아득하게 한다. 벼랑이 열리고 산골짜기가 터지자 한 강물이 가운데로 흐르는데 쪽빛 푸른빛에 잠겨 있다.…'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로 있을 때 이요루 시를 지었다.

'밤에 누우니 단양 관아는 맑구나 / 꿈에 산을 거니는 시를 지었네 / 새벽에 일어나 탁 트인 개울가 누대에 올라 / 산을 바라보며 옛글을 읊네 …(중략)… / 나는 티끌세상 그리워하는 이가 아니오 / 또한 세상의 모양새에 아첨하지도 않소. / 이요루에서 즐길 것을 얻은 것 같으니 / 이 밖에 내가 뭘 더 알겠는가.'

이요루는 퇴계 이황과 단양기생 두향의 로맨스가 어린 곳이다. 군수와 관기는 풍류(風流)로 자리를 같이 할 기회가 많았으므로 이요루에서 시를 화답한 것으로 생각된다.

두향은 총명했을 뿐 아니라 용모도 아름다웠다. 그녀는 거문고를 잘 타고 소리를 잘하여 퇴계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두향은 이임하는 퇴계에게 정성들여 키운 매화분(梅花盆)을 선물했다. 퇴계는 도학군자로 두향을 가슴에만 묻어두고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다.

고향에서 매화에 대한 시를 1백수 썼는데 그 안에는 두향을 그리는 애틋한 그리움이 숨겨져 있다. 죽을 때는 매화분에 물을 주라고 까지 유언하며 두향을 생각했다.

연간 1천만 관광객이 찾아오는 단양팔경이 코로나 시대에도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단양군이 민선7기 3년간(2019∼2021년) 관광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관광 미래 100년의 초석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계제에 퇴계와 두향의 로맨스가 얽힌 기념물이나 국악풍류관도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한국 국악과 대중음악이 국민을 사로잡고 있는 시대, 단양에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될 수 있다. 아름다운 단양팔경 산수와 전통 국악은 잘 어울리는 장르다. 단양군이 계획 중인 단성면 주거 관광복합단지 학습관을 활용해도 좋은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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