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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국회의원 보선과 전국 지방선거도 다 끝났다. 지역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당선자들의 환한 미소가 언론을 달구고 있다. 대선의 열기 탓인지 조금은 김빠진 분위기였는데 투표율은 상당히 높았다.

단체장 선거는 사실 당과는 거리를 두고 지역을 이끌 일꾼을 뽑는 선거여야 된다. 광역단체장에겐 당적을 준다고 해도 기초는 당적을 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야당의 후보 경쟁에서 기대했던 인사들이 대거 탈락하는 이변을 보였다. 민주당의 경우 현역에는 20%씩 감점을 준 탓인지 많은 지역이 물갈이를 했다. 현역가운데 탈락한 단체장들은 불공정을 들어 1인 시위를 하는 지역도 있었다.

필자는 오랜 언론생활을 해 온 탓에 많은 전직 단체장들을 많이 알고 있다. 지금은 모두 은퇴했지만 지역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 온 특별한 몇몇 단체장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단체장들이 조금은 더 지역을 위해 일해 줬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거의 은퇴하고 자연인으로 살고 있다.

몇 년 전인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모 지역의 시장은 겨울 새벽이면 제설차가 도착하기 전에 도로에 나가 눈을 쓸었다. 비탈진 길은 눈만 쌓이면 통행이 어려웠다. 동네 사람들은 그가 누군지도 몰랐다. 부지런한 시민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결국 이 사실이 기자들에게 알려져 보도가 된 적이 있다.

관광지인 모 지역 군수는 토요일이면 어깨에 '환영합니다'라는 띠를 두르고 기차역으로 나갔다. 집에서는 농사일을 하여 얼굴이 새까맣게 탄 군수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띠를 두른 것을 보고 그가 군수인 것을 알았다. 관광객들은 군수의 환대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이 분도 2선을 하고는 은퇴했다. 더 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손사래를 치며 다시 농사꾼으로 돌아갔다. 군민들이 엉뚱한 민원을 들어달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화를 내며 다시는 그런 부탁하지 말라고 호통을 쳤다. 민원인은 기분이 나빠 동네로 돌아가 험담을 했다.

들어주지도 못할 민원을 좋은 얼굴빛으로 알았다고 해 놓고는 차일피일 미루는 태도보다는 처음부터 기대감을 주지 않고 부탁을 자르는 것이 민원인에게는 이익이다.

필자는 간혹 그 지역을 찾으면 전화를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주위에 알아보니 몸이 불편해 외부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빨리 완쾌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대하고 싶다.

모 지역의 전직 군수는 서울에 출장 오면 시간이 없어 식당에서 밥을 먹지 못했다. 필자와 우연히 점심시간에 만났는데 승용차 안에서 아침에 싸온 옥수수로 점심을 때웠다. 지역을 위해 이처럼 열정적으로 일을 해 온 이 군수는 나중에 불명예로 퇴직했다. 모두 아까운 분들이다.

모 지역 전직시장은 전문가 수준의 문화재 실력을 가졌던 분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문화시장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가 시장시절에 해 놓은 업적으로 지금 해당 시의 문화력은 놀라울 만큼 커졌다.

이번에 당선 된 새 지사, 시장군수들은 충북, 대전, 충남 지역의 특수성에 맞는 문화력을 키우는데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문화가 힘이고 권력'이라고 한다. 앞으로 4년간 충청권의 문화력이 눈부시게 격상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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