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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3.01 15:34:22
  • 최종수정2023.03.01 15:34:22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고전 춘향전에서 가장 신나는 대목은 암행어사 출도다. 남원에 비밀리 잠행한 어사 이몽룡은 변사또 생일잔치에 가서 시를 써 놀려 주더니 곧장 쳐들어간다. 그리고는 탐관 변학도를 체포, 객사에서 부복케 하고 죄상을 물었다.

이때 부(府)의 고(庫, 창고)를 봉(封)하고 비축 대동미를 확인했다. 혹 부사가 부정으로 빼 돌린 곡식은 없는가를 살피기 위해서였다.

(전략) 이때 어사또 거동 보소 동원에 좌기한 후 이방 불러 관안(官案)드려 점고한 후 읍폐 묻고, 도서원(都書員) 불러 전결(田結) 묻고 대동색(大同色) 불러 세미 납봉한다 하고… 어사또, 본관은 봉고 파직하여 지경을 넘기고 본관 아낙에게 전갈하되 '남원 지경서는 잠시라도 머물지 말라' 하고… (하략)

탐관 변학도는 옥에 갇히지는 않고 파직되어 남원 땅에서 추방되는 것으로 그려진다. 관곡을 빼돌려 생일잔치에 충당하고 유부녀를 강제 구인하여 겁탈하려는 죄가 문제가 되었던 것인가.

탐관은 탐욕스런 관리를 지칭한 것이다. 조선 유교사회에서 뇌물을 받거나 사사로이 나라의 관곡을 축내거나 하는 죄가 가장 컸다.

판소리 서곡이기도 한 사철가의 마지막 대목에 "국곡토식(國穀偸食)하는 놈, 불효하는 놈은 저 멀리 먼저 보내버리고…"하는 대목이 나온다. 바로 나라의 재물을 몰래 빼 돌리는 자를 지칭한 것이다. 멀리 보내버리라고 하는 것은 축출을 의미한다.

조선 후기 나라가 절망에 빠졌던 것은 임금의 외척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국정을 농단했기 때문이다. 매관매직으로 부정이 판치고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졌다. 현감은 천량, 관찰사(도백)는 수만량이었다고 한다. 이 같은 큰 돈으로 직을 산 탐관은 돈을 회수하려 백성들을 수탈하기 마련이었다.

부정한 관리들은 민초들을 겁박하여 재물을 수탈했다.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아름다운 땅을 빼앗고 심지어 유부녀들을 유린했다. 현감 부사 관찰사를 역임한 관리들은 부임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수를 골라 정자를 짓고 별업(別業, 별장)을 짓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당대의 유명한 문사들을 초청하여 시를 지어 현판을 붙이고 풍류를 즐겼다. 전국의 유명한 별업가운데 백성들로부터 빼앗아 탐관의 소유로 포장한 것이 얼마나 많을까.

이를 논하는 양심적인 선비들을 잡아가두고 엉뚱한 죄를 뒤집어 씌워 서울에서 천리 길이나 절해고도에 귀양을 보냈다.

관리들의 부정행위를 가장 신랄하게 규탄한 정약용은 전라도 강진에서 19년을 살아야 했다. 당대 최고의 지성 추사 김정희는 부정한 권력에 대항하다 9년간 제주도에 유배됐다. 썩을 대로 썩은 조선은 몰락하는 대 참사를 겪었다.

오늘날은 어떤가. 거야 민주당은 야당 탄압을 구실로 야당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비리혐의를 옹호하는 방탄 국회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며칠 전 구속영장에 대한 국회동의 표결에 찬성표가 더 나왔다. 구속은 면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야당침몰이라는 우려가 반영 된 것이다.

지금 검찰이 중점 수사하는 것은 이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업자에게 천문학적 이익을 몰아주고 국가에 큰 손실을 끼친 배임혐의다. 이 대표가 떳떳하다면 대표직을 내놓고 수사에 적극 참여하여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시장 군수 직은 민원허가의 결정권자로서 뇌물 유혹이 많은 자리다. 신문을 보면 지금도 춘향전의 변학도처럼 봉고파직 혹은 구속되는 단체장들이 많다. 나라가 잘 되려면 도덕성 있는 올바른 지자체장들이 많이 나와야만 한다. 탐관은 반드시 축출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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