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안 곳곳을 치우고 정리하며 며칠을 보냈다. 먼저 부엌이다. 흐트러진 그릇과 냄비를 정리하다 안보이던 냉면기 하나를 찾았다. 선반의 냉면 그릇들 위에 포개 올려놓으려는데 손이 닿지 않았다. 까치발을 하고 애를 써봐도 안 된다. 딱 1㎝만 더 컸더라면 쉽게 끝낼 수 있는 높이다. 의자 위에 올라가면 될 일이지만 그냥 해결해 볼 요량으로 궁리를 했다. '아하' 일단 쌓여있는 그릇의 아랫부분을 잡고 그릇들을 다 내렸다. 그 위에 냉면기를 하나 더 쌓아 아랫부분을 잡고 한꺼번에 다시 올려놓았다. 의자 없이 해결한 내가 기특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역시 생활의 지혜가 필요해. 다음은 내 작업실이다. 컴퓨터를 비롯하여 재봉틀, 온갖 취미 도구들로 가득 차 있는 방이다. 책, 원단, 리본, 각종 재료를 사서 넣다 보니 짐이 쌓이고 쌓였다. 어떤 일이든 평소에 제자리에 두고 조금씩 정리해나가야 깔끔한 법인데 자꾸만 미루다 보니 창고방이 됐다. 짐은 많고 가구를 더 들여놓을 공간도 없으니 낭패다. 이 방은 나만의 공간이라 남편은 건드리지도 못하게 했는데 이번엔 안 되겠다 싶어 도움을 요청했다. 남편은 서랍장과 장식장을 이리저리 옮겨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
추사 김정희 선생은 제주도 귀양시절 61세에 고향 예산 화암사(華巖寺) 낙성 소식을 듣게 된다. 화암사는 바로 추사의 증조부인 영조의 사위 월성위 김한신(金漢藎. 1720 ~ 1758)이 중건한 절이다. 임금이 사위에게 내린 별사전 안에 있던 절이기 때문에 추사 가문은 이 절을 원찰(願刹)로 삼았다. 유학자로서 불교에 남달리 천착했던 추사에게 영향을 준 사찰이 바로 화암사다. 절에서는 추사에게 두 가지를 부탁했다. 상량문과 절 안에 지은 누각에 대한 현판을 써 달라는 것이었다. 당대 최고의 지성이요, 명필의 글씨를 받고 싶었던 것이다. '시경(詩境)'은 아름다운 곳 즉 시가 나올만한 경치를 지칭한다. 젊은 시절 부친을 따라 청나라에 갔을 때 당대의 석학 옹방강선생을 만나고 그로부터 송나라 시인 육유(陸游)의 글씨 '시경(詩境)를 얻어 화암사 병풍바위에다 각자했다. 이에 연관을 지어 절에서는 건물을 지으면서 '시경루'라는 현판을 달고자 했던 것이다. 추사는 귀양지에서 부인의 죽음에 임종도 하지 못한 채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런데 화암사에서 시경루 현판 부탁을 받았다. 추사는 인편에 두 가지 요구를 다 들어주었다. 화암사에 가면 당시
중국, 아니 전 세계의 모든 문화권, 시대를 불문하고 역사학자들이 최고의 역사'서'로 꼽는 '책'에 대해 아시나요? 바로 「사기」입니다. 심지어 「사기」는 종이가 발명되기도 전에 쓴 '책'입니다. 어떻게 썼냐? 바로 '죽간'에 글을 썼습니다. 대나무를 평평하게 갈라 거기에 글을 써 엮어낸 것이 바로 '죽간'입니다. 죽간으로 총 130권 이상 조국의 역사에 대해 엮어내며 역사저술에 평생을 바친 이가 있습니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달력, 천문, 기록을 담당하는 부서의 장관(태사령)이었던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은 운명을 달리하며 아들 사마천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본인이 집필하고 있던 통일 한나라의 역사에 관한 책을 꼭 완성 해달라고 말입니다. 아버지의 관직을 그대로 이어받은 사마천은 태사령으로 재임하며 본인의 지위를 이용, 편하게 저작 활동과 사료 수집을 하며 지내던 중, 큰 이슈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른바 '이릉 변호' 사건입니다. 한나라의 장수 '이릉'은 북방 흉노와의 전쟁을 이끄는 장군이었습니다. 항전 도중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에 사랑하는 부하들을 더 잃지 않기 위해 항복한 이릉이었는데요. 탈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으나 당
[충북일보] 오래된 건물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나 때는 말이야'가 절로 나온다. 한때는 3,000명의 근로자가 이곳을 오갔다. 광복 직후인 1947년 문을 연 KT&G 연초제조창은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고, 세계 17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한때는 잘 나갔던 공장이다. 담배 제조공장의 현대화 계획(기계화)과 담배 소비 인구 감소 등의 이유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최종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2003년 전까지는 지역 고용 증대와 지역 경제에도 크게 이바지를 했던 건물이다. 이제는 문화 놀이터가 된 옛 연초제조창으로 가본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나오자마자 네모난 건물 사이로 기둥 모양의 굴뚝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옛 연초제조창에서 사용한 굴뚝이다. 굴뚝 앞에는 국립현대미술관청주관과 문화제조창이 있고, 뒤에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담뱃잎을 보관하던 창고인 동부창고가 있다. 문화제조창, 동부창고, 국립현대미술관청주관이 군락을 이루며 한 데 모여 있다. 연초제조창과 함께 문을 닫은 동부창고의 모습이 보인다. 청주시는 10년간 방치된 공간을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매입한 뒤 본격적으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
[충북일보] 18대 충북교육감 선거가 양자 구도로 치러진다. 진보성향의 김병우(64·현 교육감) 후보와 보수성향의 윤건영(62·전 청주교대총장) 후보의 2파전이다. 교육감 선거는 2010년부터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고 있다. 충북도 마찬가지다. 교육감이 한 해 동안 집행하는 예산은 어마어마하다. 충북의 경우 2021년 기준 예산현액 3조3천28억 원 중 97.6%인 3조2천234억 원을 집행했다. 적극적인 예산집행으로 70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기도 했다. 교육감의 인사권 역시 막강하다. 학생들의 교육 환경 문제에서부터 학생 평가에도 아주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결정권도 갖는다. 다시 말해 지역교육을 대표하는 막강한 권한의 교육계 수장이다. 그런데도 유권자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 후보 이름이나 공약을 제대로 모를 때가 많다. 깜깜이 투표가 반복되는 이유다. 문제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 무관심이다. 교육감 선거가 다른 선거에 비해 유권자 관심이 덜한 이유는 많다. 우선 청소년 자녀가 없는 유권자의 경우 관심 가질 동인이 없다. 그러다 보니 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라는 제도가 무색할 정도로 늘 겉돌았다. 지방선거 변방에서 따
"1천m 하얀 바위산 아래 1천년 된 절에 영험하신 돌부처와 축지법을 쓰는 도승이 계신다." 동네 사람들은 멀리 보이는 희양산을 '희한한(신기한)산'이라 불렀다. 천년고찰 봉암사를 천 년 묵은 절로, 절 위 백운대에 있는 마애미륵불을 자비로운 부처님으로, 솔잎을 따 먹으며 봉암사결사를 결행하던 스님들을 도사로 여겼고, 호기심 많은 아이에게 그 모든 것은 신비주의였다. 똘망똘망한 소년은 액자 속 그림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신산(神山)을 바라보며 책에서 본 큰바위얼굴을 생각하곤 했다. 신라 헌강왕 5년(879년) 지증대사가 창건한 봉암사는 1947년 성철, 우봉, 보문, 자운 스님 등이 "전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임시적인 이익 관계를 떠나서, 무엇이든지 잘못된 것은 고치고 해서 부처님 법대로만 살아보자"는 봉암사결사를 일으키고, 1982년 종단에서 조계종 특별수도원으로 지정함으로써 일반인의 희양산 및 봉암사 출입을 일체 금하고 있으며, 1년에 딱 하루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山門)을 열고 일반인의 출입을 허락하고 있다. 마음에 담고서도 핑계와 게으름으로 뭉그적거렸던 봉암사 방문을 2022년에야 실행했다.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생겨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는
대선이 고비를 맞고 있을 때 홍준표의 독설이 쏟아졌다. 윤석열이 당선되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고, 이재명이 되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워낙 독설이 심한 정치인이면서도 제일 야당 후보까지 올랐던 것은 독설 속에도 어떤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대 대통령 후보가 공약만 해놓고 실천하지 못한 집무실 이전 문제를 윤석열이 억척스럽게 추진하는 것을 보고 홍준표의 예측이 빗나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소하기 위해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제왕적인 방법으로 추진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비난이 들끓었어도 굴(屈)하지 않을 만큼 배짱이 두둑하다면 식물대통령은 되지 않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홍준표 독설이 아직 유효한 것은 윤석열이 취임했지만 내각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대통령은 자초한 면이 없지도 않다. 야당이 똘똘 뭉쳐서 국정을 방해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것이 여당이라서다. 역대 정권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때는 잔뜩 겁을 먹게 마련이다. 새로 들어오는 정권이 마음먹고 먼지 털기를 하면 털리지 않을 수 없어서다. 윤석열은 임기도 시작하기 전에 그런 냄새를 풍겼으니 오죽 겁을 먹었겠는가.
2020년 귀농·귀촌 인구는 49만 명, 가구 수는 36만 가구에 달한다. 인구수 기준 역대 3번째, 가구 수 기준으론 역대 최고다. 하지만 2018년 한국통계진흥원이 작성한 '정기통계품질 진단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귀촌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포함돼서 귀촌 인구가 과다 포집' 되었다고 한다. 농민 수 통계치를 보면 좀 더 명확해 진다. 2009년 312만 명이던 농가 인구는 2019년 225만 명으로 줄었다. 매년 9만 명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농가 인구중 65세 이상의 비중 또한 2009년 34%에서 2019년 47%로 높아졌다. 농민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숫자는 줄고 있다. 암울한 통계인건 틀림없다. '매력적인 농업'을 만드는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나 행정기관의 정책변화도 중요하지만, 농부 스스로 '농업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양복을 입고 농사를 짓는 일본의 젊은 농부, 사이토 군의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들어볼 만하다. 농사가 힘들고, 돈이 되지 않는 건 우리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다. 300년째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사이토 기요토씨도 그런
"내 필름에 기록된 것은 모두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5·18민주화운동을 목격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말이다. 그는 원래 일본 특파원이었는데 라디오를 듣다가 한국 광주에서 계엄령이 내려진 사실을 알고는 5월 20일 오전 택시 운전사인 김사복의 도움을 받아 광주로 몰래 들어가게 됐다. 1979년 10·26사건으로 유신 체제가 붕괴됐으나 신군부가 등장해 정치권력을 장악하는 12·12군사 반란이 일어났으며 신군부는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에 맞서 대학생과 시민들은 비상계엄 철폐, 전두환 퇴진, 유신 헌법 폐지 등을 요구하며 민주화운동을 전개했다. 결국 5·18민주화운동은 계엄군을 투입해 수많은 광주 시민을 희생시키고 무력 진압하면서 멈췄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당시 광주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베트남 전쟁에서 종군기자로 활동할 때에도 이렇게 참혹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광주의 참상을 큰 금속캔 속에 숨겨 일본으로 반출한 뒤 여러 나라에 보냈고 진실을 외면하지 않은 그의 용감한 행동으로 전 세계가 광주의 비극을 알게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주의 실상을 알게 된 건
[충북일보]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사흘 앞이다. 여야 막론하고 후보들의 전과이력이 화려하다.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충북지역 후보 3명 중 1명은 전과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그렇다. 충북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 선거 후보는 모두 346명이다. 이 가운데 33.8%인 117명에게 전과가 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49명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국민의힘 48명, 무소속 13명, 진보당 3명, 정의당·우리공화당·통일한국당 각 1명 순이다. 어떤 후보의 전과는 8건이나 됐다. 충북에서 출마한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건수다. 후보들의 전과기록을 살펴보면 음주운전과 폭행이 가장 많다. 선거와 직접 관련이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도 다수다. 물론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 전과자가 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개인 범죄와 관련돼 있다. 폭행이나 사기 같은 악질 행위로 실형을 살았던 후보들도 있다. 살다 보면 죄를 지을 수는 있다. 후보의 능력을 전과이력으로 계량하기도 어렵다. 그래도 파렴치범이 주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건 좀 뻔뻔하다. 지역일꾼이 되겠다는 후보의 모습으론 좀 부끄럽다.
[충북일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서양원 매일경제 대표이사 겸 편집전무)는 16일 오전 7시 반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를 초청해 토론회를 가졌다. 김 후보는 "지방자치는 한정된 자원에 정책적 지원을 보태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제도의 예술'이라고 본다"며 "이를 이룰 유일한 원동력은 진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거본부를 '진심 캠프'라고 명명했다"고 소개했다. 강용석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김 후보는 "당원과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며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비해 정책적 깊이가 덜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김 후보는 "대변인과 국회 국토위 소속 의원이었던 시절 제가 주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 발의와 실천을 눈여겨 봐달라"고 주문한 뒤 "머리로 생각하고 발로 뛰는, 일하는 지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분의 순발력과 업무추진력은 본받겠지만 방향만은 달라야 한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다시말해 기본소득과 지역화폐의 효용성이 떨어지며 '금수저'에게도 기본소득이 돌아가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토론회 전 과정은 협회
커피애호가들 사이에 '종이빨대 트라우마'가 번지고 있다. 증상은 '종이빨대를 보면 휘발유 냄새가 풍기는 듯한 불편함을 겪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 어린이날 "스타벅스 종이빨대에서 휘발유냄새가 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종이빨대가 꽂힌 아메리카노와 휘발유 냄새가 오버랩 돼 커피 마시기가 꺼려진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카페를 찾는 이유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이 '맛'이다. '접근성'이나 '브랜드'를 제치고 향미를 따져 커피전문점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여러 논문으로도 입증됐다. 소비자들의 이런 변화에 맞춰 커피테이스팅이라는 문화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스페셜티커피의 바람까지 거세게 일고 있다. 광고 내용도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이미지만을 호소하는 데서 벗어나 산지에서 고급 아라비카 품종을 재배하는 모습을 비추는 등 높아진 커피 문화를 실감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제3의 물결'이라고 해서, 와인처럼 향미를 즐기는 것을 커피의 진정한 가치로 여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커피의 그윽한 향미를 즐기며 상상만으로도 커피가 선사하는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분위기에서 '휘발유 냄새가 나는 빨대가 꽂힌 아메리카노'는 커피애호가들을 생각만으
샤넬 오픈런 현상. 천만 원이 넘는 샤넬 핸드백을 사기 위해 백화점이 문을 열기도 전부터 줄서서 기다리는 것을 이른다.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보자.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 돈으로 천만 원짜리 샤넬가방을 샀다. '내돈내산' 샤넬이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국가의 세금으로 천만 원짜리 샤넬가방을 샀다고 치자.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오픈런 현상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돈내산 샤넬을 '처벌'할 수 있을까? 익명의 댓글 창에 '김치녀' '된장녀'라고 도배하거나 '부럽부럽'을 연발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법적으로 처벌하거나 행정적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금으로 특정 부류의 사람에게 샤넬가방을 사주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세금'으로 '그 사람들에게만' 왜 샤넬가방을 구입해 주었는지 물어야 할 것이다. 세금으로 샤넬을 사줄 때는 해명이 필요하고 납세자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수위에서 발표한 새 정부의 교육정책 중 한 가지는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이하 자사고로 통일)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과거의 정책을 포기한다는 내용이었다. 솔직히 나는 자사고를 왜 폐지하려고 그토록 애를 썼는지 모르겠다. 한때는 자립형사립고였다가
목수국 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꽃송이가 소담스럽게 피어 꽃가지가 땅을 향해 휘어져 닿는다. 봉오리 벙글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수국을 남다르게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해마다 겨울이면 허전하리만큼 헐렁한 빈 가지로 침묵하던 목수국이 봄기운이 돌면 잎눈을 내밀기 시작한다. 유난히도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목수국 앞에 서면 오히려 나는 수다스러워진다. 대학원 시절, 함께 공부를 한 중국에서 온 유학생 중 목수국 꽃을 무척 좋아하는 학생이 있었다. 그는 지금은 중국 귀주성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우리가 공부하던 학교 정원에 목수국이 있었는데, 우리는 꽃이 필 때면 목수국 앞에서 자주 꽃을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꽃잎을 가진 수국만큼이나 오랜 시간 함께하며 추억을 만들었다. 10여 년을 한국에서 산 그는 한국어와 다양한 문화에도 익숙하여 후배들은 물론 이웃들도 살뜰히 챙기며 정을 나누었다.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수국 꽃만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다. 그리하여 수국이 필 때면 잊지 않고 사진을 찍어 보내며 안부를 전한다. 얼마 전에도 통화를 했다. 그는 아름답고 소중한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곳, 중
약 두 달 전, 청주시의 행정 공무원으로 임용돼 흥덕구청 산업교통과 교통지도팀에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주 업무는 안전신문고로 들어오는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것인데, 흥덕구는 청주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26만7천343명, 2022년 2월 28일 기준/외국인 제외)으로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이 많은 편이다. 차가 없는 세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이동 수단으로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고, 이와 비례하게 인구가 많은 곳일수록 불법 주정차로 인한 민원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력의 한계는 존재하기 마련이며, 이로 인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민들이 안전상의 위험을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안전신문고 제도다. 행정안전부에서 2019년부터 시행한 이 제도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위험 상황을 예방하고 보다 쾌적한 교통 환경을 위해 모두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청주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전신문고 제도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보려 한다. 청주시에서 안전신문고로 신고할 수 있는 불법 주정차 대상은 5대 불법 주정차 및 기타 불법 주정차로 나눌 수 있다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18대 충북교육감선거가 김병우·윤건영 후보 2파전으로 치뤄진다. 16일 김진균 후보가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건영 후보로 보수후보 단일화가 성사됐다.
[충북일보] 코로나19가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까지 뒤흔들었다. 주요 기업들은 그동안 향유했던 혜택을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공급 시스템과 적당량의 재고가 확보되면 좀 다르다. 일부 기업들은 신속하게 도입 중이고 어떤 기업들은 여전히 신중하다. 많은 기업들이 미중 패권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천연광물 공급망도 쉽게 대체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희소 자원은 특정지역과 국가에 독점적으로 존재한다. 개발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공급망도 한두 군데에 의존하고 있다. 중요한 광물자원을 활용하는 산업들은 이제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더 긴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청주 오창 희토류 생산기업 준공은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 충북발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희토류와 희소금속 생산 공장이 준공됐다. 국내 유일의 희토류 생산기업이다. 국내 전략자원의 안정적 공급이 기대된다. KSM메탈스가 지난 12일 오창 외국인투자지역에 희토류 생산기업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 기업은 지난해 3월 충북도와 협약을 맺은 호주 광산기업 ASM에서 300억 원을 투자했다. 특허 기술인 효율적인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우뚝 선 동네 어귀를 지날 때마다 난 걸음을 멈춘다. 한 그루의 오래된 나무에 대한 경외만이 아니다. 내 본능의 몸짓이다. 머무르고 싶게 하는 포근한 넉넉함이 날 그 자리에 붙들 뿐이다. 오래된 나무가 있는 길은 느리게 걷게 된다. 걸음걸이가 더딜수록 나무의 품은 더욱 깊어진다. 사계절을 매번 다른 모습으로 보여주는 나무, 봄에는 연둣빛 새순, 여름이면 녹음, 가을에는 붉게 물든 나뭇잎, 겨울엔 눈 쌓인 하얀 꽃을 선사하는 나무는 나를 때때로 신성한 감정으로 이끈다. 얼마 전부터 줄곧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즉 엘제아르 부피에, 쉰다섯 살의 남자를 떠올렸다. 메마른 황무지에 30여 년간 나무를 심은 남자, 황량한 폐허를 향긋한 바람이 불고, 맑은 샘물이 넘쳐흐르는 울창한 숲으로 일군 '부피에'를 생각할 때마다 즐거웠다. 새롭고 근사한 뭔가를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내 가슴이 마구 부풀었다. 이러한 마음이 든 것은 영화 '트루먼 쇼'의 세트장 같은 이 도시를 떠나려 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행정수도의 소망으로 출범한 이 도시에 내 욕망을 보태 남보다 먼저 발을 들였다. 이곳은 내가 처음 이사 올 때만 해도 인구 7
누군가 기다리거나 힘든 일을 할 때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고 느낀다. 반면 몰입하거나 즐거움을 느낄 때는 어떻게 시간이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간다. 누구에게나 같은 24시간이 주어지지만, 개인적 상황과 활용에 따라 상대적이다. 하루는 아이를 재우고 밤에 글을 쓰다가 한 시간 정도 지났나 싶어 시계를 보니 어느덧 해가 뜰 무렵이 되어있었다. 깊이 몰입을 한 까닭이었다. 점검해 보니 글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밤에 일과를 끝내고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면 어느덧 글이 풍요롭고 다채로워짐을 깨닫곤 한다. 이러한 결과로 말미암아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대학 시절 정년을 앞둔 교수님께서 '젊음을 아껴라'라는 말씀을 해주신 바 있다. '젊음'과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라 다소 모호하고 어려웠다. 20년의 시간이 지나 불혹을 맞고서야 그 말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곧 시간을 알차게 보내라는 교수님의 애틋한 마음이었다. '젊음'은 좋은 시절이지만 수십 년에 달하는 중년기와 노년기보다 훨씬 짧다. 그러나 이 시기는 이루어야 할 과업이 많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였음을 이제야 느낀다. 부모가
신록의 계절 오월이다. 오월은 가정의 달로 행사가 참 많은 달이다. 그 많은 행사 가운데 어버이날 못지않은 스승의 날이 있다. 부모님은 낳아준 육체적 존재로서의 나의 삶을 이끌어 주신분이고, 스승은 정신적 존재로서의 나의 삶을 가르쳐 주신 분이다. 그렇게 부모님과 스승님의 은혜는 같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의 '존경하는 스승' 한두 분쯤은 마음속에 지니고 있지 않을까 한다. 언제나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잊지 못할 스승님이 생각난다. 그 분은 내 인생의 길잡이가 된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다. 국어 시간에 처음 만난 선생님의 첫인상은 우유 빛깔의 살결과 보름달처럼 둥글고 환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첫인상처럼 온화한 성품을 지닌 선생님은 날이 갈수록 넉넉하고 푸근한 마음씨로 다정다감하게 우리를 대해 주었다. 좋아하는 사람의 언행을 닮고 싶은 본능처럼 나 또한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었고 국어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생님은 국어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읽고 쓰기 어려운 한자 숙제를 냈다. 한자 10개를 가지고 10개의 낱말을 만들어서 뜻을 달아 10번씩 쓰는 숙제다. 내가 다닌 학교는 농촌지역의 학
윤석열 정부가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공정·자율·희망의 지방시대"를 만들기 위해 "진정한 지역 주도 균형발전, 혁신성장 기반 강화, 지역 특성 극대화"의 3대 약속(15대 국정과제)과 함께 "균형발전 실행력 제고를 위한 효율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 약속과 함께 출범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정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그 첫 단추가 국정과제 ·지방분권 강화 8번의 특별자치시·도의 법적·행정적 위상 제고라 할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설치가 사실상 확정됐었다는 뉴스를 보며 설치법안이 통과될 경우 세종, 제주에 이어 '강원특별자치도'로 전환돼 특별회계를 통해 재정운영과 자치권을 갖게 되는데, 이번 입법과정은 여야의 공조 속에 전격적으로 조기 통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초광역 연계 협력에 대한 논의는 행정구역 통합형(대구·경북, 광주·전남), 메가시티형(부·울·경, 충청권), 강소도시권형(강원, 전북, 제주) 등 3가지 유형으로 추진되고 있다.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메가시티형의 부·울·경과 행정구역통합형의 대구경북, 강소도시권인 강원도에 이어 메가시티형으로 추진 중인 충청권의 가시적 성과에 대한 기대가
환경파괴로 인해 인류 멸망의 길로 들어선 미래를 그린 영화를 볼 때, 전혀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겼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현실의 나는 안전하다 여겼다. 하지만 요근래 뉴스를 접하면 세상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산불, 홍수, 가뭄, 이상기후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자연 파괴의 징후들을 심각한 수준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당장 지난 몇 년간의 우리나라 이상현상만 봐도 환경파괴의 후유증이 시작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2017년 청주 폭우, 2018년 기록적인 폭염, 2020년 역대 최장기간 장마 등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몸소 체험한다. 천 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훨씬 충격이 클 때가 있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구호는 어릴 때부터 지겹도록 들었지만, 실제 삶에 크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기후 변화를 경험하고 나니 환경이 파괴되면 인간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 실감하게 됐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과제다. 일반인이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다. 1
△구경시장 앞선 여행 일정을 마치고 구경시장을 향했다. 지역에 가면 그 지역 시장도 들러본다. 이곳 단양구경시장은 관광객들을 위한 시장인 듯하다. 속초관광시장이나 서귀포올레시장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다. 그리 크지 않아서 금방 둘러볼 수 있다. '생활의 달인 제빵 최강 달인'이라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큐브 케이크와 마늘 빵 패스 추리. 단양에 사는 랜선 제자에게 선물로 줄 것까지 샀는데 먹는 순간 또 먹고 싶어진다. 집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더 사 올 걸 싶었다. 다행히 랜선 제자와는 연락이 돼 빵 상자를 슬쩍 건네주고 왔다. 필자의 역사 수업을 듣는 초등학생 친구인데 늘 온라인상에서만 만나다가 직접 만날 기회가 생겨 좋았다. 숙소 주변의 모습은 아직 벚꽃이 한창이었고(4월 9~10일경) 강 주변으로 운동하시는 분들이 몇몇 보인다. 도시와는 다르게 일찍 하루가 마무리되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여행객으로서는 오히려 좋았다. 멀리 이상한 달이 떠 있는 듯한 곳은 요즘 핫한 '단양 만천하 스카이워크'란다. 산꼭대기에 있는 데 저곳만 조명이 켜지니까 붕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여행에는 없는 코스다. △온달산성 단양에 온 두 번째 목적은 바로 '온달산성
당신은 학교에서 공부한 게 2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남들보다 돈은 많이 벌었습니다. 그렇지만 얼마나 많은 배움의 기회를 잃어버린 안타까움이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가난은 노력하면 일순간에 면할 수 있으나 당신이 겪은 불학의 쓰라림은 지역사회 학원 설립이라는 큰 일을 이루어 내셨습니다. 6.25전쟁으로 피난생활에 학교는 더 다니지 못했고, 양복점에 취직하여 잡일을 하다가 엿장사, 석유장사, 고물장사, 지물포를 운영하기까지 ,'정직과 신용'은 당신의 모토였습니다. 지독한 가난으로 배우지 못해 설움을 겪은 뒤 '월사금 받지 않는 학교'를 짓겠다는 일념으로 1979년에 형석중.고등학교를 설립했고, 1994년에는 영동공과대학을 설립했습니다 이제 당신의 그 선한영향력을 받아 우리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힘을 길러서 우리사회에 봉사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당신은 후학의 모두에게 배움의 터전을 마련해주신 자랑스런 교육계 희망얼굴입니다 #희망얼굴노적성해(露積成海) 이슬방울 모여 바다를이룬다 선한영향력은 모두가 희망이다 다음의 희망얼굴은 누구일까요?
윤건영·심의보 충북교육감 예비후보가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 충북교육개혁 교육감 단일후보 선출 추진위원회는 13일 그랜드플라자청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건영(왼쪽) 후보를 단일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충북일보] 장미, 동백, 벚꽃, 토끼풀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익숙한 꽃부터 양귀비, 작약, 히아신스, 거베라 등 자주 볼 수 없던 꽃도 계절과 상관없이 활짝 피었다. 떡케이크 위에 소담스럽게 피어난 꽃들은 각각의 향기 대신 달콤한 앙금의 맛을 머금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떡케이크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여러 개의 떡을 쌓아 모양만 케이크처럼 만든 떡케이크도 있지만, 모양을 포기하지 않은 소비자들 덕에 다양한 디자인의 떡케이크도 시장에 나왔다. 앙금플라워케이크가 등장한 뒤에는 오히려 기존 케이크보다 훨씬 화려한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백앙금에 색을 더해 손끝으로 짜내는 꽃은 만드는 사람의 감각에 따라 색과 모양이 달라져 무궁무진한 표현이 가능하다. 지난해 용정동에 문을 연 이슬기 대표의 아뜰리에듀이의 앙금플라워케이크는 색다르다. 알록달록한 꽃을 크고 풍성하게 표현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색감이 어우러지는 조화로움에 초점을 맞췄다. 앙금플라워케이크를 받는 사람은 연령대가 있더라도 선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라는 것에 착안했다. 받는 사람은 물론 주는 사람이 먼저 선택하고 만족할 수 있는 세련된 디자
[충북일보]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부터 세종시까지 연결하는 191㎞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 명일동, 고덕동 일대 지하를 대형 터널을 통해 관통한다는 계획으로 강동구 주민들이 고속도로 우회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오는 2017년 예산안에 서울~안성 구간의 건설보상비 1천억원이 편성됐으며 전체 예산규모는 6조7천억 원이다. 정부는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서울~안성 구간(71.1㎞)은 도로공사에서 착수 후 민자사업으로 전환하고, 안성~세종(57.7㎞)은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지난 2009년 건설계획이 최초로 제시됐으나 주민 반대와 사업방식에 대한 정부 내 이견으로 수차례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 2015년 11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진행 방식 자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는 당장 오는 2017년 관련 예산 편성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착공 자체도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책자를 통해 "설계비·공사비
[충북일보] "1년 전 동네 안에 밀키트 가게가 엄청 생기더니 1년 만에 문닫은 곳도 속출하네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로 '핫하게' 떠올랐던 밀키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17일 청주지역내 밀키트 오프라인 전문점들을 돌아보니 지난해 도내 곳곳마다 생겨났던 가게들 가운데 1년만에 문을 닫았거나 닫을 준비를 하고 있는 곳들이 속속 눈에 띄었다. 대형마트 내 매대 한켠을 크게 차지하던 자리가 대폭 축소된 경우도 있었다. 밀키트는 '식사(meal)키트(kit)'로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양에 맞는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되는 상품이다. 밀키트 오프라인 전문점은 코로나19 경기불황 속 틈새시장을 활용해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밀키트시장은 2017년 대비 3년만에 20배로 확대된 바 있다. 시장이 확대된 데는 사회적거리두기로 가정 돌봄 등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료를 구입하고 손질하는 시간이 절약된다는 점이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로부터 인기를 얻은 요인이 컸다. 하지만, 1년 사이 밀키트 시장이 '레드오션'에 들어서고, 올해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로 외식 수요가 회복되면서 시장 판도가
[충북일보] 18대 충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성향 김진균·심의보·윤건영 후보 3人의 단일화를 이끈 인물로 이기용(77) 전 충북교육감이 주목받고 있다. 이 전 교육감이 보수성향의 후보 3자단일화를 성사시키는데 산파역을 맡았다는 이야기는 16일 기자회견에서 확인됐다. 김진균 후보가 "저와 윤건영 후보가 단일화를 할 수 있게 뒤에서 도와주신 이기용 전 교육감께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이 전 교육감님의 주도아래 네 차례 협의를 거쳐 추락한 충북교육을 되살리는데 일조하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히면서다. 윤건영 후보도 "단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조율과 협력을 이끌어주신 이기용 전 교육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면서 이 전 교육감의 역할을 확인해줬다. 이 전 교육감은 이 자리서 "충북교육청 정문을 나서고 8년 9개월 만에 오늘 처음으로 이곳에 왔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중립적인 입장에서 충북교육을 지켜보기만 했다는 의미의 발언이다. 그는 "현 교육감께서도 나름대로 소신껏 행복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교육정책 방향이 잘못됐고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고 보수후보를 지지하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