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안이 마침내 국회 정무위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2013년 처음 관련 법안이 발의된 이후 8년만이다. 여야가 합의처리 한 만큼 이번엔 희망적이다. 이달 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안은 지난 2013년 김영란법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빠졌다. 그 뒤로 8년 동안 관련 소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LH 투기 사태가 터졌다. LH 사태로 시작된 공직자 이해충돌 논란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됐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 투기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두고 있다. 공직자는 가족을 포함해 이해관계가 걸린 업무를 회피하거나 사전 신고해야 한다. 업무상 비밀이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익 추구도 금지된다. 가족을 채용하거나 이들과 수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제한된다. 전국의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지방의원 등 190만 명에게 적용된다. 직계 가족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500만 명 정도가 법 적용을 받게 된다. 하지만 한계점도 있다. 무엇보다 대상자가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경제 활동을 일일이 감시하고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이 기회
올해도 벚꽃은 코로나에도 기죽지 않고 완연한 봄이라고 증명이라도 하듯 화사한 모습으로 피었다. 출퇴근길이나 업무차 이동할 때에 무심천변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도심에서의 성급하던 하루에 잠시나마 휴식과 여유를 준다. 요즈음 아파트 광고나 부동산 광고 등을 볼 때 예전과는 다르게 교통 편의성과 주변 인프라에 대한 내용에서 꼭 빠지지 않는 일명 뷰와 같은 조망권에 대해 설명이 많아졌다.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조망권이나 단지 내의 편의시설에 대해 특별한 가치가 생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이젠 주거생활에서 주거문화의 변화로 좀 더 윤택한 환경까지 고려되고 있는 추세이다. 충북 청주지역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아파트 공급 물량이 예정되어 있어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는 1만 9014채로 지난해 4109채에 보다 많은 1만 4905채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 분양 11곳(1만 5405채), 임대 분양 5곳(3609채)이다. 동남지구 호반베르디움 1215가구를 시작으로 3월 오송 동양파라곤(2415채), 4월 원봉공원 힐데스하임(1211채), 8월 매봉공원 한화포레나(1849채), 9
끼니를 걱정하던 시절, 강원도에서 태어난 나는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내를 만나 충북 충주시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다. 오로지 아내와 자식들을 위하여 농사짓는 일을 생업으로 60여년 동안 아버지란 책임감으로 2남 3녀를 반듯하게 키워 출가까지 시킨 내가 항상 자랑스러웠다. 무일푼으로 시작한 시골에서의 결혼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남의 농지를 빌려 첫 농사를 시작하였지만 농산물 수확량이 적어 임대료 주기도 힘겨웠고, 장마,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은행에 빚을 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하늘은 노력하고 부지런한 나를 져버리지 않았다. 남보다 일찍 일어나 논에 물을 대고, 영농일지를 써가며 체계적으로 농사를 짓게 되어 나만의 농사짓는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통장에는 여유자금이 늘어나게 되었다. 경제적 여유로 내 명의의 첫 농지를 취득했을 당시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다. 점점 자녀들이 장성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려 살아가는 모습을 낙으로 아내와 둘이 살고 있지만, 점점 쇄약해진 몸이 나의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병원을 자주 드나들게 되었고 더 이상 농사짓기가 힘에 부쳤다. 별다른 노후준비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과 음식이 있다. 외할머니의 칠순잔치 때 맛보았던 약밥이 그것이다. 지금이야 백세시대이니 회갑이니 칠순이니 하는 축하 잔치를 크게 하지 않지만 70년대만 해도 칠순을 넘긴다는 건 대단히 장수하는 것이었다. 잔치 준비에 온 집안 식구가 동원되었는데 이모부는 몇 날 며칠을 외삼촌댁에 머물며 갖가지 음식을 정성들여 고이셨고, 숙모와 이모들은 평소에 보지 못했던 온갖 귀한 음식을 푸짐하게 장만하셨다. 12살 호기심 많은 꼬맹이였던 나는 매일같이 외삼촌댁을 드나들며 잔치준비과정을 지켜보았다. 여러 가지 음식 중에서도 약밥만큼은 외할머니 지휘 하에 만들어졌다. 찹쌀을 시루에 쪄서 검은색 물을 들린 후에 대추와 밤을 섞고 참기름과 꿀까지 듬뿍 넣어 비벼 다시 쪄서 커다란 나무 판때기에 펴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 네모난 모양으로 썰었다. 검은 밥을 눌러 놓은 듯한 이 떡을 외할머니께서는 귀한 떡이라고 하시며 아껴 사용하셨다. 그 이후로 '약밥'은 외할머니 댁에서 자주 맛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약(藥)'이 되었는지 외할머니는 백수(白壽)를 누리셨다. 반찬등속에도 약밥 만드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
앞으로 1년, 한국정치는 또 한번의 큰 소용돌이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교육 수준이 가장 높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 그러나 역대 정치를 보면 불행한 일이 되풀이 되고 있다. 왜 그럴까· 좋은 정치 리더십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역사 속에서 성공한 정치 리더십의 좋은 예는 춘추시대 관중(약 B.C.725년 ~ B.C.645년)과 포숙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관중과 포숙아는 좋은 친구 사이의 우정을 일컫는 '관포지교'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관중과 포숙아는 좋은 친구 사이만은 아니고, 치열한 경쟁관계이기도 하였다. 관중은 삼국지의 주인공 제갈공명도 흠모하는 중국 최고의 정치인이었다. 그는 제(齊)나라의 재상으로 40년간 정치를 하면서 제나라를 최고의 강대국으로 만든 성공한 정치인이었다. 그런데 관중의 화려한 성공 뒤에는 포숙아의 도움이 있었다. 관중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전에 젊은 시절에는 실패도 많이 겪었다. 관중과 포숙아는 젊은 시절에 함께 장사를 하기도 하였다. 같이 장사를 해서 수익이 나면 관중이 더 많이 챙겼다. 하지만 포숙아는 이를 비난하지 않고, 관중이 형편이 어려워서
목련도 처연하게 꽃잎을 떨어뜨리고 화사함을 무기로 눈을 홀렸던 벚꽃도 바람과 비에 힘없이 스러지면서 또 다른 생명을 보여주기 시작할 즈음, 역시 죽이 맞는 후배와 제천 점말동굴을 찾았다. 구석기 유적을 답사한다는 나름 거창한 이유 같은 것은 없었다. 그냥 집을 나서고 싶었고 봄기운을 온 몸으로 적셔 보고자 하는 단순한 목적이었다. 딴에는 역사 공부를 하는 이들이니 유적을 보러 가자고 했을 뿐이다. 수소전기차가 자연을 아주 조금 정화한다는 명분으로 조금 먼 거리를 택했던 것이다. 송학면의 황기마을로 들어서는 길은 깨끗이 정비되어 있어 내심 점말동굴 앞에까지 편하게 접근할 줄 알았다. 착각이다. 마을 다리 옆에 주차하고 천천히 봄 냄새를 만끽하면서 약 700m정도 걸어서 동굴로 올라갔다. 도시풍의 여인네들이 배낭을 벗어 던지고 열심히 무언가를 캔다. 봄나물일 것이다. 두런거리는 소리가 정겹다. 혹여 오해받을까 걸음을 재촉하여 점말동굴로 바싹 다가섰다. 여전히 입을 벌리고 동굴은 소리없이 거기 있었다. 기웃거려 보지만 안내판 설명에서 보여주는 고고학적 유물은 흔적도 없다. 다만 화랑들의 수련 활동이 이 곳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되는 13군데의 암각자(岩刻字)를
결핍이 있어야 욕구를 갖는다. 결핍은 목적이 있으면 생기는 것으로 목적을 세우는 것은 결핍의 시작이다. 누구와 물고기를 잡는 법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아이에게 잡은 물고기를 편히 가져다준다면 결국 아이는 물고기 잡는 법을 모르며 누군가 물고기를 주지 않았을 때 물고기에 대한 욕구도 상실된다. 욕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기준점으로 서서히 생겨난다. 물고기를 잡을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낚싯대의 품질은 중요치 않으며 낚시꾼들의 거대 물고기 사냥에 대한 무용담도 대수롭지 않다. 자신이 적은 일이라도 직접 해결하지 않으면 욕구도 생기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다. 결핍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욕구가 발생하기 전 관심조차 주지 않고 더욱 쉽게 포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물고기는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한다.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주면 똑똑한 이는 물고기를 대량으로 잡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더욱 많이, 더욱 넓게 바다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수확한다. 그렇게 나온 것이 쌍끌이 저인망 어선으로 바닷속을 샅샅이 훑으며 온갖 물고기를 싹쓸이한다. 이렇게 물고기 잡는 법을 발전시켜 더욱 거대해진 배로 먼바다부터 물고기를 잡아 올려 연안
[충북일보] 에어로케이가 15일 오전 7시30분 첫 비행을 시작한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정기편 첫 취항이다. 지난달 18일 부정기 노선 첫 취항에 이은 정기편 공식 취항이다. 2008년 한성항공(현 티웨이)의 운항 중단 뒤 12년 만의 거점항공사 취항이다. 에어로케이는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어려움을 딛고 새 출발한 만큼 충북도와 도민들의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호기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향후 청주공항 하늘 길의 재개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민들은 에어로케이 취항으로 청주공항 제2 전성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우선 코로나19 위기 속 항공업계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출혈 경쟁까지 계속되고 있다. 항공사마다 초저가 항공권을 판매해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특가 항공권을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승객이 없는 비행기를 띄울 때가 잦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가 이런 상황을 제대로 견뎌낼지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에어로케이도 제주 편도 노선에 평일 5천원부터 시작하는 초특가 항공권을 내놓았다. 출혈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청주공항은 지금 이름만 국제공항인 상
"폐기물 스티커 발급받으려구요." 대형폐기물 민원은 날이 좋아도 좋지 않아도 꾸준히 많다. 품목도 침대, 책상, 책장, 유모차, 전자제품 등으로 다양하다. 가끔은 민원인 한 명이 몇 십 개를 발급받아 갈 때도 있다. 간혹 전자제품을 대량으로 버리는 민원인에게는 폐가전 무상 방문 수거 서비스(☏1599-0903)를 안내하기도 하지만 폐기물 스티커를 대량 발급받아서 여러 군데 붙일 경우 날씨에 따라 스티커가 젖기도 하고, 스티커를 몰래 떼어가는 얌체족들로부터도 안전하지 못하다. 또한 민원인이 생각하는 폐기물 스티커 물품의 견적과 스티커를 발급해 주는 발급자 간에 이견이 생길 때도 있다. 규격 차이에 따라 가격이 다른 품목의 경우에는 설전이 오가기도 한다. 발급자는 정확한 가격의 스티커를 발급해 줘야만 수거가 가능하기에 규격에 대해 정확히 알기 위해 많은 질문을 하고 민원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질문이 당혹스럽기만 하다. 버릴 폐기물의 길이를 대략적으로는 말할 수 있지만 정확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에 청주시는 청주시민을 위한 간편한 모바일 폐기물 배출 서비스 앱 '빼기'를 도입했다. '빼기'앱은 폐기물 배출 신고증을 구매하러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온 세상이 꽃이다. 이제는 꽃도 피는 순서를 잊은듯하다. 지역이나 종류에 관계없이 일시에 피어나 어리둥절하다. 주말마다 비 소식에 발이 묶이다가 비가 겨우 그친 틈을 타 구례 화엄사에 갔다. 그곳에는 한국 4대 매화의 하나인 '화엄매'가 있다. 구례는 길옆이 온통 벚꽃이라 멀리서도 어디가 길인지 알겠다. 국보 제67호 각황전 옆 홍매는 흐린 날씨에 꽃잎이 거의 절반은 졌는데도 요염하다. 전해지는 명성 그대로다. 청정도량에 '요염한 매화'라니! 그러나 달리 표현할 말을 찾지 못했다. 땅에서부터 솟은 두 개의 굵은 대가 스치듯이 살짝 비틀어져 용틀임한 모습은 둘 중 하나가 없었다면 이처럼 묘한 자태를 만들지 못했으리라. 2층 건물 높이의 수령 300 년이 넘은 작지 않은 나무가 자리하기엔 다소 비좁았지만 주변 전각과 각황전 추녀의 날렵한 풍경(風磬)이 만들어 내는 아취(雅趣)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화엄사를 나와서야 그곳에 만개한 벚꽃과 동백에 눈길 한 번 못 주고 나왔음을 알았다. 집으로 곧장 오기에는 못내 아쉬워 '운조루(雲鳥樓)'에 갔다. 운조루 터는 영남 3대 길지(吉地)의 하나이다. 정조 때 1776년 류이주가 집을 짓고 도연명의 '귀거
지난해 아이들과 함께 했던 단양 여행은 단양군청에서 실시하는 택시투어로 다녀왔다. 이번엔 2탄 형식으로 안 가본곳 중에서 알토란 같은 곳을 선정해 다녀왔다.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로 택시투어를 진행하지않아 개인적으로 택시 기사분에게 연락을 취해 진행했다.원래 이번 여행은 강릉으로 계획돼 있었는데 영동지방에 갑자기 내린 3월 폭설 때문에 단양 여행으로 급 선회했다. 여행코스는 보발재-구인사-온달관광지(드라마세트장/온달동굴)-이끼터널-만천하스카이워크-단양강잔도-까페산-수양개빛터널-단양역 9개 코스다. 사실 하루에 9개 여행코스를 여유있게 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나 마찬가지다. 버스로 내려가는 도중 나름 체계적으로 코스를 짜고 택시 기사분한테 조언을 얻어 아주 효율적으로 다녔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서울 ~ 단양 코스는 주말이라 그런지 하루에 3번 밖에 버스 운행을 하지 않아 여행지를 다 둘러보고 17시 30분 경에 있는 막차를 타기는 힘들 것 같아 예약을 취소하고 19시 50분에 있는 열차(ktx)로 예약을 변경했다. 택시 이용 금액은 십만원에 입장료는 자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여행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알차게 둘러본 단양 여행을 코스별로 간략하
누구나 살아가는 데 있어 기준이 있다. 이 기준은 삶의 중심이자 살아가는 방향이 된다. 기준에 있어 아주 미세한 차이는 십 년 후 삶에서 큰 차이를 내기도 한다. 『중용』에서 세상의 근본 도리는 지나침도 미치치 않음도 없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가장 적절하고 조화로운 상태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나는 적절하고 조화로운 처신으로 근본 도리를 잘 지키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고, 근본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적절하고 조화로운 상태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 있는 삶은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에서 비롯된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 23장』에서 위와 같이 중용의 가르침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주 작은 일도 언젠가는 결국 드러나
오롯이 봄의 빛깔을 뿜어내는 자연의 신비에 마음도 살며시 봄꽃으로 물들어 간다. 따사로운 봄의 숨결처럼 능선을 따라 피어나는 연두 빛 새순사이로 꽃구름의 운무에 감탄이 절로난다. 산 너머 숲을 헤집고 멀리서 들려오는 소쩍새 울음소리는 무논에 써레질을 하시던 아버지의 구릿빛 얼굴을 어슴푸레 스치고 간다. 색은 추억이고 환상이고 기호라는 말처럼 형형색색의 보드라운 봄의 색체는 청춘이듯 열정이듯 꿈이 아니던가, 비루한 일상에 다시 희망을 품었을 아버지의 봄 풍경이 아련하다. 파란 윤기를 머금고 촘촘히 돋아나던 풋풋한 마늘 순, 묵은 지푸라기냄새 그리고 담 모퉁이 노란 골담초 꽃을 따먹던 고향의 봄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마음을 파고든다. 귀소본능인걸까? 어느새 부모님의 나이가 되고 보니 고요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듯 조그만 텃밭하나 가꾸고 싶다는 꿈을 꾸어 본다. 좁다란 베란다에 꽃을 키우며 망울진 꽃에서 기억속의 어머니도 만나고 이따금 떠오르는 시심으로 습작의 뜨락을 거닐 듯 나만의 텃밭을 꾸며보기로 하였다. 마침 동생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단다, 가까운 곳에 땅을 사볼까· 농사에 문외한인 처지에 주말농장규모를 가지고 땅을 사자니, 여러모로 생각이 분
예년 보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몇 번의 꽃샘추위가 오더니 어느덧 완연한 봄날이다. 길가에는 개나리, 벚꽃들이 앞 다투어 흐드러지게 피었다. 겨울동안 사용한 난방기구는 집안 한 켠으로 물러났다. 보통 생각하기에 봄철은 겨울보다 화재발생이 적다고들 생각하지만 소방청의 5년간 계절별 화재분석 자료에 따르면 봄이 겨울 못지않게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겨울처럼 난방기구 등 화기를 취급하는 일도 적은데 봄철에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봄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적 특성으로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또한 대형화재로 번지기 쉬운 특징이 있다. 따뜻한 날씨로 많은 사람들이 외부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부주의에 의한 산불화재 또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우리는 코로나19로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 우리들의 많은 생활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식당에서 가족 지인들과 밥을 먹는 것도,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는 것도 이제는 희망사항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야외활동의 제약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 우리 집은 화마로부터 안전할까· 최근 5년
학교에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하는 교육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각종 법령에 정해놓은 의무 교육들은 빼놓기 어렵다. 학년 초 교육청에서는 법정의무교육 목록을 회의자료 형식으로 학교에 보내온다. 연수 주제는 다양하다. 청렴교육을 비롯하여 성희롱 예방교육, 응급처치교육, 공교육 정상화, 장애인식개선,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교육활동 침해 예방교육,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비롯하여 정보보안 교육도 포함되어 있다. 교육청에서 보내온 교육 목록을 살펴보면 연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는 교육이 20개에 가깝다. 그중 대부분은 해마다 반복되는 주제이다. 실시해야 하는 합계 시간도 기관 자율운영을 포함하여 20여 시간 이상이다. 각각의 교육연수 주제들은 법률 제정 취지를 살펴볼 때 사실 필요한 연수들이다. 그러나 방향을 바꾸어 학교 입장에서 접근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진다. 주어진 연수 주제를 지정된 이수 시간에 맞추어 실시하기 위해서는 매주 1시간씩 진행한다고 해도 꼬박 한 학기가 걸린다. 연수를 실시하기 위한 시간 마련도 부담이지만, 연수의 의미있는 방향과 효과를 따져보아도 필수연수 지정의 취지와 학교의 현실 사이에는 제법 먼 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민주
[충북일보] 코로나19 장기화가 관광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 우선 관련업체들이 위험지경에 빠졌다. 종사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절망만 있는 건 아니다. 희망도 보인다. 관광객들이 해외 대신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환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 충북도가 국내 관광 선점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충북지역 전담 여행사를 모집한다. 전담 여행사는 충북도만의 차별화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그런 다음 충북도정에 접목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충북도는 2개 전담 여행사를 지정해 충북 관광상품 홍보 및 마케팅 사업비, 충북 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관광설명회·영상설명회 사업비, 해외 공동 홍보마케팅 활동 경비,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별 성과급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정기간은 선정일부터 올해 말까지다. 충북도는 지역 대표 관광상품 개발·육성 지원에도 나선다. 충주시는 캐릭터 '충주씨'를 활용한 충주 트래블백을 제작한다. 제천시는 고유 식자재를 주제로 미식여행 꾸러미를 만든다. 옥천군은 관광지 디자인을 넣은 휴대폰 케이스를 만든다. 영동군은
오수를 즐기던 자목련 한 송이가 살랑 봄바람에 '툭' 떨어진다. 뒷짐지고 한 발 한 발 걷던 여인이 허리를 굽힌다. 치렁치렁 검은 머리를 빼면 온통 분홍이다. 분홍 투피스 니트에 분홍 롱가디건 니트를 걸치고 분홍 신발을 신었다. 슬링 백 슈즈 덕에 발뒤꿈치가 도드라져 더 늘씬해 보이고 영산홍 봉오리같은 알종아리는 건강미가 물씬하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며 뛰었던 워즈워드의 가슴처럼 내 가슴도 뛰었다. "엄마!" 아이가 달려가 안기는 것을 보니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같다. '분석하는 것은 전체를 망쳐 버린다. 조각조각을 보면 신비는 사라지고 만다. 돌아보지 말자!' 창밖에 커다란 미스김라일락이 있는 도서관에는 친절한 미시즈김이 있다. 4월의 그녀는 봄물 오른 가지처럼 싱그럽고 연보라의 라벤더 향이 느껴진다. 열여덟 고등학생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여학생이 있었다. 내가 얹혀살던 집은 수동 달동네에 있었고 그녀의 집은 4km 떨어진 탑동 고개 너머에 있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시간이 나는 저녁에 그녀의 집을 찾았다. 갈 때는 뛰어가고 올 때는 걸어왔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따듯한 어머님이 계셔서
만약 코로나가 없다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마스크만 벗을 수 있어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일 것이다.· 당장 거리두기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보고 싶은 사람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고, 가고 싶은 곳도 마음껏 다닐 수 있을 것이다. 경제도 금방 살아날 것이다. 툭하면 영업시간을 제한 받던 음식점 노래방 술집 등이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다. 천문학적인 재난지원금을 뿌리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나열하면 끝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코로나 때문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고 산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코로나로부터 벗어나는 게 국가의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그 방법은 대략 서너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며 사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백신접종을 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이렇게 했는데도 코로나에 결렸을 때 치료하는 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까지 하는 것은 너무 불편한데다 경제적인 손실도 크다. 1년 2개월 동안 이런 방법으로 방역을 하다가 보니 지칠 대로 지쳐있다. 유일한 희망은 백신뿐이다. 백신만 맞으면 코로나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돈으로 환산할
[충북일보] 충북지역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달 들어서도 신규 확진자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하루도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날이 없다. 결국 충북도가 방역 관리를 강화했다. 12일부터 오는 5월 2일까지 3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준 2단계로 격상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청주를 중심으로 감염경로를 알 수 없거나 무증상 확진자 비중이 커지고 있다. n차 감염이나 무증상 확진이 느는 건 확산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10~11일) 충북에서 2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청주 19명, 충주 1명, 진천 1명이다. 전체 확진자 중 7명의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기존 확진자와 접촉해 검사를 받은 무증상 확진자는 8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는 기정사실이다. 백신 공급 차질로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도 장담하기 어렵다. 도민들의 사회적 피로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방역 경계심은 점점 풀어지고 있다. 4월은 본격적인 행락철의 시작이다. 사람들의 이동량은 급증하고 있다. 거리 두기 단계 상향 기준을 훌쩍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각종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대책들은 누군가는 이득을, 누군가는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시대이다. 감염병의 확산으로 체육분야는 위기상황이다. 이용시간 제한과 각종 대회의 미개최, 집합금지 등으로 나타나는 체육업계는 경제적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다. 먼저, 체육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운동 따위를 통해 신체를 튼튼하게 단련시키는 일. 또는 그런 목적으로 하는 운동'이다. 체육활동을 통해 우리는 몸을 건강하게 하며, 건강한 신체를 통해 경쟁해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규칙·규정을 준수하며 공정한 경쟁을 하게 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이를 통해 사회의 법과 규칙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체육의 증가는 의료비 절감·비만 억제·체력강화·우울증 감소·사회성 발달 등 순기능으로 나타난다. 코로나19로 인한 체육활동의 감소는 스트레스의 증가로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앵그리'로 이어질 수 있다. 체육의 대체 가능한 자원이 있
봄이 우리 곁에 왔음을 실감하는 꽃들이 서로 앞 다투며 산과 들을 물들이고 있다. 진달래가 수줍어 반겨주던 산책길! 호숫가 도로 절벽을 물들인 노란 개나리 군락을 바라보면 저절로 탄성을 지르게 된다. 벚나무의 불그스레한 꽃망울이 터져 화사한 희망의 봄을 알리는 전령(傳令)이 되고 있다. 매년 봄나들이 축제였던 벚꽃축제는 코로나로 올해도 열리지 못해 아쉽다. 청순함의 상징인 백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연두색 잎이 싱그러운 버드나무, 야산에 자리한 복숭아꽃과 산 벚나무도 꽃망울을 터트려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농부들의 일손이 바삐 움직이는 생동감이 보이기 시작한 계절이다. 시간이 나면 아내와 함께 찾아가는 문경새재 관문 흙길을 걷기로 했다. 수옥(漱玉)폭포를 아래로 하고 조령산휴양림 입구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간 오르막길을 걸었다. 긴 잠에서 깨어난 개구리들은 얼음 녹은 연못가로 나와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었다. 골짜기 눈 녹은 물이 나무 홈통을 타고 흘러내려 겨우내 멈추었던 물레방아를 돌리는 모습은 여유(餘裕)를 누리는 삶을 살라는 가르침인 듯하다. 3관문을 넘기 전까지는 충북 땅인데, 예전에는 문경 땅은 산책 겸 등산로가 잘 다듬어져 있었지만, 최
'첫 애를 임신했을 때 입덧을 아주 심하게 했었어요. 그맘때 시아버님께서 직접 캐신 쑥으로 만든 쑥인절미를 유일하게 먹었었는데 그때부터 시아버님께서 해마다 직접 쑥을 캐 10년 동안 한결같이 떡을 해주셨어요. 작년부터 시아버님께서 치매로 몸이 불편하신데 그런 와중에도 며느리가 좋아했던 쑥떡을 잊지 않으시고 직접 캔 쑥으로 떡을 해서 문 앞에 두고 가셨네요. 코로나로 몇 달을 만나지 못하고 통화만 했었는데 떡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아 차마 먹을 수가 없었어요. 아버님, 부족한 며느리 늘 사랑으로 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른 건강해지셔서 오래오래 저희들 곁에 계셔주세요.' 어느 며느리의 글입니다. 나이 탓인지, 이런 글을 읽을 때면 시나브로 콧날이 시큰해집니다. 글을 통해 말없이 정을 쏟고 있는 시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이 잔잔하게 전해져 오기 때문이겠지요. 어느 날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어린 여대생의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 심경이 됩니다.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난 지 벌써 8년이나 됐네. 잘 지내고 있지, 아빠· 난 지금 학교를 휴학하고 해외인턴 중이야.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금 해 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도
예로부터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슬기로운 우리 조상들은 향약의 규약 중 하나인 '환난상휼(患難相恤)'에 따라 어려운 일은 서로 돕고 이겨냄으로써 공동체 결속을 다지고 삶의 터전인 향촌사회의 안정성을 도모해 왔다.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그 정신을 이어받아 도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소중한 '보조금'을 민생분야인 위기가구 긴급지원에서부터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 지원금까지 범정부적 차원으로 확대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는 그러한 보조금의 지급에서 사후관리까지 투명하게 운영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 도민의 혈세로 모아진 소중한 '보조금'은 적정한 대상자에게 지원되어야 하며, 건전하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에서 많은 도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소득증대와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온 도민의 관심과 참여로 모아진 '보조금'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최선의 역할이다. 충청북도 보조금 예산규모(도·시·군 포함)는 2020년 당초예산 5조 1천59억 원 중 공공단체 및 민간 보조금이 4조 1천412억 원으로 81.1%를 차지하고, 2021년 당초예산 5조 8천382억원(전년 대비 14.3% 증가) 중 공
오랜만에 청소년 강의를 부탁받고 많은 고민을 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재미와 호기심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했다. 짧은 시간의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에 대한 각자의 소감을 발표한다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인터넷을 뒤져서 몇 편의 영화를 선정했지만 너무 뻔하고 부족한 느낌의 작품들. 그래도 어느 정도 다음날 강의를 마무리하려는데 갑자기 눈이 시원한 다큐멘터리 작품이 내 시선을 자극했다. 제목에 '선생님'이 있다. 청소년에게 선생님은 인생의 초입에 서서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준다는 생각으로 늦은 시간에 재생 버튼을 눌렀다. 이럴 수가! 상상을 초월하는 바닷속 비경은 마치 바닷속을 프리 다이빙하는 착각을 들게 했다. 숨을 죽이고 바닷속 여행을 했다. 감독 제임스 리드와 피파 에를리히가 제작자 크레이그 포스터와 함께 2020년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의 웨스턴에서 8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My Octopus Teacher)'을 촬영했다. 주인공인 크레이그 포스터는 20년 이상 다큐멘터리를 찍어왔다. 그리고 약 9년 동안 매일 다이빙을 하면서 인체가 추위에 적응하는 과정을 기록하며 바다
[충북일보] 예상대로 4·7 재·보선이 야권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의 강도는 예상보다 훨씬 매서웠다.·오만과 위선에 분노한 민심의 심판은 혹독했다. 어떤 네거티브 전술로도 기류를 바꾸지 못했다. 충북도의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이변은 없었다. 이번 선거는 총선 후 1년 만에 치러졌다. 소속 지자체장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였다. 민심은 180도 뒤집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모험까지 하며 후보를 냈다. 그토록 생명처럼 주창하던 원칙을 어겼다. 민주당은 일단 재·보선의 원인을 제공할 때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약속을 깼다. 서울·부산 시장 후보를 내면서 단추를 잘못 끼웠다. 그때부터 다 꼬였다. 투기 청산을 외치면서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등한시했다. 그러고도 부동산 정책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결국 이런 오만과 위선이 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내로남불'의 일상화도 그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총선까지만 해도 국민은 여당에 180석을 안겨줬다. 소득주도 성장, 부동산 실정의 부작용도 이해했다. 코로나19 대재앙 극복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포용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LH발
[충북일보] 인천으로 가는 길은 한산했다. 평소 같으면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할 정체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청주에서 2시 30분 거리에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글로벌 '톱 5'를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을 관리·감독하는 곳이다. 충북 충주 출신의 김경욱씨가 사장이다. 그를 만나 코로나 시대 인천공항의 미래와 함께 중부권 허브공항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청주국제공항의 발전 방향 등을 들어봤다. ◇글로벌 국제공항 사장에 취임한 소감은 "인천공항 뿐 아니라 항공사, 면세점 등 항공업계 전체가 역대 최악의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물론, 코로나19가 현재 인천공항 위기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천공항은 코로나19를 비롯해 주변공항과의 허브 경쟁 심화, 정규직 전환 갈등, 임대료 감면 및 4단계 건설 예산 자체 조달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공항이 오늘의 위기를 기회 삼아 포스트 코로나를 선도하는 미래 공항, 글로벌 허브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사람과 기술, 문화가 만나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을 만들겠다." ◇세계 공항과
[충북일보]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부터 세종시까지 연결하는 191㎞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 명일동, 고덕동 일대 지하를 대형 터널을 통해 관통한다는 계획으로 강동구 주민들이 고속도로 우회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오는 2017년 예산안에 서울~안성 구간의 건설보상비 1천억원이 편성됐으며 전체 예산규모는 6조7천억 원이다. 정부는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서울~안성 구간(71.1㎞)은 도로공사에서 착수 후 민자사업으로 전환하고, 안성~세종(57.7㎞)은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지난 2009년 건설계획이 최초로 제시됐으나 주민 반대와 사업방식에 대한 정부 내 이견으로 수차례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 2015년 11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진행 방식 자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는 당장 오는 2017년 관련 예산 편성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착공 자체도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책자를 통해 "설계비·공사비
[충북일보] 수십억 원짜리 옥천 향수호수길이 준공 후 전 구간을 제대로 한번 사용을 못해 졸속 준공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일부구간이 낙석발생으로 준공 1년여 개월 만에 추가로 50억 원 예산을 더 들여 붕괴위험 정비 공사를 해야 할 형편에 놓였기 때문이다. 옥천군과 주민에 따르면 K-water가 옥천군으로부터 예산 67억 원을 위탁받아 대청호수변 5.6㎞의 향수호수길 녹색탐방 길을 조성해 지난 2019년 11월 준공했다. 이 향수호수길은 옥천읍 수북리 선사공원에서 시작해 오대리 옛나루터, 황새터, 용댕이(황룡암)를 지나 주막마을까지 이어진다. 왕복 11.2㎞의 옥천의 대표적 산책코스다. 그러나 준공 1년4개월 만에 반쪽자리 호수 길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2020년 해빙기인 2월 용댕이(황룡암)서부터 주막마을까지 절개 면에서 낙석이 굴러 떨어져 데크에 커다란 구멍이 나고 난간을 파손시키는 등 잦은 안전 사고위험이 우려됐다. 이에 군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준공 이후 이 구간 2.3㎞를 완전히 통제해 왔다. 이어 군은 지난 3월 30일부터 예산 1천800만 원을 들여 황새터에서 용댕이 구간 1㎞에 대해 파손된 데크와 난간, 강화
[충북일보] 인천으로 가는 길은 한산했다. 평소 같으면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할 정체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청주에서 2시 30분 거리에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글로벌 '톱 5'를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을 관리·감독하는 곳이다. 충북 충주 출신의 김경욱씨가 사장이다. 그를 만나 코로나 시대 인천공항의 미래와 함께 중부권 허브공항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청주국제공항의 발전 방향 등을 들어봤다. ◇글로벌 국제공항 사장에 취임한 소감은 "인천공항 뿐 아니라 항공사, 면세점 등 항공업계 전체가 역대 최악의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물론, 코로나19가 현재 인천공항 위기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천공항은 코로나19를 비롯해 주변공항과의 허브 경쟁 심화, 정규직 전환 갈등, 임대료 감면 및 4단계 건설 예산 자체 조달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공항이 오늘의 위기를 기회 삼아 포스트 코로나를 선도하는 미래 공항, 글로벌 허브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사람과 기술, 문화가 만나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을 만들겠다." ◇세계 공항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