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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6.11 15:36:29
  • 최종수정2025.06.12 11:27:28

이정균

시사평론가

21대 대선으로 민주당은 집권여당에 등극, 국민의힘은 야당 신세로 전락했다. 민주당은 야당 된지 3년 만에 다시 여당 권력을 잡았고 국민의힘은 3년 만에 삭풍이 몰아치는 광야로 내 몰렸다. 집권여당이 되자마자 민주당은 '내란' '김건희' '채상병 특검' 등 3대 특검법을 통과시켜 10일 공포됐다. 을사사화가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을사사화가 준비되는데

국민의힘에게 닥친 위기는 비로소 시작이며 날이 갈수록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질 게 분명하다. 지금껏 국민의힘이 보여준 집단 정치력을 감안하건데 야당의 기능은 고사하고 정당으로서 존립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 후에도 국힘은 시대정신 망각과 정치적 상상력 결여 행보를 이어간다. 국힘의 중진들을 비롯한 대다수 의원들은 차기 당권이 관심사일 뿐 당의 운명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남의 일이다. 당권을 잡거나 당권과 가까운 위치를 확보해야 내년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 공천권에 영향력을 미치므로 그들의 촉수는 당권에 집중돼 있다.

대선 직전 후보 바꿔치기와 경선 탈락 대선 후보의 태업도 차기 당권 경쟁의 사전포석 차원이었다. 김용태 국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와 거취를 두고 벌이는 논란도 당 정상화나 대여 투쟁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권 경쟁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국힘의 당권을 누가 잡더라도 국힘 앞에 놓인 위기 상황은 제거되지 않는다. 국힘은 지난 윤석열 정부 당시 집권여당이었지만 권력구조 내에서는 제어되지 않는 대통령을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의 국정에 반영시키는데 실패했다. 국회에서는 다수 의석을 장악한 민주당의 일방 독주를 한 차례도 막지 못했다. 이처럼 집권여당일 때도 철저히 무기력했던 국힘이 야당 역할은 훌륭히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는 원천적으로 난망이다.

집권여당 민주당은 법을 마음대로 제정·개정할 수 있는 의석을 보유했고, 야당 시절에도 입법독재 비판을 들어왔다. 이제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걱정할 필요도 없어졌다. 사법부는 대통령 재판을 하지 않겠다고 알아서 기는 결정을 줄줄이 내렸다. 입법·행정·사법이라는 삼권분립이 사라지고 일체의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됐다. 제왕적 권력이 아니라 제왕을 능가하는 권력이다. 소수 야당 국힘의 현재 능력으로는 삼권을 확실히 거머쥔 절대권력 민주당 정권과 상대가 되질 않는다.

이 시점에서 국힘이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야당으로서는 물론 한 정당으로서 존립자체를 위협하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없다. 국힘은 고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님을 자각하고 해체하여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는 일대 혁신의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국힘이 착각하는 것은, 비록 대선에서는 졌지만 41% 득표로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기회를 국민이 줬다고 해석하는 점이다. 그게 아니다. 상대 후보에게 도저히 표를 줄 수 없어서 김문수 후보를 찍은 것이지 국힘을 지지한 게 아니다. 국힘은 냉철하게 현실을 인식하여 좌표를 설정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야당은 한가한 당권 싸움

무소불위의 군주가 권력 행사를 스스로 자제한 역사도 없고, 절대 권력이 피 맛을 탐닉하지 않은 경우도 보지 못했다. 삼권을 실효적으로 지배한 무한 권력을 견제할 합법적 수단은 오로지 야당에게 있지만 국힘은 한가하게 당권 싸움 중이다. 현대판 을사사화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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