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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2.14 14:49:13
  • 최종수정2024.02.14 14:49:13

이정균

시사평론가

"미국이 파리를 위해 뉴욕을 희생할 수 있겠는가?" "핵무기가 없는 나라는 진실로 독립되었다고 할 수 없다"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케네디 미국 대통령에게 한 말이다. 프랑스는 미국과 소련을 포함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프랑스 핵개발 포기 종용 결의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1960년 핵실험에 성공했다. 핵실험 성공 직후 드골 대통령은 "위대한 프랑스 만세! 오늘 아침 이후로 프랑스는 더욱 강력하고 자랑스러운 국가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 북한 비핵화 불가능

'북한이 핵 선제 타격을 법제화 한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91.1%가 가능하지 않다고 응답한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해의 77.6%보다 현저히 높아진 수치다. 최종현학술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연말부터 올 1월 10일까지 실시한 '북핵위기와 안보상황 인식 여론조사' 결과다.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대한민국은 물론 미국과 대부분의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오랜 세월 총력을 기울였으나 북핵 개발을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북한은 핵을 사용한 선제 타격을 법제화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이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인식하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다.

'한국의 독자 핵개발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51.4%가 '그런 편', 21.4%가 '매우 그런 편'이라고 응답해 10명 중 7명 이상(72.8%)이 우리도 자체적으로 핵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느끼는 북핵 위협이 얼마나 심각하며 이 시점에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나왔다.

독자 핵개발은 더 이상 금기어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북한의 상시적 핵위협에 시달리면서 미국의 핵우산만 철석같이 믿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는 각성이 여론의 주류인 것이다. 자체 핵무기가 없어도 평화롭게 살아 갈 수 있다거나, 핵무기를 보유한 어느 나라가 자국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을 받으면서도 대한민국을 보호해 줄 거라는 절대불변의 확신이 없는 한 독자 핵개발이 유일한 정답이다.

미국 뉴욕이나 LA에 북한의 핵폭탄이 떨어지는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의 남한에 대한 핵공격에 미국이 핵무기로 보복해주리라는 순진한 기대는 기대일 뿐이다. 미국을 못 믿는 게 아니라 핵무기를 못 믿는 것이다.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에는 변함이 없으나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전쟁까지의 유효성이 게임 체인저인 핵전쟁에도 유효할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미국의 선의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선의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최악의 상황을 염려하는 것이다.

현재 핵보유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으로 알려져 있다. 핵보유국들은 미국과 러시아간 핵무기 증강 경쟁, 중국과 인도 국경분쟁,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분쟁,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대립, 북한의 경제와 핵무력 병진노선 등의 이유가 핵개발을 이끈 주요 추동력이었으며 핵 억제력으로 안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핵무기로 선제 타격하여 남한 영토를 평정하겠다"는 협박을 수시로 받는, 지구상에서 공격용 핵에 직접 볼모 잡힌 유일한 국가이면서도 핵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확장억제로 표현되는 핵우산이라는 양면의 기대감에 의지한 바가 컸는데 비핵화도 핵우산도 한국을 구원해 줄 수 없다는 현실이 드러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았어도 러시아가 침공했을까. 리비아의 카다피가 2003년 국제사회의 제재를 못 이겨 파키스탄이 제공한 핵무장 포기와 IAEA 사찰을 수용했는데 카다피 정권은 어떻게 됐는가. 이러한 선례들이 북한에 교훈이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 독자 핵개발로 공포의 핵균형을

우리도 핵을 가져야 북한이 핵 공격 유혹에서 벗어난다. 상식적인 남한과 비상식적인 북한이핵전쟁을 피하는 방책은 서로 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공포의 핵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핵이 없는 주제에 비핵화 운운은 망상이다. 만약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북한 정권에 종말을 고할 거라지만 북핵에 남한은 무사할 수 있겠는가. 북한의 핵공격을 제어하는 수단은 외교나 말잔치가 아니라 독자 핵개발이다. 핵개발로 핵주권을 이루지 못하는 한 우리는 진정한 독립국가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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