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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02 14:27:29
  • 최종수정2025.04.02 14:27:28

이정균

시사평론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혹은 직무복귀 결론이 내일 오전 11시에 나온다. 탄핵 소추 후 111일, 변론 종결 후 38일만의 선고다. 방송사의 생중계와 일반인 방청도 허용된다. 헌법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대통령은 파면 당한다. 이 경우 60일 이내에 차기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된다. 탄핵 소추가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혼란 야기한 헌재 책임 커

선고를 하루 앞둔 정국은 폭풍전야의 초긴장 상태다. 경찰은 선고일 탄핵 찬반 세력의 시위와 충돌을 통제하기 위해 헌재 주위 100m를 진공상태로 만드는 경비 작전을 세우는 등 불상사 대비에 들어갔다. 헌재 주변 학교 휴교, 지하철 무정차 통과, 경복궁을 비롯한 인근 고궁 휴궁 등의 선제적 조치도 실시된다.

선고 당일의 물리적 사태야 경찰력으로 방지할 수 있다고 해도 선고 결과에 탄핵 찬성과 반대 측 모두 승복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현재 극단으로 치닫는 양측의 주장과 기대를 볼 때 어떤 선고가 내려져도 상당 기간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가 무슨 결정을 내려도 승복하겠노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정당이 적을 뿐 아니라 일부 의원들은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선고가 나오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혼란을 야기한 데는 헌법재판소의 책임도 크다. 헌법재판소는 초시계를 동원하고 여러 명의 증인 심문을 몰아서 하거나 탄핵심판 당사자의 3분 발언 시간 요청을 불허하는 등 재판을 서둘렀다. 결론을 내려놓고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으면서 국민의힘 등 탄핵 반대 측으로부터 충분한 심리가 되지 못했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막상 심리를 모두 마친 후에는 앞 선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노무현 전 대통령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11일)에 비해 장기간 동안 선고 일자를 잡지 않아 탄핵 찬성과 반대 모두로부터 조속히 선고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기약 없이 늦어지자 온갖 추측과 의혹이 난무하며 정치권은 물론 찬반으로 갈린 국민들이 온통 혼란에 빠졌다.

헌재가 탄핵 반대 측의 졸속심리 지적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둘러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하고도 선고를 지연시키는 사이 만장일치 인용설, 5 대 3 기각설, 4월 18일 임기가 끝나는 두 재판관 퇴임 전 미선고설, 윤 대통령 잔여임기까지 선고 못하는 설, 심지어 헌법재판관과 정당 관계자 간 내통설 등이 난무하며 사회적 대립이 걷잡을 수 없게 확대 재생산됐다.

이러한 헌재의 이례적이고 매끄럽지 못한 운영 때문에 음모론에 취약한 우리 사회가 점차 양극단으로 찢겨져 버려 최종 선고 후 벌어질 상황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파면 선고일 경우, 국민의힘과 탄핵 반대 측은 5 대 3으로 기각될 수 있던 것을 헌재가 시간을 질질 끌며 모종의 작업을 통해 결론을 뒤집었다며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탄핵 기각의 경우, 민주당과 탄핵 찬성 측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를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불복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면 좋겠다.

***헌재 결정에 승복 선언하라

이제 운명의 시간이 왔다. 헌재의 선고가 혼란의 종식이 아닌 또 다른 차원의 혼돈으로 가는 길만큼은 막아야 한다. 급선무는 승복의 자세다. 민주주의는 나의 생각과 다른 결론도 수용하고, 법치주의는 나의 기대와 어긋나는 판결도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모든 정당은 오늘이라도 헌재 선고에 승복한다는 약속을 선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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