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4.01.31 16:28:20
  • 최종수정2024.01.31 16:28:20

이정균

시사평론가

북한이 대남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엄중한 안보환경 변화에도 우리의 대비는 안일해 보인다. 북한은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분단된 한반도를 통일하기 위해 적화통일 노선을 유지해 왔다. 1950년 남침한 6·25를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르며 한반도를 적화시키려던 전쟁 행위만이 아니라 연방제 등의 통일 방안을 동원했다.

*** 북한의 통일노선 변화

김일성의 한반도 통일전략은 1960년대의 남북연방제, 1980년대의 고려민주연방제로 대표된다. 한반도 통일 방안은 '외국의 간섭 없는 평화적 조국통일'이며 과도적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남북조선의 연방제'다. 이를 위해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을 '조국통일 3대 원칙'으로 정하고 남한의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폐지, 미군철수 등을 요구했다. 김정일과 김정은도 김일성의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최근 변화가 생겼다.

지난 해 말과 올해 초 김정은은 남북이 더 이상 동족이 아니라며 '적대적 두 교전국 관계' '철두철미한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임을 강조했다. "핵무력을 동원한 대한민국 전 영토 점령·수복·편입"을 선언하며 흡수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언제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고도 했다. 나아가 "(북한)헌법에 있는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 삭제"를 주장하며 할아버지 김일성 때부터 대를 이어 고수해 온 조국통일 3대 원칙 폐기를 공식화 한 것이다.

북한이 이처럼 3대를 이어 고수해 오던 대남전략의 근본적 변화를 대내외에 선언한 것을 일과성 정도로 치부할 사안은 아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남한을 대한민국으로 호칭하며 하나의 민족으로 보지 않고 국가 대 국가로 규정해 왔다. 어제 오늘의 사태가 아니긴 하나 핵위협을 고도화 하고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며 남한을 향한 도발 수위를 높여 가는 일련의 움직임을 우리는 너무 평상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은 국제사회를 향해 핵보유국임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탄(ICBM) 성능 개량을 거쳐 미국 본토 공격 능력 보유를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남한과 일본을 사정권으로 둔 맞춤형 미사일 개발 능력을 갖췄음은 물론이다. 최근에는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를 공개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언제든 기습공격이 가능한데다 음속의 10배인 마하 10을 넘어서는 속도여서 우리가 보유한 미사일 요격체계인 패트리엇의 마하 5와 주한미군 사드의 마하 8로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어려워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며칠 사이 북한은 순항미사일을 동해와 서해상으로 연달아 발사했다. 탄도미사일의 위협과는 별개로 순항미사일은 지면과 해상을 따라 궤도를 수시로 바꾸며 비행함으로써 탐지와 추적이 쉽지 않은 무기여서 방어가 힘들다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전술핵 탑재 순항미사일로 가는 건 시간문제다.

이에 앞서 북한은 동해상에서 '해일-5-23'으로 명명된 핵무인수중공격정인 핵어뢰의 고도화 시험 사실을 발표해 충격을 줬는데 시험에 성공하여 실전배치 된다면 해군기지와 해안지역, 항만 등을 초토화 시킬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지녔고, 사전 탐지 및 차단이 거의 불가능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적대국 등에 군사적 위협을 가할 때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포세이돈'이 바로 핵추진 핵어뢰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진수식을 가진 전술핵공격잠수함 역시 실전배치 되는 경우 수중에서 무제한 기동이 가능하여 삼면이 바다로 싸인 우리에게 치명적 위협이 되고 태평양 연안의 미국 서해안까지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핵무력 포함 남조선 전 영토 평정 대사변 준비" 발언을 연방제 식의 통일방안을 포기와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 선포라고 한다. 미 뉴욕타임즈는 "북한이 몇 달 안에 한국에 치명적인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북한 군사행동 경고

전문가들이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생할 정도의 위험은 아니라고 진단하면서도 북한의 협박이 위험수위를 넘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작 우리의 대책은 무엇인지 와 닿지 않는다. 어제 대통령이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며 북한 정권을 '비이성적 집단'으로 규정하고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 아는 사실이다. 북한의 현실적 위협에 대한 우리의 생존 전략이 안일해 보인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임세빈 NH농협은행 본부장 "매력있는 은행 될 수 있도록"

[충북일보] "농업인과 고객들에게 든든한 금융지원을 통해 지역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임세빈(54) NH농협은행 본부장의 취임 일성은 단호하고 분명했다. 임 본부장은 취임 후 한 달 간 도내 곳곳 농협은행 사무소 현장을 방문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임 본부장은 "농업·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농촌의 어려운 현실과 더불어 대외경제 불확실성 확대, 경기둔화로 국내 투자와 소비 위축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은행은 농업인과 고객들에게 든든한 금융지원을 통해 지역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본부장이 강조하는 농협은행의 운영 방향은 '고객이 먼저 찾는 매력적인 은행'이다. 이를 위해 그는 세 가지 운영방향을 수립했다. 먼저 국가의 근간 산업인 농·축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규 여신지원·금융컨설팅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이어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실질적 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고향사랑기부제 등 농업·농촌을 살릴 수 있는 활동을 적극 추진해 도시와 농촌 자본을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