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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9.04 14:02:07
  • 최종수정2024.09.04 14:02:07

이정균

시사평론가

엊그제 3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1동주민센터 일원에서 매우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청주성 탈환 700 의병 출정식'이 처음 개최됐다. 이 지역의 옛 지명을 딴 '제1회 짐대마루 주민화합축제'(위원장 안흥수 복대1동 주민자치위원장)의 일환으로 열린 임진왜란 700 의병 출정은 진작부터 기렸어야 할 청주의 역사적 자산이다.

***청주성 탈환 의승병 연합작전

이곳 출신의 박춘무·박춘번 형제는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왜적들이 석 달 동안 청주성을 점령했을 때 의병 700여 명을 모아 부모산 등지에서 훈련을 했으며 7월 4일 복대리에서 출정식을 갖고 청주성 탈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청주성 탈환은 임진왜란 시기 읍성 전투 최초의 승리라는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한양도성을 함락시킨 왜적들이 조선의 곡창지대 호남으로 남하하는 길목의 배후지인 청주성을 탈환함으로써 왜군의 전략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청주성 탈환 전투는 화천당 박춘무와 동생 경원 박춘번, 옥천에서 의병을 일으킨 중봉 조헌, 충남 공주 갑사에서 임진왜란 최초로 승병을 조직한 영규대사, 청주 방어사 이옥의 관군 등 3천600여 명의 의병·승병·관군이 연합작전을 벌여 거둔 승리다.

1592년 8월 1일 조헌과 영규대사의 의승병들은 청주성 서문을, 박춘무·박춘번의 의병들은 남문을, 이옥의 관군들은 북문을 공격했다. 청주성을 사이에 두고 왜적들과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맹렬한 공격 끝에 드디어 청주성 성벽을 넘기 직전 갑자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연합작전 총대장을 맡은 조헌 의병장을 비롯한 의병들은 전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새벽 다시 공격에 나섰는데 왜적들은 밤 사이 여러 깃발을 세워 성안에 있는 것처럼 꾸며놓고 죽은 왜적들의 시체를 불태운 뒤 북문을 통해 달아나 버렸다. 왜적들이 얼마나 화급하게 도망했던지 청주성 창고에 곡식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였다.

청주성을 탈환한 박춘무·박춘번의 의병들은 왜적들이 달아나 머물던 진천을 열흘 간 포위하다가 남쪽의 포위망을 풀어주어 빠져 나가게 유도한 다음 추격하여 왜적을 무찔러 진천 전투에서도 승리하였다. 진천 전투 역시 박춘번과 박춘무의 아들 박동명이 선봉장으로 큰 공을 세웠다.

토정 이지함 문하의 대표적 문인이자 침술에도 뛰어난 의술을 가졌던 박춘무 의병장은 청주성 탈환과 진천 전투 승리 이후에는 선조 임금이 몽진한 의주로 가 선조와 왕가의 의관으로 활약했다고 전해진다. 임란이 끝나고 박춘무 의병장은 선무원종공신 2등에 녹훈되었다. 시호는 민양공이다. 경원 박춘번은 임진왜란 당시 세운 공로에 더해 전쟁이 끝났으나 굶주림에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구휼미를 베풀어 덕옹(德翁)이란 칭호를 얻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시기 충청관찰사 윤선각과 관군들은 의병들에게 비협조와 방해공작으로 일관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의승병을 이끌어 왜적을 물리치고 마침내 청주읍성을 되찾은 의병장 박춘무·박춘번 형제, 의병장 조헌, 의승장 영규대사를 높이 존숭할 이유는 충분하다.

옥천에서는 매년 10월 중봉 충렬제를 개최하고, 공주 갑사에서는 해마다 가을에 영규대사 추모 다례재를 봉행하고 있다. 반면 청주 의병을 모으고 이끌어 역사에 길이 남을 공훈을 세운 의병장 박춘무·박춘번 형제는 민충사에 배향되어 순천 박씨 문중 행사로 치러진다. 매년 9월 청주읍성큰잔치가 열리지만 정작 청주읍성 탈환의 주역인 청주 의병장 박춘무·박춘번은 소홀히 취급되는 실정이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의병정신 선양은 후대의 의무

의병장 박춘무·박춘번 형제의 호국충절 정신 현양은 순천 박씨 문중에 국한될 수 없고 청주시와 지역민이 정성을 모아 기려야 한다. 복대1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처음 주최한 '청주성 탈환 700 의병 출정식'을 계기로 의병장 박춘무·박춘번 형제와 청주 의병들의 존재가 재조명되길 바란다. 의병정신 선양은 후대에게 주어진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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