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7.8℃
  • 구름많음강릉 23.9℃
  • 흐림서울 18.2℃
  • 구름많음충주 22.1℃
  • 구름많음서산 19.8℃
  • 구름많음청주 22.2℃
  • 구름많음대전 23.8℃
  • 맑음추풍령 22.2℃
  • 맑음대구 23.0℃
  • 맑음울산 22.7℃
  • 구름많음광주 23.3℃
  • 맑음부산 22.0℃
  • 맑음고창 23.3℃
  • 흐림홍성(예) 21.1℃
  • 맑음제주 22.8℃
  • 맑음고산 22.9℃
  • 구름많음강화 18.6℃
  • 구름많음제천 19.1℃
  • 구름많음보은 20.5℃
  • 구름많음천안 21.0℃
  • 흐림보령 21.0℃
  • 흐림부여 22.1℃
  • 구름많음금산 22.7℃
  • 구름많음강진군 22.6℃
  • 맑음경주시 23.3℃
  • 맑음거제 22.3℃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5.04.29 14:53:17
  • 최종수정2025.04.29 17:58:30

이정민

청주시청 도시계획상임기획단·공학박사

'한칸 성안점'이 오픈했다는 소식이 에스엔에스(SNS)에 올라왔다. 위치를 검색하니 '요코센' 맞은편이었다. 요코센은 내가 종종 들르는 선술집이다. 그사이 '스티즈커피 북문로점'도 생겼다. 스티즈도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제법 알려진 브랜드다. 중앙시장에 입소문 난 가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궁금했다. 지인과 모임 장소를 부러 중앙시장으로 정했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활기와 달뜬 에너지가 넘실대고 있었다. 변할 것 같지 않던 중앙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었다.

# 취향과 취향이 만나는 곳

4년 전, 중앙시장 골목에 요코센이 문을 열었다. 유동 인구도 없고, 밤이면 더 을씨년스러운 시장통에 술집이라니. 요코센 김승균 대표는 '어린 시절의 로망'이었다고 말한다. "청주에 살았지만, 중앙시장에는 그때 처음 왔어요. 소소하게 다찌 테이블 놓고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임대료도 저렴했고요. 코로나 시절이어서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은 상태였어요. 휑했지만, 그런 조용한 느낌이 좋았어요. 불안하기보다는 취향이었던 거죠."

정작 요코센을 걱정한 건 주변 상인들이다. "채소가게 사장님이 이런데 왜 왔냐, 안쓰러워하셨어요. 혼자 뚝딱뚝딱 공사하고 있으면 밥 먹었냐 묻고, 김치찌개 끓였는데 같이 먹자 부르시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취향이 취향을 부르는 것일까. 한칸 한준희 대표가 말을 잇는다. "사창동 한칸도 터무니없는 작은 골목 안에 있어요. 우연하게 이곳을 보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한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시장하고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오래 자리 잡아 온 요코센도 있었고요."

오래된 것과 힙(hip)한 것이 그렇게 섞이고 있었다. 스티즈커피 상점에는 오래된 '동원고추' 간판이 붙어있다. 유리창 한 켠에 마스킹 테이프로 상호가 적힌 A4 용지를 붙인 게 전부다. 오후 3시면 문을 닫지만, 조명을 켜둔다. 밤에도 빛과 힙을 더한다. 김승균 대표와 한준희 대표가 동시에 외친다. "9시쯤 출근해서 스티즈커피로 하루를 시작해요."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그렇게 이웃이 되었다.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동원고추 간판을 달고 있는 스티즈커피.

# 그 골목은 유쾌함과 친절함과 호의로 가득하다

요코센과 한칸은 채소와 과일과 고기를 중앙시장에서 해결한다. 다양한 세대가 방문하는 문화를 지향하지만 동네 어르신들은 정작 '애들이 싫어한다'며 '이런데 못온다'고 하신다. 대신 1년에 두 번 동네 막걸리 잔치를 연다. 중앙시장을 살려야 한다거나 교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아닌, 도와주시고 기특하게 봐주시는 게 감사해서 하는 일이라고 했다. 재화와 마음이 넘나든다. 도시에서 이미 낯설어진 공동체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꿈이 무엇이냐'는 단순한 질문에 김승균 대표가 감동적인 답을 들려주었다. "여기서 오래 장사해 오신 분들에게는 일이 일이 아니에요. 인생이에요. 이분들을 보면서 반성해요. 나태했구나. 일로만 생각하고 살았구나. 이분들의 삶이 좋아요. 존경의 마음이 일어요. 저도 계속 이렇게 아무 일 없이 일하고 싶어요." 바라는 거 없이 행복한 경지에 어떻게 이르는가. 그것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만들고, 나누는 사람들에게만 찾아오는 것일까.

한칸의 야외 테이블도 삼십 년 된 것처럼 그곳에 놓여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채소가게 사장님이 한칸 유리창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궁금하셨나 보다. 한칸 셰프님은 그사이 딸기를 접시에 담아 요코센의 야외 테이블에 슬그머니 놓고 왔다. 아름답고 고요한 소란. 유쾌함과 정중함이 있었다. 나는 유리창 너머로 그 표정들을 낱낱이 살폈다. 오래된 미래가 그곳에 있었다.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요코센 김승균 대표(좌) 한칸 한준희 대표(우).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연희, "100만 청주, 몇 사람이 아닌 청주시민이 함께 그려야"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연희(청주 흥덕) 의원은 지난 1월 SK하이닉스가 CES 2026에서 HBM4 16단을 공개하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도 분명히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이런 흐름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을 종합할 때 청주시가 앞으로 4년 동안 최소 1조원 수준의 법인지방소득세를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 막대한 재원이 일시적으로 들어왔다가 일회성 사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흩어지면 청주의 미래를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 의원은 행정 몇 사람이 아니라 청주시민이 함께 그리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활용방안을 찾자고 가장 먼저 제안했다. 1조원 세수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의 미래를 누가 어떤 원칙으로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공론화위원회'가 6·3지방선거 민주당 주요공약으로 다뤄지는 것인가. "이번 공론화 제안은 청주에 들어올 수 있는 큰 재정을 미래의 청주를 위해, 청주답게, 또 시민답게 쓰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공약화 여부는 결국 청주시장 후보자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다. 지방선거 공약은 지역의 미래 비전과 행정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토론회에 시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