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기술발전은 1인 가구 증가와 소비·유통 트렌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 같은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농촌 고령화로 농가 인구와 후계 인력이 축소된 농업 분야에도 기회를 제공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농업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청년 귀농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높은 초기 투자 부담과 창농 후 단기간 내 정착에 어려움 등은 청년 농업인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앙 및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한다. 첫째,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품목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이른바 '맨땅에 헤딩'은 무모한 결정이 될 수 있다. 우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농업과 농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농업인들은 자신에게 맞는 교육 및 체험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청년귀농 장기교육, 농촌에서 살아보기 등 청년 특화 귀농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재배하고자 하는 품목에 대한 지식 습득이 중요하다. 예비 청년농업인의 영농 기초
새해 들어 언론에는 내년 선거에 대한 보도가 적지 않다. 지키려는 자와 도전하는 자, 그리고 경쟁하는 자들에 대해 꼼꼼히 지면을 채워가고 있다. 국민들의 상실감이나 아쉬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위 '선수'들에 대한 말뿐이다. 그들의 면면을 보기보다 대진표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선수들의 전투력만 평가된다. 이렇듯 시간은 질곡의 굴레에서도 어김없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워간다. 그리고 선수들은 선택의 시간에 앞서 '진정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자신만이 진솔하고 진실되며 다방면의 정치행위에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뿐이다. 그동안의 경험에서,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그들의 진정성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이는 비단 지키려는 자에게만 있지 않다. 도전자와 경쟁자 모두에게 동일하다. 물론 특정 정당을 비꼬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선거행위는 정당이나 후보간 벽을 두고 각을 세워 다툰다. 하지만 진정성이 사라진 정치행위는 정당마다 유권자와 벽을 세워 갈등하는 양상이다. 유권자에게 쏟아냈던 공약이나 비전은 오간데 없고 주옥같던 선거용어는 허언(虛言)이 되고 만다. 나 또한 정치에 몸을 담고 있으니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이러한 현상
30년 전 효성 지극한 의뢰인을 만났다. 시골에 살고 계신 부모님께 살기 편한 집을 지어 드리고 싶다고 했다. 거리가 있어 거절했다. 며칠 후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인 아들 친구 아버지이며 할아버지 되시는데 하고 부탁을 했다. 의뢰인과 약속을 잡고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미리 와계셨다. 선해 보이는 50대 중반의 남자였다. 부모님께서는 어려운 형편 가운데 상급학교에 진학시켜 주셔서 고위직 공무원을 하면서도 살기 바빠 효도 한번 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극해 보이는 효성에 감동하여 계약을 했다. 늦여름 기초를 시작해서 3개월 후 완공했다. 건축 대금을 정산하고 돌아오는 길에 늘 돌과 모래더미에서 놀던 아이들을 만났다. 잔돈을 아이들 용돈으로 주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눈만 반짝반짝하다. 뒤따라 나오셨던 건축주 할아버지가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이 아이들은 뒷집 아이들인데 모두가 벙어리고 아이 할아버지만 말을 한다고 하셨다. 막내딸과 여섯 살 동갑인 아이를 동의를 얻고 데려왔다. 청주에 도착하자, 이비인후과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정상이라고 했다. 내 일처럼 기쁘다. 막내가 다니는 청주 어린이집에 입학시키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지명의 생성은 주로 지형의 형태에 따라 만들어지는 자연 지명으로 시작이 되는데 역사적인 큰 사건의 현장인 경우 그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지명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지명들은 듣기만 해도 그 이미지와 의미가 떠오르지만 세월이 흘러 언어가 변화하면서 그 의미를 알 수가 없게 되고 담겨 있는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변이가 시작된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계속 변하다 보면 그 지명의 의미와 이미지가 전혀 엉뚱하게 변하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한자로 표기하면서 이두식 표기를 활용해 자연지명의 음과 훈이 전해지는 일도 있지만 자연 지명의 음을 버리고 의미만을 가지고 한자로 표기하는 경우에는 원래의 음을 잃게 되고, 변이된 자연지명을 가지고 한자로 표기하게 되면 그 지명의 유래와 어원을 찾는데 커다란 혼란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자연지명의 경우에는 고어와 지역 사투리 등을 기반으로 그 지역의 지형과 주변의 자연지명들을 살펴보거나, 비슷한 지형을 지닌 다른 지역의 지명과, 다른 지역의 비슷한 지명들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면 그 어원을 알아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행정지명들은 국가의 정책에 따라 일정한 글자를 붙이거나, 행정 편의에 따라…
재래시장에서 일이다. 노점상인인 어느 할머니와 젊은 여인이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걸음을 멈춘 채 귀기울여보니 물건 값 때문에 옥신각신 하는 것이었다. 사연인즉 여인이 채소류를 사면서 5만 원 권을 분명히 냈단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만원 만 받았다고 우긴다고 했다. 분을 못참은 듯 여인은 할머니를 향하여 입에 게거품을 물며 악다구니를 퍼붓기 시작했다. "노인 양반이 남의 돈을 꿀꺽해? 보아하니 죽을 날이 곧 코앞인 듯 한데 정직하게 살아요" 라고 충고까지 한다. 이에 할머니는, "만 원만 받았으니, 받았다고 하지 내가 왜? 남의 돈을 가로채겠나. 죽는 것은 나이도 필요 없어. 자넨들 이를 어찌 장담하나?"라며 억울한 듯 음성을 높인다. 할머니의 모습을 보자 왠지 측은지심이 일었다. 시퍼런 힘줄이 불끈 솟은 앙상한 마디 굵은 손, 추레한 외양에선 고단한 할머니 삶을 대충 미뤄 짐작 할 수 있어서다. 그런 할머니 입에서 누구나 죽음 앞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 나왔을 때 갑자기 죽음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그러자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내용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에 위치한 모현 호스피스에서 봉사를 하는 어느 수녀 이야기가 그것
최근에 어른 두 분을 일주일 간격으로 만난 적이 있었다. 한 분은 64년생, 다른 분은 75년생이다.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하였지만 두 분 모두 나에게 대학원 진학에(석사 또는 박사) 대한 이점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면서 대화는 단편적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다행히 두 분 모두 나를 인격체로 대해 주시는 분이라 속마음을 조금이나마 털어놓았다. "딱히 관심은 없다.", "취업 목적으로는 대학원에 가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남는 시간에 잔뜩 사 두었던 사회과학 서적이나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등등 그러나 "현실적이지 않다. 나중을 생각해야 한다.", "책은 나중에 읽어도 되지 않느냐." "논문만 잘 쓰면 된다." "딱 5년만 고생하면 된다." "내 선배 중에 박사학위를 50대 후반에 취득한 사람이 있다. 아직도 현업에서…" 라는 말을 듣고야 말았다. 차분하게 정리해 보자. 30대 중반에 접어들다 보니 나도 점점 현실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기회와 운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심지어 건강도 나빠지고 있다. 시력이 특히 많이 저하 되었다. 시간이 점차 지나갈수록 더욱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후 대책이라는 엄준한…
새 학년을 준비하는 시기다. 학교 교육계획을 세워야 하고, 업무분장을 해야 한다. 편성 업무의 부장 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을 선임하고, 부서별 연간 계획과 교과별 학년별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대부분의 학교에서 그러하듯 우리 학교에서도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물론 실무 작업은 교감선생님과 교무부장을 비롯한 선생님들이 맡아서 고생하고 있다. 내가 신경을 집중하는 부분은 학교장 브리핑이다. 선생님들에게 학교의 교육 방향과 중점사업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어느 정도는 메타적인 관점에서 교육의 지향점을 안내하는 일이 맡은 업무 중 중요한 하나라 생각하고 있다. 브리핑 자료를 준비해서 새학년 준비기간 첫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간 모아 놓은 자료와 메모들,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올해 브리핑의 키워드는 역시 변화로 모아진다. 지난해에도 변화를 화두 삼아 이야기했다. 변화는 삶의 기본 조건이다. 무엇이든 변화는 진행 중이다. 추상적 가치라든가 개념도 변화의 중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변화가 삶을 실시간으로 채우고 있는 배경이라면, 그것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살펴보면 변화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20년을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아마도 '청렴'이라는 단어인 것 같다. 청렴이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으로 돼 있다. 그럼 공직자에게 청렴이란 공직생활을 통해 직무 관련된 직·간접적인 사례, 증여, 향응을 금지하며, 소속 상관 및 공무원과의 증여가 금지된다고 공무원 행동 강령에 돼 있다. 얼마 전 재택 화상 교육 중 청렴에 관한 동영상을 보게 됐다. 내용은 면접시험을 보는 사람이 등장했고 그 사람은 면접관에 질문에 정확하고 본인의 소신대로 대답해 면접관에게 칭찬을 받으며 면접을 끝마쳤다. 그 후 합격을 예상하며 결과를 기다렸으나 불합격 통지를 받고 실망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 사람이 불합격됐던 이유는 인사담당자로 있던 아버지가 취업 청탁을 받았으며 그것을 거절하지 못해 자신의 자식이 불합격됐다는 내용으로 내가 청렴하지 못하면 나의 가족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누구든 언제나 부패에 노출될 수 있고 청렴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해 본다. 처음부터 부패를 작심하고 공직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
누군가를 본다는 것, 자세히 그를 본다는 것, 그것은 관심이고 애정일 것이다. 관심이 없다면 보지 않을 것이며 더군다나 애정이 없다면 자세히 볼 이유가 없다. 로버트 카메룬의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나비족에게는 '사랑한다'는 단어가 없다. 대신 그들은 'I see you'라는 문장으로 그 감정을 대신한다. 1편을 보았을 때 그 문장이 무척 인상 깊었다. 하여 그 문장을 시 강연 할 때 종종 예를 들곤 했다. 시를 쓸 때 사물을 자세히 애정 어린 눈으로 봐야 한다고. 그래야 사물과 내가 하나가 되며 사물의 언어를 읽을 수 있다고. 깊게, 찬찬히, 꼼꼼히, 자세히, 세상을, 주변을 관찰하는 시선. 그것이 곧 사랑의 시선이고 시인의 마음이라고. 얼마 전 아바타 2편을 봤다. 2편은 가족 간의 사랑을 주 테마로 잡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사랑이라는 단어는 없다. 그들은 서로를 자세히 봄으로써 서로의 애정을 느끼고 교감했다. 2편에서는 제이크 설리가 나비족의 족장이 되어있다. 그는 판도라 행성에서 가족을 이루며 평화로운 나날을 살고 있다. 그러나 그를 다시 찾아온 지구인들이 그들의 터전을 빼앗으려 위협한다. 결혼하지 않은 1편에서 그는 지구인들에게 대항해 용감히 싸웠
몇 년 전 혁신을 강조할 때 회자되던 이야기 하나를 소개해 드린다. 독수리는 30살 정도 될 때 부리가 심하게 구부러지고 발톱도 무뎌져서 대부분 도태(죽음)의 길로 간다고 한다. 그 중 일부는 바위둥지에서 자신의 부리를 부딪쳐 깨고 발톱도 뽑는 환골탈태의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제 2의 도약을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독수리 이야기의 진위여부를 확인해 보려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독자 여러분께서 조류학자를 통해 사실 여부를 점검하시기 바란다. 진위 여부를 떠나 이 이야기는 경제학에서 꽤 중요한 이슈와 연결된다. 그것은 특정 산업에서 생산성 향상이 기존 기업들에서 주로 이루어지느냐, 아니면 저생산성 기업이 퇴출하고 고생산성 기업의 진입하는 데에서 주로 발생하느냐의 이슈이다. 한 연구 결과(Foster, Haltiwanger, and Krizan, 2006)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의 경우 60%는 기존 기업에서, 나머지 40%는 진입·퇴출을 통해서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며, 특히 서비스업(특히 소매업)의 경우는 거의 100% 진입·퇴출에 의해 생산성이 올라간다고 한다. 쉽게 얘기해서 기존의 치킨집이 맛있는 치킨 메뉴를 개발하여 매출이 늘어나기…
벌써 십수 년째 이발을 위해 단골로 찾는 동네 작은 이발관이 있다. 흔히 말하는 노포다. 야트막한 추녀 아래 붉은색과 파란색 흰색 띠가 어우러진 회전 간판이 빙글빙글 소리 없이 돌아간다는 건 변함없이 영업 중이라는 뜻이다. 노포 안으로 들어서면 빛바랜 도구들과 벽면 가득 큼지막한 거울이 인상적이다. 이발사의 손놀림이 지날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의 잔해를 거울을 통해 살피는 건 또 다른 재미다. 오로지 빗과 가위만 들고 어쩌면 그리도 내가 원하는 머리 모양을 만들어 내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분명 가위가 잠시 잠깐 왔다갔다 했을 뿐인데, 이내 2:8 가르마가 제일 잘 어울리는 깔끔한 머리 모양이 탄생한다. 머리 모양을 다 다듬고 나면 얼굴 전체 면도를 시작한다. 이 또한 예전 그대로라서 좋다. 뭉툭한 솔에 부푼 솜사탕처럼 비누 거품을 묻히고 연탄난로 옆구리에 문질러 따뜻해진 거품을 내 턱과 인중, 얼굴 전체에 골고루 펴 바른다. 그리고는 뜨거운 물수건으로 덮어두기를 한참, 이발사의 손에 들린 면도날이 따뜻하게 달아오른 턱과 얼굴을 조심스레 그러나 신속하게 바람을 가르듯 현란하게 움직인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무시무시한 장면이다. 그런데도 난 이발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복지혜택이 너무 많다보니 공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은 옛날 어느 임금이 신하에게 백성들에게 교훈되는 책을 써서 바치라고 어명(御命)을 내렸다. 신하들은 각고(刻苦) 끝에 12편의 책으로 국민들에게 교훈이 되는 책을 냈다. 임금은 노발대발하며 백성들이 12권의 책을 언제 읽을 거냐 하고 다시 쓰라 했다. 신하들은 줄이고 줄인 끝에 1권으로 줄인 책을 발간했다. 임금은 이것이 너희들에 실력이냐 하고 화를 참지 못한 채 역정(逆情)을 냈다. 그러던 끝에 한 신하가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하는 한 마디를 임금께 아뢰었다. 그리고는 "심는 대로 거두리라"라고 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교훈이 됐다 한다. 공짜와 관련한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옛날 어떤 가난한 사람이 품을 팔아 받은 돈으로 낡은 베옷 한 벌을 사서 입었다. 이것을 본 이웃 사람이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가난하지만 그래도 귀족의 자손인데 왜 이런 낡은 베옷을 입었는가. 내가 그대에게 아름답고 훌륭한 옷을 입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줄 것이니 내 말을 따라하시오. 나는 결코 그대를 속이지 않겠
2012년 공직에 들어와 10년이 되었다. 일반인으로서 나와 공무원으로서의 나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진 것 같다. 공무원이 되면서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게 됐고, 뉴스에 나오는 사건·사고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공무원으로서 성실, 사명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렴인 것 같다. 청렴은 시민들의 신뢰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마음에 꺼려지는 일이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청렴'이란 무엇일까? 청렴이란 두 글자가 나에겐 그렇게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늘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조금만 방심해도 자칫 청렴에 위배 되는 일을 나도 모르게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공직생활 10년이 되었는데도 늘 따라다닌다. 오늘날 시민들이 생각하는 청렴의 개념은 단순히 금품수수, 부정청탁 등 부정부패를 하지 않는 것을 떠나 보다 넓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시민들은 공평함, 공정함을 추구한다.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권력과 소위 말하는 '빽'을 이용해서 사익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곤 한다. 공직자라면 권한을 이용해서 사익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차별 없이 공정하
내가 사는 아파트는 오래됐지만 총무 아주머니의 대단한 리더십으로 나름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총무 아주머니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어 아파트 주민들이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아파트 야외주차장에 계속해서 버려지는 일회용 커피컵 등의 쓰레기들이다. 아파트 주차장 한구석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일회용 커피 컵이 대부분이었고 각종 비닐봉지, 캔 커피 등 종류도 다양하다. 총무 아주머니는 대대적으로 아파트 주민들에게 쓰레기 무단 투기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수시로 감시를 하기 시작하셨다. 나도 총무 아주머니를 마주칠 때마다 세 번이나 붙들려서 쓰레기 몰래 버리는 범인을 발견하면 즉시 전화 달라며 아파트 공공경비로도 사비로도 여러 차례 청소를 하느라 고생이라는 하소연도 들었었다. 그런데 며칠 전, 공교롭게도 내가 범인을 보게 되었다. 범인은 아파트 주민도 아니었고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차주들도 아니었다. 그동안 아주머니에게 시달렸던 많은 차주 분들이 들으면 한탄할 일이지만 범인들은 퀵 배달 서비스를 하는 기사님들이었다.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던 기사님들은 역시나 마시던 캔 커피를 쓰레
엊그제 인근의 식당에서 모임이 있었다. 갈비탕과 해장국 등 다양한 메뉴 중에서 특별히 '추억의 비비고'라는 북스에 자리 잡았다. 양은도시락과 김치와 고사리와 콩나물을 곁들여 놓았다. 추억 속의 장면처럼 김치를 깔고 나물을 넣어 렌지에 올려놓았다. 참기름을 치고 잘게 부순 김과 달걀까지 고명으로 얹어 먹는 맛이 제법 괜찮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겨울이었다. 눈싸움을 하다 보면 볕 발은 약해져 해름 참이 되고 밥 먹으라는 어머니 소리에 이끌려 들어갔다. 저녁을 먹고는 담요를 들쓰고 이내 잠들었다. 자치기에 사방치기에 해거름까지 놀다가 저녁만 먹으면 솜뭉치가 되어 곯아떨어졌다. 두런대는 소리에 깨 보면 온 가족이 화롯가에 둘러앉아 비빔밥을 먹는 중이었다. 겨울밤은 길어서 한숨 자고 일어나 봐야 초저녁이다. 밤참문화가 나올 수밖에 없고 반찬은 주로 김치였으나 뚝배기에 안친 걸 보면 100% 돌솥비빔밥이다. 언제 먹어도 맛이 있고 겨울 하면 그래서 밤참이 떠오르는 것일까. 그런 비빔밥은 학교에서도 자주 먹었다. 4교시가 끝날 즈음이면 교실 안은 김치 냄새로 뒤덮인다. 등교시간에 지핀 난로가 3교시에는 벌겋게 타오르고 우리는 각자 싸온 도시락을 층층이 올려놓았다.…
집을 지어보니 알겠다. 귀가라는 말의 소중함, 귀가 후에 느끼는 안도감을, 귀가하지 못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 집이 없다는 것이며, 돌아가지 못할 집을 가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여름부터 겨울까지 자그마한 농가 하나를 지으면서도 난 많은 이들을 만났고 우여곡절의 사연을 들었다. 철근을 시공하는 용접공은 일하는 틈틈이 나에게 살아온 지난날을 들려주었다. 일하는 품새나 말투가 예사롭지 않았다. 한때는 누구나 알만한 서울의 유명 출판사의 대표였으나 IMF 사태 때 사업을 접었다. 젊은 한 시절, 가장으로서의 책무 하나로 평범을 가장한 채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던 날들, 어깨를 짓누르던 생애를 저버리고 싶은 마음, 그 막막하던 시절을 견디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새롭게 용접일을 배워 다시 집안을 일으켜 세운 그는 넓은 땅에다 멋진 야영장을 만드는 게 다음 계획이었다. 나중에 자신이 지은 캠프장에 꼭 놀러 오라고, 나도 꼭 가겠노라고 약속했다. 한 달 뒤 그 용접공은 내 시골집에 신년 대형 화보 달력을 보내왔다. 서울대학교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후 막노동판에 뛰어든 목수는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만큼이나 일솜씨가 날렵하고 섬세했다. 방수작업을 하던 미장공은 자
여러분은 지금 어떤 옷을 입고 있나요? 주로 점퍼나 코트, 아니면 티셔츠나 팬츠 등일 것입니다. 또는 재킷과 가방, 모자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점퍼나 코트 또는 재킷의 안쪽에 소재의 혼용률이 표기되어 있는 케어라벨을 살펴봐주세요. 많은 경우 폴리에스터가 보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티셔츠나 팬츠 등도 어떤 소재인지 살펴보면 폴리에스터를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속옷, 모자, 가방에 조차도 폴리에스터를 다수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종류도 다르고 형태도 다르며 손으로 만져도 촉감이 다 다른데 왜 소재의 혼용률은 다 똑같을까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입고 있는 의류 소재 중 많은 부분을 폴리에스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의류 소재의 멀티플레이어인 셈이죠. 그렇다면 도대체 폴리에스터는 어떤 소재이길래 그토록 애용되는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패션시장에서 이토록 흔히 쓰이는 폴리에스터 섬유는 폴리에스테르로도 불리며 1950년대 영국의 한 회사에서 공업화했고 그 후 본격적으로 생산됐습니다. 천연섬유에 대비되는 대표적인 합성섬유(인조섬유) 중 하나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가 잘 구겨지지 않고 내구성도 높아 이염, 변색에도 강한 편입니다.
지난해 10·29 사고(이태원 참사) 대응 방안에 대해 두 번의 시리즈로 게재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안전관리, 현장 대응매뉴얼 개선, 보여주기식 훈련 및 구급 전문 대응단 신설에 관한 것이다. 첫째, 기존의 관계기관별 안전관리 지침 및 안전관리 계획 수립 개선이 필요하다. 10·29 사고 같이 발생 장소를 예측하기 어려운 군중 밀집의 사회적 재난의 대응책으로 실시간 피해 상황 및 대응 시스템 마련도 중요하겠지만, 먼저 해당 지역의 특성(위험물 취급 등 명백한 위험 요소가 파악되지 않는 재해 발생 장소)을 반영한 관계 재난실무자들의 안전관리 계획의 내실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역축제, 국경일 행사 등 다수군중이 밀집되는 행사의 재난에 대비해 관계기관 및 지역주민대표 등이 협력해 안전관리 계획을 사전에 수립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재난안전관리 대응계획 수립은 재난 발생 때 관계기관별 잘못 떠넘기식 행태를 방지하고자 각 관계기관의 전문 분야에 알맞은 안전관리 분야별 대책 수립 주체의 의무를 명확히 정하고, 권고사항이 아닌 강제 의무사항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현장 대응매뉴얼 개선 및 재난 대비 훈련 및 평가가…
앞으로 사흘이면 '상원'(上元)이라는 정월 대보름날이다. 이날은 오곡밥에 귀밝이술 한잔과 부럼을 깨며 1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예방하는 관습이 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대보름날은 아침나절부터 제기차기며 윷놀이, 부녀자들 널뛰기의 웃음소리가 모처럼 울타리 안에서 왁자해진다. 언덕에서는 저녁나절에 그동안 재미나게 날려왔던 마지막 연날리기를 한다. 이날은 높이 띄운 연의 연줄을 뚝 끊어 하늘 저 멀리 날려 보낸다. 이것은 온갖 못된 액(厄)을 떠나보낸다 해 연에다 붓글씨로 '송액천리'(送厄千里)라고 쓰기도 했다. 아무래도 대보름날 민속 축제의 클라이맥스는 동산 위의 달맞이로 새해의 복을 기원하며 달님에게 절하고, 아이들은 신바람 나는 쥐불놀이로 들녘이 떠들썩해진다. 쥐불놀이는 잡귀를 쫓아내는 동시에 논밭가의 잡초에 깃든 해충을 제거해 풍작을 이루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산불 등 화재 위험을 떠나 시골풍경보다 도시적인 형태로 살아가기에 삼가야겠다. 소설가 김동리 선생은 "대보름 때는 마을에서 생솔가지를 모아 산더미처럼 달집을 쌓고 온 마을 사람들이 몰려 나와서 달집에 불을 지펴 훨훨 타오르는 불길과 함께 떠오르는 쟁반같이 둥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2023년 1월 30일부터는 마스크 착용을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자율에 맡긴다고 했다. 쓸지 말지는 각자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 의무가 도입되었으니 27개월 만에 착용 의무가 사라진 것이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정부는 감염취약시설, 의료기관·약국 및 대중교통수단 내에서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고 ①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하는 경우, ② 코로나19 고위험군이거나 또는 고위험군과 접촉하는 경우, ③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경우(접촉일로부터 2주간 착용 권고), ④ 환기가 어려운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에 처한 경우, ⑤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함성이나 합창, 대화 등 비말 생성 행위가 많은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충북도도 정부 방침에 따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변경 행정명령'을 지난 1월 30일 발표했다. 의료기관, 감염 취약시설, 대중교통 내에서는 마스크를 써야하고, 그 외 실내에서는 쓰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편과 손실의 정도는 달랐지만 국
코로나19 팬데믹 3년만에 정부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부분 권고로 전환하였고, 작년 추석에 이어 거리 두기 없는 설 명절을 보냈다.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걸음이 반갑기만 하다. 그간의 3년은 지루하고도 참으로 격정적이었다. 감염병의 위력으로 전 세계가 혼돈의 시간이었다. 홍역은 고대 그리스문명을 쇠퇴시켰으며, 흑사병은 14세기 유럽 인구의 30%이상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20세기 초 스페인독감으로 최대 5천만 명이 희생되었다. 코로나19는 세 번째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2002년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SARS-CoV-1) 유행 시 774명의 사망자, 확진자 8천98명을,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CoV)에 의한 사망자는 858명, 확진자 2천499명이었다. 코로나19바이러스(COVID-19, SARS-CoV-2)에 의한 누적 사망자는 전세계적으로 총 673만3천 명, 확진자는 6억7천183만 명에 육박하여 전염성이 매우 높고 가장 공포스러웠던 바이러스 중 하나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1월 이후 2023년 1월인 지금까지도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미래 팬데믹에 대비한 국가 감염병
'삼국지'는 진수가 쓴 역사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나관중이 쓴 소설인 '삼국연의'가 '삼국지'로 통용된다. '연의(演義)'란 역사를 소설화 한 문학장르이다. 그런만큼 '삼국연의'에는 문학적으로 윤색된 부분들이 많다. 예를 들어, 제갈공명이 처음 세상에 나와 화공을 폈다고 하는 박망파 전투는 사실 유비가 주도한 전투로서 당시 유비와 제갈공명은 아직 만나기도 전이었다. 또 적벽대전을 앞두고 안개 낀 새벽에 짚단 실은 배를 이용해 조조군의 화살 십만 개를 받아 왔다는 것도 손권의 일화를 각색한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삼국연의'에서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작업이 유행하고 있는데, 그와 함께 오늘날 상식화 되고 있는 주장이 "조조는 위대한 정치가인데 '삼국연의' 때문에 억울하게 비난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나관중이 오히려 억울해할 일이다. 왜냐하면 '삼국연의'에서 실제 역사와 비교할 때 플러스, 마이너스 없이 가장 객관적으로 묘사된 사람이 조조이기 때문이다. 만약 조조가 손해를 본 것이 있다면 제갈량이나 관우처럼 좀 더 적극적으로 미화해 주지 않아서 상대적 손해라는 정도인데, 정작 업적을 도둑맞은 손권이나 주유 같은 동오 측 인물들이…
"기찻길에서 주워온 막둥이 왔어?" 엄마 따라 밤마실을 가면 엄마 친구분들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기찻길에서 주워왔어?" 할라치면 "귀여워서 하는 소리야." 하셔서 그 의미를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친정집 앞으로 경부선 기찻길이 놓여있다. 길게 놓인 기찻길은 혜옥이와 나의 놀이터였다. 위험천만한 우리 놀이를 제재하는 사람은 없었다. 기차를 타고 내리는 플랫폼에서는 금테 모자를 쓴 역무원이 호루라기를 불며 제재했으나 플랫폼을 벗어나 있는 우리 놀이터까지 쫓아오지는 않았다. 레일에 귀를 대면 '또도독 또도독'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로 기차가 어디쯤 오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열까지 세자." "하나! 둘! 셋!" 하고 세다 기차가 가까이 오면 레일에서 뚝 떨어져 나갔다. "차르륵! 쉭쉭!" 성난 물체가 굉음과 바람을 내며 지나간다. 너무 가까우니 늘 들어도 주눅이 든다. 육중한 물체의 광란이 한바탕 지나면 1자 걸음 시합을 했다. 레일 위에서 쓰러지지 않고 더 멀리 가야 이긴다. 집에 갈 때는 선로 주변에 깔린 작고 맨질맨질한 돌들을 주워 치마에 담아와 마당에 뿌려놓고 공깃돌 놀이를 했다. 밤톨보다 작은 돌들이 많아서 '많이 공기'라고 했다.…
국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 지고 있다. 난방비 폭탄에다 은행 금리 인상, 물가 폭등의 회오리가 태풍처럼 서민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으로 책임을 돌리고, 야당은 현 정부가 무능하다고 조롱한다. 어려운 경제 현상은 지방에 갈수록 심각하다. 벽지 농촌은 빈집이 늘어나고, 사람이 살지 않는 폐허로 치닫고 있다. 유학의 고장 안동의 한 전통마을은 동네 전체가 빈집이 되어 퇴색되고 있는 것을 어느 유튜버가 소개했다. 조선시대 건축한 사당과 재실, 초가집이 어울린 이 마을은 겨울이 되니 더욱 황량하다. 그동안 마을 지키고 있던 노인들이 세상을 떠나자 농가는 적막공간이 되고 있다. 얼마 쓰지 않은 농기구들이 쓸쓸히 빈집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도시에 나가 살고 있는 자식들은 직장에 매여 농촌으로 돌아갈 수 없다. 부모가 살던 집들을 팔려고 내 놓아도 살 사람이 없다. 전국적으로 이런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인구가 적은 군은 이제 폐군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도시의 소상점 식당들도 불황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민들이 외식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지방에 갈수록 하루에도 수천 개의 자영업자들이 불황을 견
-가상은 가상일뿐, 맞고 틀림이나 종교의 영역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흰 저고리 검은 치마의 소탈한 여인을 만납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예, 하지만 제 소개는 의미가 없어요. 이름도 모를 게고 지난 세월을 잘 헤아리지 못해 언제 이 땅에 살았었는지 분명치 않아요. 그냥 한 때 이 땅에서 억울하게 죽임당한 사람으로 알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럼,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은 아니시군요? "주로 저 같이, 오래 전 사람을 인터뷰 해 오신 걸로 압니다만…." -아, 예. 그럼 특별히 하실 말씀이 있어 찾아오신 게로군요? "제가 저 곳에 있다 보니 큰 사고나 억울한 일로 일시에 많은 분들이 오시는 경우를 자주 보았지요, 초기에는 그분들이 이목을 끌지만 얼마안가 서로 익숙해져요. 그곳이 근심 걱정이 그리 크지 않으니 곧 적응을 하고 잘 지내지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실 텐데요, 그곳이 공간적으로 우리 사는 이곳과 분리된 곳인가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육체를 벗어나니 공간의 의미가 크지 않아요." -그곳에서도 질투, 미움, 사랑 같은 감정을 느끼나요? "단순하지 않아요. 그곳에서는 단체
[충북일보] 충북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결식아동 급식지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희(비례·건설환경소방위원회) 충북도의원이 보건복지부와 충북도 등에서 받은 '2023년 결식아동 급식 지원사업 현황'에 따르면 충북도의 결식아동 급식지원비 분담률은 '제로'다. 도는 2019년 결식아동 급식 지원사업을 시군이양사업으로 전환해 급식비 전액을 시·군에 부담시키고 있다. 필수조례로 제정해야 하는 관련 조례 제정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가 2021년 9월 '아동급식제도 사각지대 개선방안'을 통해 충북도에 급식비 분담을 권고했으나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23년도 광역자치단체의 분담률을 보면 △제주도·세종특별자치시 100% △부산광역시·광주광역시·울산광역시 75% △서울특별시·대구광역시·인천광역시·대전광역시 50%, 전남도·경기도 30%, 충남도·전북도 25% △강원도·경남도·경북도 20% △충북도 0%이다. 타 지역 광역자치단체는 100%에서 20%까지 예산을 분담하며 결식아동 급식 지원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도는 이 기능이 상실돼 지역에 따라 지원 단가와 대상, 사용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월세, 전기세, 가스요금 내고 관리비도 내지만 그 내용은 알수가 없죠." 지난 12월 급격히 오른 난방비와 올해 1분기부터 상승한 전기요금으로 매달 관리비 납부고지를 받는 시민들의 지갑사정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 가운데 단독·다가구 주택을 중심으로 임차인 관리비 내역이나 비목이 공개되지 않아 관리비 사각지대에 놓이는 가구가 전국에 약 429만6천 가구에 이른다는 분석결과가 발표됐다. 국토연구원 윤성진 부연구위원은 '깜깜이 관리비 부과 실태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깜깜이 관리비'의 문제는 비아파트 세입자에 대한 제도공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보고에 따르면 단독·다가구·빌라 등 비아파트 부문에서 관리비 제도 공백이 발생하는 주택은 전체 가구의 약 20.5%에 달한다. 주택임대차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주택임대차 보호법'은 관리비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다. 또한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에 따라 공개의무가 있는 공동주택은 비교적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이는 아파트만 포함된다. 단독주택과 다세대 연립주택 등 비아파트에 대한 제도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셈이다. 실제로
[충북일보]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의 실천이 매우 중요합니다." 김제홍(58) 충북ESG포럼 대표는 단호히 ESG 실천의 필요성을 확신했다. 김 대표는 2021년부터 충북도민의 생활 ESG 이해 확산과 교육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실천하고 있다. 김 대표는 "ESG는 현재 우리가 처한 기후 환경적 위기, 사회적 위기, 미래세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ESG를 충북도민과 산업체에 확산시키고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로 포럼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전기전자분야를 전공해 강릉영동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그는 30여년 전 부터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당시의 신재생에너지는 화석에너지의 대체 개념으로 연구됐으나 환경문제의 대두, 코로나19 등이 발생하면서 에너지 대전환·탄소중립으로 관심이 옮겨갔다. 그가 ESG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