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1일은 102주년을 맞은 3·1절이다. 3·1절은 우리의 애국선열들이 대한민국을 주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전 세계에 자주독립의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날로, 국가의 자주와 독립의 권리회복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평등을 선언한 날이다. 인류사회에 보편적 가치를 주창하고 국제사회의 질서에 대한민국을 굳건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만든 날이기도 하다. 우리는 3·1절을 맞아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대해 깊게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일어난 3·1운동이 자주독립이란 결실을 맺기까지 일제가 우리 민족을 경제적으로 착취하고 역사와 민족정신까지 말살시키려는 만행을 저지른 가운데 수많은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들은 이 땅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아낌없이 바쳤고 온갖 고초를 겪었다. 애국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지금의 대한민국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이 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며, 후손들에게 온전히 계승해 나가야 하겠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처 창설 60주년을 맞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이 영예로운 삶을 살아가실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는 영
몇 해 전 구제역 방역초소 근무 때문에 관내 도축장에 가 본 적이 있다. 엄동설한 혹한 속에서도 도축장 입구에 들어서자 비릿한 피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아우성을 치던 돼지들은 전살(전기로 죽이는 방법) 직전의 마지막 컨베이어벨트에 오른다, 자신의 운명을 짐작이나 한 듯 이내 조용해졌다. 전살기가 머리에 씌워지자 순식간에 돼지는 의식을 잃는다. 피를 빼고 털을 뽑고 내장을 적출하고 등급을 판정하는 데 불과 30여 분이면 충분하다. 도축을 마친 돼지는 영하 20도 급랭 시설에서 1시간 정도 얼린다. 다시 영하 1도의 냉장고에서 14시간가량 숙성에 들어간다. 도축장과 연결된 가공공장에는 하얀 위생복을 입은 직원들의 일손이 찬바람을 가른다. 하루 전에 도축한 돼지를 손질하는 작업이다.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 통고기를 부위별로 잘라 포장하는 단계가 길게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어진다. 그렇게 목살, 삼겹살 등으로 포장하여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된다. 대규모 양돈장은 돼지 공장이다. 공장에서 핵심기계는 어미돼지다. 대략 5개월마다 새끼돼지를 생산한다. 어미돼지는 스톨(stall)이라는 좁은 쇠틀에 갇혀 일생을 보낸다. 오로지 새끼 낳는 일만 기계처럼 되풀이한다. 몸을 움직
참으로 먹먹한 날들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변의 지인들이 하나 둘 떠나고 있다. 사람 사는 게 뭐 특별한 일 있는가. 그저 열심히 한세상 잘 놀다 가면 그만인 게지. 무얼 바라며 살아온 것도 아닌데 새삼 작아지는 내 모습이 서럽다. 요즘은 바깥을 잘 나서지 않지만 상사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얼굴이라도 보려고 빼먹지 않고 다닌다. 오늘도 장례식장에 들려 돌아서는 길에 하늘을 보았다. 노을 진 하늘의 묵직한 구름만 텅 빈 거리에 바람 되어 내려앉는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멈추게 한지 벌써 한해를 훌쩍 넘었다. 이 와중에 일을 놓고 난 후에는 내 속의 화만 키우며 자신의 이기적 정당성에만 매달렸다. 참 부질없는 모습이었다. 요즘은 집에서 삼시세끼 꼬박 해먹는 날이 수북하다. 매주 시장을 보고 냉장고에 먹거리를 채워놓을 때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오늘도 시장을 보았다. 콩나물이며 감자며 각종 반찬거리와 큰맘 먹고 간 고등어 한 손과 고기 한 칸도 끊었다. 그러다 마트 한편 수북이 쌓여있는 봄동이 눈에 들어왔다. 며칠 전 지인들과 만나 수다 떨다 봄동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오늘 그를 맞이한다. 음식은 기억으로 먹는 것이라 했던가. 어디 음식뿐이랴. 사람 사
오늘(2.26)은 한 해의 첫 보름날인 정월대보름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작년 이맘때 코로나19 확산세로 우리 모두가 가슴을 졸인지 1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구원투수가 될 수도 있을 백신이 등장했다. 우리 선조들은 정월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일어나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부럼 깨기를 했다. 부럼 깨물기는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길 기원하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세시풍속이다. 어릴 적 나의 할머니도 일 년의 시작인 정월대보름에 부럼깨기 풍속을 알려주시면서 떡을 해주시곤 했다. 떡을 놓고 가족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해달라는 기도도 잊지 않으셨다.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어린 시절 추억을 생각하니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는구나 하고 생각해본다.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길 기원하며 부럼을 깨무는 정월대보름과 지난해부터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백신 접종 날이 공교롭게 같다.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에게 우선적으로 접종되는 오늘, 온 나라가
청주의 진산인 우암산 자락의 먹바우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 서답골에서 빨래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는 조용한 산골마을 안덕벌! 오랫동안 지켜 내려온 평화로운 안덕벌의 변화는 아마도 일제로부터 벗어난 광복 이후부터라고 해야 할 것이다. 광복 직후 미군정기와 1948년 우리나라 정부 수립 후 취해진 귀속재산의 특혜적 불하, 원조물자의 특권적 배정, 그리고 은행의 특혜적 융자는 1950년대 재벌형성의 물적 기초로 작용하였으며 특히 1950년대 그 원재료와 자본재를 원조에 의존하면서 크게 성장하였던 제분, 제당, 방직 공업의 3백(三白)산업은 우리나라 재벌들이 부를 축적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청주 지역은 전통적인 농업사회로 근대화된 생산시설이 없어 조용한 교육의 도시로 불리었는데 한국 전쟁을 전후해서 산업화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전쟁 후의 극심한 식량난 해소와 폐허 복구의 필요성에 따라 정부의 지원으로 기업체가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청주방직과 신흥제분 그리고 연초제조창이다. 청주방직은 1954년 현 청원구청과 청원경찰서 자리에 설립되어 전후의 극심한 물자부족 상황에서 전후 복구 사업의 호기
현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문화는 사람들에게 작은 기쁨과 추억, 그리고 더 크게는 그 사람의 일생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TV 드라마 중 큰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시리즈도 그 시대에 유행하던 옷, 노래, 문화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한동안 응답하라 시리즈를 '앓이'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했던 가수가 서태지였네, H.O.T였네 하며 추억을 되새김하느라 떠들썩했다. 문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향유해야 한다. 특수 일부 시민에게만 특별하고 가치 있게 소요되는 게 아닌 전 국민이 동등하게 누려야 하는 부분이며 문화에 대한 관심과 소비는 곧 전 국민의 생활수준과 의식 수준에도 영향을 미쳐 새로운 산업분야로 떠오르는 문화 콘텐츠 부분에 우리나라가 그 어떤 나라보다도 앞설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문화누리카드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문화누리카드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문화 관련 복지생활의 증진을 위해 발급되는 카드인데, 2021년부터 1인당 지원되는 한도가 10만 원으로 기존 2020년에 비해 10% 증가했고, 문화누리카드 지원을 통해 전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및…
도시의 성장과정을 보면 교통의 발달이 주요 성장 요인인 경우가 많이 존재한다. 대전의 경우도 도로교통의 요충지로서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으로 중부권 거점도시로서의 역할을 하며 지금의 광역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 청주의 상황은 어땠을까? 한 동안 경부선의 외곽에 위치하고 철길마저 이용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다 보니 교통 인프라의 장점을 활용하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도로망과 함께 중요시되는 철도와 하늘길의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청주이다. KTX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역이 청주 오송에 위치하고 있고 국토 중부권의 허브 공항으로 청주국제공항이 있다. 이제는 청주시가 갖고 있는 경쟁력 가운데 교통 인프라는 대전시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인구는 얼마일까? 2020년 기준 대전의 인구는 1,473,000여 명이고 청주는 844,000여 명이다. 또한 면적은 얼마나 될까? 대전이 539.98㎢이고 청주는 940.3㎢이다. 그렇다면 각 지역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지역내총생산(GRDP)이 궁금해진다. GRDP는 통계상 확정분이 2년 후 발표되는 점을 감안해 최종 확정치가 발표된 2018년
얼마 전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목 하나를 발견했다. 기자가 옆에 있었다면 맞아 맞아 맞장구라도 쳐주고 싶었던 순간이었다. "누구나 지칠 때 힘이 되는 '명대사' 한마디 있지 않나요?"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의 책 소개 글이었다. 집에만 머물러야했던 작년 한 해 명품 드라마 다시보기에 푹 빠져 살았다. 주인공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명대사였다. 드라마 속 말들은 어쩜 그리 구구절절 가슴을 후벼파는지 대사 한 줄에 가슴 아팠고 기뻤으며 공감 백배였다. "힘들지? 근데 산을 넘다 보면 다음 산은 조금 더 쉽게 넘는 법을 알게 될 거야." 이 말은 드라마 명대사가 아니라 내가 10년 전에 했던 말이란다. 며칠 전, 같이 근무했던 영양선생님이 소통메신저로 짧은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내가 그 시절에 했던 한 마디가 학교 일로 힘들 때마다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단다. 10년을 거슬러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직장인이었던 선생님은 겨우 23세의 어린 나이였다. 작은 학교였지만 급식 관련 업무를 모두 맡아서 해야 하는 책임을 어깨에 짊어지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함께 일하는 조리실무원들은 선생님의 엄마 나이뻘로…
미녀배우 헬런헌트 주연의 영화 '워터댄스'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데 까치가 등장한다. 제비가 부러진 다리를 고쳐 준 보은으로 박씨를 물어다 주어 부자가 됐다는 한국판 흥부전과 비슷한 스토리 구조다. 이 영화는 도마뱀의 공격을 받은 까치를 구해 절망에 빠진 주인공이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받는다는 줄거리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까치가 지금은 제일 골치 아픈 새로 전락했지만 우리 민담 속에는 길조였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설날 새벽에 까치소리를 들으면 그 해에는 운수 대통한다고 믿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귀한 인물이나 손님의 온다는 속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처연한 남도 민요 흥타령 가운데 이런 소리가 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좋은 님이 오신다는데 / 삼경 되면 오시려나 / 고운 마음으로 고운님을 기다렸건만 / 고운님은 오지 않고 베게머리만 적시네 불교 설화에서 까치는 부처의 뜻을 전하는 행운의 상징이었다. 칠월칠석날 까치는 하늘로 올라가 견우직녀의 해후를 돕는 오작교(烏鵲橋)를 놓는다고 생각했다. 강희자전에는 '한자로 작(鵲)이라고 쓰며, 길조라는 희작(喜鵲), 소설 속에서는 신녀(神女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 제한됩니다"라는 문구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사회적 거리 연장 방안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보건위생의 필수 요건이 되었다. 스페인독감, 페스트 등 온갖 전염병이 몰아치던 1920년대 열악한 환경에서 정체모를 바이러스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기댄 최선의 방역 수단이 마스크였다. 100년이 지난 지금 인류 생명을 위협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WHO에서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속에 살고 있다. 이에 가장 현실적 방역은 마스크 착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와 건강한 사람이 만났을 때, 두 사람 모두 마스크 착용경우 감염률은 1.5%라고 한다. 하지만 정확한 마스크 착용이 아니라면 미착용과 다를 바 없다. 사용여부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이기에 마스크의 올바른 선택과 착용 및 폐기 방법에 대해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스크는 장시간 착용 여부, 비말차단 효과, 호흡 편리성 등을 고려하여 본인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마스크 종류는 KF-AD, K
대학별로 졸업식이 한창이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훌쩍 4년의 세월이 흘러 교정을 떠나는 우리의 예비 사회인들을 보면 대견스럽기 그지없을 뿐만 아니라 후학을 양성하는 한 사람으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대학에서 삼십여 년 가까이 수많은 학생의 입학과 졸업을 지켜보면서 지금처럼 우리 젊은이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진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지난해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더믹의 여파와 그로 인한 기업침체의 장기화로 졸업생들의 취업 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 과거 경제적 혹한기에도 지금처럼 취업시장이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졸업을 미루고 스펙을 더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처럼 받아들이는 세상이 되었다. 정부에서도 기업 일자리 제공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보니 대안으로 공기업 채용의 문을 크게 여는 것도 모자라 전국적으로 대규모의 공무원 일자리를 긴급 수혈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공공 일자리 마련이 임시방편은 될지 모르지만 본질적 해결방안은 될 수 없다. 물론 많은 학생이 장래 희망 직종으로 공공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은 오래된 사실이지만 공공 분야가 제한되다 보니 상
"제는 아직도 보리를 먹네!" 점심에 도시락 뚜껑을 열면 몇 년 묵은 정부미 사이에 낀 보리쌀이 얼굴을 내민다. 반찬통에 담긴 김치보다 그 보리밥을 통해 집 사정이 드러나는 것이 창피했다. 개천에서 태어났으니 용이라도 되면 좋으련만 물려받은 기억력도 내세울 것 없었다. 성실한 노력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전부였다. 돈도 많고 머리가 좋은 놈은 과외까지 하면서 공부하지만, 그런저런 머리로 혼자 공부해야만 하는 사람에게 공부를 즐겁게 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가난하다는 것 못지않게 머리가 나쁘다는 것도 창피한 노릇이다. 시험 당일이면 전날까지 얼마나 공부를 하지 않았는지를 서로 자랑했다. 시험 결과가 동일할 경우 더 적게 공부한 사람이 더 똑똑한 놈이 된다. 새벽을 넘겼어도 자정 전에 잠을 잤다고 말했다. 가난한 놈이라는 소리는 참을 수 있어도 미련한 놈이라 불리고 싶지는 않았다. 가난이 싫었고 물려받은 머리도 너무 평범하여 남들보다 배 이상으로 노력해야 했다는 사실이 자랑이 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용이 된 후에는 학원이나 과외 교사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일부러 밝히지 않은 채 개천을 자랑하게 된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 문제집 한 권 살 수 없
북한은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부진을 시인하면서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당대회는 새로운 5개년 계획의 전략 수행의 중심에 내각의 앞장서야 함을 강조했다. 경제문제 해결에 내각이 경제사령부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각 역할에 대한 강조는 지난 8일부터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전원회의에서도 반복되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의 역할을 높이는 문제를 비롯해 내각중심제·내각책임제를 강화하기 위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들이 자기의 고유한 경제기능과 통제기능을 복원하여 경제 전반에 대한 지도관리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가 어떤 기능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기존의 경제관련기관들의 비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을 보면, 비상설경제위원회는 경제관련 부서들의 고유기능 회복을 염두에 둔 조직으로 보인다. 이 조직이 경제의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경제일군들을 중심으로 구성해 경제살리기에 중점을 둘 경우,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북한경제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는 파악
오늘이 음력으로 정월 열 이튼 날이다. 우연히 '숫자 12의 신비'라는 글을 읽어보니 우주천체와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12간지에 맞춰 하루를 12시간으로 나누었고, 일 년도 열두 달로 나누었다. 숫자 12는 '우주의 질서'와 함께 '완전한 주기'를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알고 보면 이것저것 신기한 게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 역시 오전과 오후로 12시간씩 나뉘어져 있다. 이는 태양의 궤도를 상징하는 원을 30도씩 12등분하고 각각의 기점에 12개의 별자리를 붙인 조디악(Zodiac) 즉 황도십이궁(黃道十二宮)과 관련이 있다. 시계가 원형인 것은 해와 달의 원 운동을 본뜬 것으로 원에 같은 각도로 10개의 점을 찍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12개를 찍는 것은 가능하다. 그래서 12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성한 숫자로 간주돼 왔다. 그리스 신화의 신은 모두 12명이고 인도 경전 베다에 등장하는 주요 신도 12신이다. 예수의 제자도 12명이다. 동양에서는 십간(十干: 甲乙丙丁…)열자와 간지(干支)십이지(十二支 : 子丑寅卯…) 열두 자를 결합하여 육십갑자를 만들어 나이를 말할 때 ○○생으로 표현하고 태어난 해가 돌아오는 60주년을 회갑(
어린 시절 우리 집 앞마당에는 우물이 있었다. 매일 아침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써야 했던 나는 큰집이 너무도 부러웠다. 큰집에는 펌프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물은 작은 두레박으로 몇 번을 길어 올려야 겨우 세수대야에 물을 채울 수 있었지만 펌프는 펌프질 몇 번으로도 큰 함지박에 물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한여름 펌프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로 등목을 하고 나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편리한 펌프도 한 바가지의 마중물 없이는 단 한 방울의 물도 끌어올릴 수 없다. 펌프의 몸통에 한 바가지의 물을 붓고, 손잡이를 위로 아래로 열심히 젓다보면 이내 땅 속 저 깊은 곳에서 펌프 위로 물이 딸려 올라와 꼭지를 타고 흘러내린다. 사실 단박에 물을 끌어 올릴 때도 있지만 몇 바가지의 마중물을 넣어주어야 할 때도 있게 마련이다. 집집마다 수도가 놓여지기 전 펌프는 매우 소중하고 신기한 요술단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해마다 3월 첫날이면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다. 나는 매년 3월 첫 날 동네에 있는 공중목욕탕에 가서 정갈하게 목욕을 한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몸과 마음을 깨끗하고 정갈하게 하고 아이들을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다. 제법 오래된 말이지만, 어쩐지 이 말은 지금에서야 더 피부에 와 닿는다. 불과 20~30년 전만해도 지방명문이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인 서울(in Seoul)"을 외치고 있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에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고, 인재양성을 위한 인프라 역시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 측면에서도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중점적인 역할을 수행할 교육거점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을 확립하는 데에 보다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지역경제나 지역의 문화와 학술을 성장시킬 토대가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지역 경제에 활력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들은 한창 디지털 교육 콘텐츠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 교육 콘텐츠는 지역의 중심대학들에도 강점이 있는 분야로 이를 선도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정보화 인프라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빅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이라는 전문 분야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그러한 점에서 교육부가 추진 중인 '지역 혁신 플랫폼 사업'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인력양
얼마 전부터 지인이 주신 구피를 키우고 있다. 작은 열대어인 구피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있다. 두, 세 마리만 키워도 좋은데 인심 좋은 지인이 암수 구피 각 두 마리를 포함해 새끼 구피까지 총 30여 마리를 주셨다. 많은 기왕 많은 구피를 키우게 되었으니 잘 키우겠다는 다짐으로 어항, 여과기, 온도계, 사료, 자갈, 수초 등 하나하나 꼼꼼하게 구입했다. 유치원생인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키우게 된 것인데 아들의 관심은 단 하루뿐 구피를 키우는 모든 일은 나의 몫이 되었다. 키우는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물을 갈아주는 일이 손이 많이 갔다. 구피를 옮겨놓고 어항의 물을 뺀 뒤 자갈을 깨끗이 씻고 쌓여있던 노폐물도 빼준다. 여과기도 스펀지까지 분리하여 깨끗이 씻어준다. 그리고 하루 전 준비해 놓았던 물을 넣고 구피를 깨끗해진 물속으로 넣어준다. 어항 속을 노니는 구피를 바라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른다. 여과기의 물살을 즐기기도 하고 바닥에 있는 자갈을 콕콕 쪼기도 하는 모습이 자유로워 보인다. 어느 날, 암컷 구피 한 마리가 배가 많이 불렀다. 사료를 많이 줘서 그렇다기에 다른 구피들은 정상적이었다. 임신을 한…
초등학교 6학년 때 인근 대바위로 가을소풍을 갔던 거리를 카카오 맵으로 다시 확인하니 물경 14.3㎞이다. 어린 걸음에 편도 두어 시간 족히 걸렸어도 소풍이라 그런지 힘들다거나 멀게 여기지 않았다. 한적한 시골 길에 물 졸졸 흐르는 도랑도 두어 개 건너고 황금빛 들녘 사이로 송사리가 투명하게 보이는 냇물도 지나며 화창한 가을 빛에 등도 따셨다. 오는 길에 점순이랑 물고기라도 잡았다면 '소나기'와 비슷한 정경이련만 그냥 걸었다. 요즘 초등생들은 엄두도 못 낼 거리를 인솔자도 없이 친구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돌아왔던 장면이 여름철 소낙비 맞으며 소를 뜯기던 때처럼 선명하다. 당시엔 자전거도 동네에 한 대 있을 지경이라 비교적 가까운 구말 장터가 오리 길이고 더 먼 시오리 길 진천 읍내 장도 걸어서 다녀왔다. 걷기는 생활의 한 부분이라 먼 길도 어렵지 않게 여겼나보다. 예전에는 어땠을까. 조선 시대에는 교통수단이라야 상류층이나 부유한 사람은 말이나 당나귀를 탔을 테고 대부분 걸어서 이동했다. 그 중 여력이 있는 양반가와 사대부집안 자제들은 거경궁리와 격물치지 공부의 성과를 이루려 산행과 명승지 탐방 등으로 심성을 도야했다. 특별히 사색에 방해를 받지 않으
JTBC에서 방영하던 '싱어게인'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얼마 전에 끝났다. 이 프로그램은 무명 가수들이 서로 열전을 벌여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경연 프로그램인데, 참신한 기획과 틀을 깬 구조가 마음에 들어 즐겨 보게 되었다. 데뷔는 했지만, 이름을 알리지 못한 가수들의 노래와 사연은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다. 최종 우승자는 '30호'라는 이름으로 경연에 참여했던 이승윤이라는 젊은 가수다. 그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편곡과 노래, 자유로운 퍼포먼스는 모두를 혼란에 빠뜨렸다. 심사위원장이었던 유희열은 서태지의 음악을 선례로 들면서 "대중음악의 속성상 대중은 친숙한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그의 음악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하지만 한 단계를 넘어서면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는 역할을 그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논지로 이승윤의 음악을 평가했다. 어떤 분야든 선구자적 입장에 선 사람은 반대와 저항에 부딪힌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자는 고난을 딛고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완성한다. 고요를 깨지 않는 것보다 적절한 말을 몰라 그냥 입술을 뜯고만 있었던 거죠, 그땐 시적 허용 속에서 부유하는 꿈들은 고요해 시적 허영 속에서만…
지난해 12월 국방부가 올해부터 채식주의자 등을 위해 채식 식단을 제공하겠다는 보도를 접하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전 세계적인 채식 트렌드에 발맞춰 병역판정 검사 때 신상명세서에 채식주의자임을 표시토록 하고, 이들에게 고기나 햄 등 육류가 들어가지 않은 엄격한 채식 식단을 제공할 계획임을 발표한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최전방에서 군 복무하던 시절, 고된 훈련에 비해 먹거리가 턱없이 부족해 고기반찬이 반가웠고 빵으로 허기를 달랬던 세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이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젊은 층을 중심으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KVU)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채식인구는 약 150만 명으로 2008년 15만 명에 비해 10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2~3%의 규모이다. 이 중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 우유와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은 약 5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한편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인 1인당 육류소비량은 53.9kg(돼지 27.0, 소 12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입춘이 지났다. 의림지에서 피재골 잿마루를 다 오를 즈음 겨울 속 봄볕을 걷는 한 가족이 보였다. 간혹 스치는 바람은 추위라곤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시원하다. 총총히 그들 곁을 지나는 데 봄꽃보다 반갑고 예쁜 애기를 봤다. 아빠 등에 업혀 모든 게 신기한 양 산을 보고 있다. 할머니와 아빠, 엄마, 딸 삼대가 나선 길이다. 진달래꽃빛깔에 토끼 모자를 쓴 애기다. 겨우내 북풍한설 이겨내고 핀 매화꽃 보다 더 아름답다. 어디든지 천진한 아이웃음소리 들리는 곳. 때론 배고파 귀청 떨어질 정도로 옴팡진 울음소리어도 좋다. 그곳은 사람이 살고 정(精)이 오가고 생기 있는 마을이다. 1980년대 만 해도 경제는 수출중가가 화두였다. 그 중 유아수출국에도 단연 손가락 안에 들었던 한국이다. 되돌아보면 서구사람들 시선에 우린 가난했고 미개했다. 혈연을 외면하는 비인도적 이미지는 어쩔 수 없는 자화상이었다. 오늘에선 애기를 낳는다면, 각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수 천 만원 준다고 아우성이다. 이제는 1억이란 공약도 나왔다. 십 여 년 전 대통령후보로 나선 허경영 공약이 맞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애기를 낳으면 3천만 원 지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 푸른 산과 들은 나와 관계없는 이름 모를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 즉, 누군가는 토지나 수자원 등의 개발이나 사용·수익은 물론, 더 나아가 재산권의 제약까지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과 달리 이런 제한은 국민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교육 수준과 정보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공익을 명분으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 없게 됐고, 공익과 재산권 간의 상충을 완화하는 장치가 필요하게 됐다. 막상 일방적 희생이나 재산권 제한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지지만, 최근 들어 여러 지자체에서 지적하고 있는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다. 댐 조성은 실제로 주변 환경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역주민은 그 피해와 불편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댐으로 인한 안개로 일조량이 감소해 농작물 성장이나 유실수 등의 피해를 야기하고 주민 건강을 해치며, 교통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을 높인다. 하류지역 주민의 상수원 보호를 이유로 댐 주변 지역 개발에 각종 제한이 뒤따르며, 댐 주변에 지정된 수상안전금지구역은 관광자원 활용을 원천 봉쇄해
참 고약한 시간이 오래도 간다. 코로나 따위를 인간이 박멸하지 못할 거라는 상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신의 영역까지 간섭하고 대항하고 견주려는 인간인데 조금만 참으면 곧 모든 것이 원상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혼란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인 문제도 힘이 들지만 심적인 두려움도 고립된 외로움도 극복하기 힘든 일이 되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주일이면 서너 번은 만나서 글도 발표하고 토론하고 함께 밥도 먹던 문우들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고립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문학 동인들이 우리 언제 만나냐고 또 졸라댄다. 외출을 하면 코로나로 죽고 집에만 있으면 심심해서 죽겠단다. 이래저래 죽을 거면 좋은 사람들끼리 만나고 밥도 먹고 죽는 게 좋겠단다. 누군들 그런 마음이 없겠는가. 연세가 있는 분들은 문자 대화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역시 문자에 익숙하지 못하니 갑갑하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다행히 미스터 트로트 덕분에 웬만한 트로트 가사는 다 외울 지경이지만 노래방엘 못가니 불러볼 수가 없다. 답답한 날에는 노래방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보는 것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좋은 치료제인데 그것조차도 그림에 떡이 되고 말았다. 어르신들이 그나마 기다리신 것은 설…
잔설이 곳곳에 남아 있는 산길을 호젓하게 걷는다. 좁다란 도랑의 얼음장 밑으로 물 흐르는 소리가 감미롭게 들리는 곳으로, 길 옆에는 참나무 낙엽과 솔잎이 수북히 쌓여 산냄새를 강하게 풍겨준다. 이 길의 이름도 마음에 든다. "하늘재" ! 하늘고개란다. 명승 제 49호로 지정된 곳이면서 쓸쓸함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산행을 위한 도구도 굳이 필요치 않다. 그저 운동화에 간단한 복장이면 오롯이 자기를 돌아보며 걸을 수 있는 고갯길이다. 우수임에도 아직 영하와 영상을 오가는 기온을 보인다. 그 쌀쌀함과 흙길이 주는 폭신함을 맛보기 위해 고갯길을 찾는다. 하늘재는 계립령(鷄立嶺), 대원령(大院嶺), 한훤령(寒喧嶺) 등으로 문헌상에 나타나고 있다. 영남과 기호를 연결하는 최초의 교통로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 권2 신라본기에 의하면 제 8대 아달라(阿達羅)이사금 3년(156)에 개통된 것으로, 이는 죽령보다 2년 앞서 개통된 교통로이다. 고대에 고구려와 신라의 대립이 정점을 이루면서 고구려 온달장군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하고, 신라의 한강유역 진출로로 중요한 거점이 되기도 하였다. 조선 태종 14년(1414) 문경새재가 개통이 되면서 서서히 잊혀진 길이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변화와 위기의 혼란 속에 처해있다. 코로나19 팬데믹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저성장과 취업난·고령화와 저출산·기후변화·미중패권경쟁 등 나라 안팎으로 총체적 변화와 위기 속에 놓여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방향성과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대안 제시는커녕 정쟁에만 몰두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동양의 고전 가운데 주역(周易)은 가장 신비한 경전으로 변화와 위기 대처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점을 보는 책으로 주역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심오한 철학과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역(易)은 변역, 변화를 뜻한다. 이 세상의 인간과 만물은 끝임 없이 변화한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음과 양이다. 양이 자라면 음이 줄어들고, 음이 자라면 양이 줄어든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도 일정한 원리가 있다. 그 변화의 원리를 파악하게 되면 우리는 변화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주역은 64괘(卦)와 384효(爻)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은 인간세상의 모든 사건과 변화를 상징한다. 주역은 끝없는 변화의 흐름으로 이 세상을 읽
[충북일보] 26일 오전 9시 청주시 흥덕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충북도내 첫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이뤄진다. 도에 따르면, 이날 전국적으로 백신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충북에서는 이 병원 원장인 의사 A(47)씨와 환자 B(64)씨가 처음 백신을 접종받는다. 남성인 이들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는다. 이어 하루 동안 도내 6개 요양병원(458명)과 18개 요양시설(478명)에서 입소자와 종사자 936명을 대상으로 접종이 진행된다. 충북에는 25일 15개 요양병원과 14개 보건소에 AZ 백신 8천500명분이 들어온 상태다. 또한 오는 28일 AZ 백신 3천400명분이 추가로 온다. 이 백신은 오는 3월까지 도내 요양병원(52개소), 요양시설(205개소), 정신요양재활시설(11개소) 입소자와 종사자 1만1천9명에게 투약된다. 요양병원에서는 자체 접종이 이뤄지고, 요양시설과 정신요양재활시설에서는 보건소방문팀(20개팀, 2천283명)을 통해 접종이 실시된다. 1분기 접종대상자인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4천530명과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2천250명에 대한 AZ 백신은 이들의 접종 동의 여부가 파악되는 오는 3월 3일 이후 들어온다. 계획대로
[충북일보]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부터 세종시까지 연결하는 191㎞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 명일동, 고덕동 일대 지하를 대형 터널을 통해 관통한다는 계획으로 강동구 주민들이 고속도로 우회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오는 2017년 예산안에 서울~안성 구간의 건설보상비 1천억원이 편성됐으며 전체 예산규모는 6조7천억 원이다. 정부는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서울~안성 구간(71.1㎞)은 도로공사에서 착수 후 민자사업으로 전환하고, 안성~세종(57.7㎞)은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지난 2009년 건설계획이 최초로 제시됐으나 주민 반대와 사업방식에 대한 정부 내 이견으로 수차례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 2015년 11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진행 방식 자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는 당장 오는 2017년 관련 예산 편성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착공 자체도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책자를 통해 "설계비·공사비
[충북일보] 옥천군수의 공약인 충북도립대생 특별임용이 행정안전부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변경된 '공직체험단'이 기간이 너무 짧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자치행정과 이문형 과장은 지난 22일 287회 옥천군의회 임시회에서 2021년 추진할 군정업무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충북도립대생 또는 졸업예정자로서 1년 이상 관내에 주소를 두고 있는 5명을 선발해 2개월 간 공직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직체험단'을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옥천군의회 의원들은 '충북도립대생 공직체험담 운영' 기간이 너무 짧는 등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재목 의원은 "충북도립대생 특별임용을 대신하는 공직체험단 운영기간이 달랑 2개월로 너무 짧아 동·하계 학생 아르바이트와 다를 게 없어 공직전체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빈약하고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현재 공직을 체험하고 있는 3명도 전공과와 다른 환경과, 체육시설사업소 등에서 하고 있는데 도립대에 그런 학과가 있느냐"고 따진 뒤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어 이용수 의원은 "공직체험단은 어떤 과정에 의해 바뀌었는지, 상생협의체에서 만들어진 것이냐"며 "지난해 11월 업무보고 때도 지적했듯이 졸업생을 대상으로 해야지 재학생으로는 안
[충북일보] "지난 31년간의 교직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강종구(67·바이오톡스텍 대표) 충북대 수의대 교수는 31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치며 담담하게 말했다. 강 교수는 수의대 교수이자 비임상CRO기업인 ㈜바이오톡스텍 대표다. 개척자로서의 길을 걸어온 그는 젊은 학생들에게 '도전하라'고 이야기한다. 강 교수는 1990년 충북대 수의학과 신설 당시 신임교수로 부임했다. 실험실에 현미경 조차 없던 곳에서 시작한 그는 "신설학과의 열악함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한편으로는 신설학과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또 많은 기회를 끄집어 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회고했다. 이후 김대중 정부들어 대학교수의 벤처 창업이 장려되며 2000년 국내 최초의 민간 CRO(비임상위탁연구기업)에 도전했다. CRO는 계약연구기관으로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학물질 등 신물질을 탐색, 개발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연구개발 용역을 수행하는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다. 교수 생활도 창업도 도전의 연속이었던 강 교수는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의학과를 전공해 바이오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