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은 이견 없는, 가장 중요한 공무원의 필수 덕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랏돈을 운용하고 공적 절차를 집행하는 사람에게 청렴만큼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소양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물론 역사를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 보아도 공무원의 기본을 의심케 하는 일은 언제나 일어난다. 그렇다면 '기본'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를 이루는 바탕.'이라고 한다. 한 번만 더 찾아보자. '바탕'이란 무엇일까. 사전에서는 '1. 물체의 뼈대나 틀을 이루는 부분. 2. 사물이나 현상의 근본을 이루는 것. 3. 타고난 성질이나 재질. 또는 체질.'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청렴은 공무원의 바탕을 이루는 근본적인 성질이나 재질을 뜻한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풀어보니, 공무원에게 청렴이 얼마나 필수적인 자질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한편, 기본이라는 것은 굉장히 광범위하며 위험에 들기 쉽다는 것을 내포하기도 한다. 어떤 업무를 하든, 매 순간 놓치지 않고 소위 '장착'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기도 쉽고, 그러다 한 번이라도 위험에 드는 것을 허락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이 허
마른나무 사이로 바람이 속삭인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하얀 눈송이가 소리 없이 나무숲 사이를 떠돌다 내려온다. 더러는 유리창에 부딪히다 사라진다. 나에게로 들어오려는 걸까, 베란다 문을 열자 하나둘 눈송이가 날아들다 사르르 사라진다. 눈은 언제 보아도 신비롭고 마음을 설레게 한다. 차분히 내리는 눈은 하늘이 보내는 축복의 선물 인양 영혼의 묵은 때를 씻어주며 마음을 순화하고 너그럽게 한다. 눈발이 제법 굵어지더니 쌓여간다. 창문 너머 빈 놀이터 그네에도 미끄럼틀 위에도 눈 덮인 전경이 아름답다. 오늘처럼 눈이 오는 날엔 고향 집 풍경이 떠오른다. 이엉을 얹은 담장 위로 소복이 눈이 쌓여 있었다. 까치발을 하고 마루 끝에 서서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던 어린 날의 모습이 눈발 사이로 가물거린다. 그날도 밤새 눈이 왔다. 아직 어둠이 깔린 새벽이건만 엷은 문풍지 사이로 눈 치우는 소리가 잠결에 들렸다. 눈은 "누가 밟기 전에 먼저 치워야 한다"시던 아버지는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눈을 쓸었다. 뜨락 밑으로 싸리 빗질 소리, 고밀개 미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버거운 삶의 무게를 쓸어 내고픈 아버지의 벅찬 숨소리 같기도 했고 희망의 찬가 같기도 했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애정이 생겨 차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애정이 어린 물건들이 하나하나 쌓이기 시작하고 관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수집 취향이 생겨 모으는 것들을 분류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스트리밍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를 정리하듯 말입니다. 할아버지의 수석 전시장, 사촌 동생의 연예인 포토 카드 앨범, 삼촌의 로봇 모형 박스들... 무언가 모으는 행위는 본인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수집가들은 무엇에라도 홀린 듯 진심으로 수집 행위에 진심입니다. 사실 수집이라는 행위는 단순히 사소한 취미가 아닌 사람의 본능적인 소유욕이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소유할 수 있는 조건이 만족한다면 무언가를 모으고자 하는 욕구가 샘솟게 됩니다. 특히 내가 어릴 적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소유욕은 그 무엇보다 끈질기게 발현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집욕은 일종의 애착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스마트폰이 MP3를 대체하게 된 수년 전부터 여행지의 음악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뉴욕 시골 동네 휴게소에서 흘러나온 cage the elephant의 컨트리 음악, 호이안의 개인이 운
어릴 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방학식 하는 날의 풍경이 떠오르곤 한다. 한 학기를 마쳤다는 홀가분함과 함께 방학에 대한 즐거운 기대감으로 신발주머니를 높이 흔들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친구들을 한동안 못 만난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방학 내내 학교에 가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실컷 늦잠 자고 놀 수 있다는 기쁨은 마치 한 학기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느라 힘들어했던 내 고생에 대한 큰 보상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뭘 하고 놀지, 누구랑 놀아야 할지, 어디서 놀아야 할지에 대한 기분 좋은 고민을 하면서 게으르게 방학을 시작했다. 방학에도 빡빡하게 하루 계획을 세우고 학원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요즘 학생들에게는 '라떼는~'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필자는 대학에 근무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똑같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주어진다. 하지만 어릴 적 기대하고 즐거워하던 방학과 달리 매일매일 처리해야 하는 업무와 새 학기 준비로 항상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이제는 옛날에 나를 가르치셨던 선생님들께서 왜 그렇게 바쁘셨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은 어른들에게도 방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단양군보건진료소는 직책을 넘어 지역 사회의 소중한 이웃으로 주민들의 건강과 편의를 위해 애써왔다. 저희 업무는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의 기본 업무인 진료를 넘어 주민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 교육, 문서 작업, 우편물 관리 등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까지 다양하다. 우리 사회는 점점 디지털화 되고 있다. 핸드폰과 애플리케이션은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 요소가 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특히 어르신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희는 마트까지 가기 힘들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신 독거노인을 대신해 인터넷 쇼핑몰로 생필품을 대신 구매해드리기도 한다. 또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다거나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거나, 간단하게 해결 가능한 문제는 신속히 도와드리고 냉장고, TV, 전화기가 고장이 났을 때는 콜센터 접수부터 기사님과 대신 통화도 해드린다. 여기에 종이에 쓰여 있는 글을 깔끔한 디지털 문서로 변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연말이면 마을 노인회나 부녀회 등 각종 동네 모임의 연말 결산을 컴퓨터로 작업해줘 주민들이 편안하게…
1922년 12월 30일, 지구사에 한 획을 그은 단체가 설립됩니다. 바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하 소련)인데요. 소련은 1991년 12월 26일 붕괴되며 약 69년간 존속했었던 거대연합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소련 붕괴의 효시를 당겼다고 평가받는 리투아니아의 청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4세기 후반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결혼으로 동맹을 맺게 됩니다. 이후 튜턴 기사단으로 유명한 독일을 물리치는 등 전성기를 맞게 되었는데요. 시간은 흘러 1795년, 강대해진 러시아에 의해 폴란드가 분할되며 러시아령으로 복속되고 맙니다. 20세기 초반, 1차대전과 러시아 인민혁명 후 공화국으로 독립했던 리투아니아. 하지만 국력이 강했던 폴란드에게 수도인 빌뉴스를 점령당하는데요. 이 때부터 2차 세계대전 발발까지 임시수도로 사용됐던 도시의 이름은 카우나스 입니다. 다른 소련 소속이었던 국가들의 거의 모든 주요한 도로나 지명등이 (스)탈린 ~~~~ (그라드) / 레닌 ~~~~( 그라드) 하는 등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요. 하지만 이 곳 카우나스의 시가지에 있는 1.7㎞에 달하는 라이스볘스 알례야(Laisves al·ja)는 달랐습니다. 이를 한국식으로 읽으면…
노력하는 시간을 길게하는 사람이 천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르게 행하며 그 바름이 세월을 같이 할 때, 그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이 타인에게 보여지는 것이다. 극악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포기만 하지 말자. 자신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가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영역을 키워간다는 것은 걸림돌이 생기기에 어렵다. 좀 더 나아가서 도전하는 것,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모든 나라의 50대 나이층에서 행복도가 가장 낮다고 한다. U자형으로 그려진 행복곡선이 생애주기상 최정점의 자산으로 자신을 만들어 가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젊었을 시절에는 다소 낙관적이기도 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던 열정으로 부딪혀 살아갔다면, 나이가 들면서 그에 대한 마음이 사라지면서 실직이나, 퇴직의 무거운 현실 또한 자신의 앞을 가로막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비교당하고 평가받을 때 더 성숙해진다. 또 자기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갈 때, 현실을 수용하는 능력이 상향곡선으로 향해 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향곡선이라 느껴질 때는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오늘 친정집에 가서 힘없이 누워계신 아버지를 뵙고 왔다. 아니 그냥 바라만 보고 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눈뜨기도 힘들고 말씀도 안하시니 나혼자 물끄러미 바라보며 앙상하게 마른 아버지의 팔과 다리만 쓰다듬었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손을 잡으면 힘을 꽉 주시더니 이제는 그 힘마저도 소진되었나 보다. "아버지, 또 올게요"하며 나오려하니 간신히 눈만 깜빡이신다. '아버지를 또 볼 수 있을까?' 요즘 친정집을 나설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구순을 넘기셨으니 이제 떠나셔도 호상(護喪)이라고 하겠지만, 재작년에 친정엄마를 떠나보낸 우리 남매들은 아버지라도 조금 더 오래 우리 곁을 지켜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이맘때면 책력과 토정비결을 펴 놓으셨다. 그러면 우리 남매들은 서로 먼저 운세를 봐달라고 아버지 앞으로 바짝 다가앉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세가 뭔지 뜻도 모르면서 그저 놀이 삼아 그랬던 것 같다. 기억을 거슬러 보면 그 내용은 늘 상 비슷했었다. '동쪽으로 가면 귀인을 만날 것이며, 뜻밖의 성공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다거나, 7,8월에 물을 조심하라' 등등 그런 운세를 받아들고는 기뻐하기도 하고, 근심에
우리 사회는 '나의 시선'보다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 보훈업무를 하기 전 특수부대 군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성원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나에 대한 타인의 기대감은 항상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나의 성취 욕구를 자극했다.4 내가 원해서 시작한 군 생활이었고 부모님도 항상 아낌없이 응원해주셨지만, 대부분의 직업군인이 그렇듯 항상 밝고 희망찬 일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좋은 성과를 거뒀을 때는 동료들의 긍정적인 시선이 좋았지만, 반대로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허탈감과 아쉬움이 가득한 선후배들의 시선 때문에 부담이 컸었다. 이렇듯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시선에 때로는 자신감을 얻고 더 열심히 할 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좌절하고 '나는 왜 이것밖에 하지 못할까'라고 한탄하며 능력 부족을 탓하는 등 감정 소모가 큰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며 누구보다 바쁜 20대 시절을 보내고 타 부대 전출명령으로 전방부대에 정착하며 생활했을 때, 지칠 대로 지친 나는 내자신을 위한 전역을 결정하게 됐고 전역 후 어느덧 사회인이 됐다. 훈련하면서 받았던 타인의 시선과
대설(大雪)도 지나고 12월도 허리를 지나 가슴까지 올라왔다. TV에서 노란 우산을 쓴 기상캐스터가 일기예보를 한다. 폭우와 폭설 주의보를 동시에 발령한다. 이어서 주말에는 한파주의보까지 예보한다. 주말 오후 면회차 요양병원에 들렀다. 온 가족들이 다 모였다. 가족들의 위치를 보면 대충 촌수가 나온다. 침대 옆에 바싹 붙어 눈물 콧물 흘리며 이것저것 챙기는 것은 딸이다. 입원한 부모를 가끔 찾아와 준비해 온 반찬이며 죽 등을 떠먹이는 것도 딸이다. 그 옆에 엉거주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사람은 십중팔구 사위다. 아들은 병실 문간쯤에서 먼 산만 바라보다 잠시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는다. 딸이 사 온 음료수 한 병 까먹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며느리는 병실을 들락거리다 복도 의자에 앉아 휴대폰 만 들여다보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오늘, 창살 없는 감옥에서 의미 없는 삶을 연명하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어른들이 많다. 그들도 자신의 말로가 이렇게 될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요즘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요양병원 신세를 진다. 자식이나 마누라가 있건 없건, 돈이 있건 없건, 잘났건 못났건 대부분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천하의…
2024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2024가 열렸습니다. CES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로 세계의 가전제품 회사들이 첨단기술과 혁신방식으로 제조한 신제품을 내놓는 거대한 상품쇼라고 합니다. 올해는 150여 개 나라에서 43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600여 기업들이 참여하여 IT강국의 위상을 자랑했습니다. 세계적인 삼성, LG를 비롯하여 SK, 현대, 기아 등 대기업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도 관심을 받았습니다. 삼성과 LG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투명무선올래드를 이용한 화면으로 구름 같은 관중을 끌어모아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그냥 보면 단순한 유리창이 TV로, 화려한 디스플레이화면으로 변하는 장면이 장관이었습니다. 중국이 이러한 기술을 흉내 내어 전시를 했지만 기술적인 면이나 섬세한 면에서 수준이 비교할 처지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현대와 기아도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현대는 슈퍼날이라는 전기수직이착륙기를, 기아는 다양한 형태의 개인맞춤형 모듈로 제작하는 자동차인 PV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현대의 슈퍼날은 지상 500m 정도의 높이에서 시속 200㎞로 60㎞(서
인천공항에서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을 가는데 바닥에 '거리 두기'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전에는 '줄서기'라고 했는데 언제부터 바뀌었을까. '거리 두기' 하면 우선 떠오르는 생각은 중국에서 발발한 전염병으로, 지난 3년여 동안 우리는 개인 일상의 거리를 많이 좁혀야 했고, 이웃과의 거리는 뜨막하게 지내야 했다. 이미 종식 선언을 하였지만, 그동안 우울감과 피로감을 겪어야 했던 역병은 이름을 바꿔 달고, 아직 잠복 중이며 지금도 병원을 방문할 때는 잊었던 마스크를 다시 착용한다. 운전을 하다보면 안전거리 확보를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서 있다. 면허시험 공부를 할 때 시속에 따라 앞차와의 거리를 정지거리 안전거리로 구분하여 배웠다. 하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함을 알면서도 지켜지지 않을 때가 있다. 되도록 규칙인 법정속도를 지키려고 해도 차량의 흐름에 따라 가속페달을 밟아야 할 때가 있고 저속으로 주행하기도 한다. 때로는 안전거리 확보와 상관없이 뒤차의 경적에 놀라 의지와 다르게 쫓겨 가기도 하며. 거리 두기는 집 안의 가구나 집기 등 살림을 배치할 때도 적용된다. 대개 가능한 공간을 널찍하게 사용하기 위하여 가구를 다닥다닥 붙이기 마련인데, 풍수 전문가는
제천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강산이 한번 바뀐 것이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을 넉넉히 품어주는 의림지(義林池)의 모습이다. 삼한시대에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는 이 커다란 호수는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제천의 명소이다. 일찍이 옛 선비들은 의림지의 아름다운 호수의 경관을 보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았으며, 그 감흥을 시로 노래하기도 하였다. 정인지의 '의림지'를 비롯하여 임호 박수검의 '의림호에서 차운(次韻)함'과 '을해년 늦봄에 의림호에서 놀며 짓다', '의림지에 썰매타기 놀이', 옥소 권섭의 '의림지에서 짓다', 학고 김이만의 '의림지의 폭포를 보며', 의당 박세화의 '의림지', 계릉 정운호의 '의림지 낚시하는 늙은이', 이중우의 '의림지', 양진환의 '의림지', 계당 김창진의 '의림지', 김금원의 '의림지' 등이다. 이 중 의림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한 임호 박수검(1629~1699)의 한시 '을해년 늦봄에 의림호에서 놀며 짓다(乙亥暮春遊林湖作)'는 더 눈길을 끈다. "아득한 고기 물결 녹음 짙은 의림지/ 거울 속에 산 그림자 불쑥불쑥 비치네./ 꽃은 바람에 어지러이 떨어져 봄은 살구나무에…
세탁실 좁은 공간에 지난해 늦둥이 쑥부쟁이의 마른 줄기가 쓸쓸하다. 꽃이 다 지고 말랐지만 마음의 여운을 버리지 못해 그냥 두었다. 꽃 진 자리에 씨도 달리고 봄이 되면 묵은 몸체에도 새싹이라도 나올 것을 기대하며. 지난해 시월 하순 분재분에서 자라더니 초록 포기에서 꽃대를 올리기 시작했다. 겨울이 눈앞에 있어서인지 자람의 속도도 매우 빠르고 봉오리까지 맺었다. 11월에 들어서며 꽃대 올린 봉오리 하나가 청보랏빛 꽃을 한송이 곱게 피웠다. 뽑아버리려다 그냥 두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도 거의 다진 11월에. 뽑아 버렸으면 그렇게 청초한 꽃을 보지 못했을 것 아닌가. 명미월 분재분 주변에는 지인이 나누어준 제주 쑥부쟁이가 있었다. 휴가 때 바닷가 근처에서 꽃이 예뻐 캐온 것이라며 전원주택 방문했을 때 지인이 분양해 주었다. 거기서는 지금처럼 실하게 꽃을 피우지는 않았었다. 타원형 잎의 모양이 틀림없이 그 꽃 같았다. 한송이만 꽃이 피었던 것이 거실에 들여놓아서인지 웅크리고 있던 봉오리들이 하나 둘 열리기 시작했다. 밖에서는 꽃 한 송이 피고 계속 움츠려 있었는데. 봉오리까지 맺은 꽃을 못 피우고 겨울 추위에 죽을까 매우 안타까웠다. 바라만 보다가…
"곡식을 거둘 때에 밭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라"란 성경 구절이 있다. 곡식을 거둘지라도 밭모퉁이는 어려운 이웃들의 몫으로 남겨놓으라는 숨은 뜻이리라. 농부 개인의 땀과 희생이 바탕으로 완성된 농사지만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2023년 용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행복나르미 CMS 정기 기부' 활동을 진행하며, 자신의 밭모퉁이를 이웃과 나누는 나눔 운동을 펼쳤다. 다행히 용산동의 많은 이들이 기꺼이 자신의 밭모퉁이를 내어눴다. 밭모퉁이가 아닌 밭 한 두렁을 내주시는 통 큰 이웃들도 있었다. 작년 3월부터 시작한 행복나르미 기부 캠페인은 직능단체와 상인,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캠페인에 동참한 인원은 총 110명으로 월 3천 원에서 20만 원까지 각자의 형편대로 다양하게 참여하며, 월 평균 100만 원에 가까운 모금액을 모을 수 있었다. 이번 모금은 단순히 협의체 기금을 모아 복지사업에 쓰고자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액수의 크기를 떠나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감사함을 전달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다. 그 의미와 진심이 전달되었던 것일까. 우리 용산동에서 자신의 밭 한켠을 내어주시
용이란 예로부터 물을 다스리는 수호신으로서 땅에서는 홍수, 가뭄과 같은 자연 재해, 바다에서는 태풍과 같은 재앙을 면하기 위하여 용을 공경하고 용에게 의지해 왔기에 용이 들어 있는 지명이 참으로 많다. 또한 불교에서도 용을 불법의 수호신이라 생각했기에 절의 이름에 용이 많이 쓰였다. 옛날 청주가 주성(舟城)이라 불리면서 배가 풍랑에 떠내려가지 않게 하려면 돛대를 세워야 한다는 풍수지리에 따라 철당간이 세워진 절이 바로 용두사이며, 사직동의 용화사를 비롯하여 옥천읍 삼청리의 '용암사', 청주시 흥덕구 수의동과 음성군 삼성면 용대리, 충주시 소태면 오량리의 '청룡사'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와 옥각리의 '황룡사' 등을 들 수가 있는데 처음부터 불교의 수호신으로서의 '용'의 의미를 가지고 지어진 이름도 있지만 지명에 근거하여 지어진 사찰명도 있다. 충북에는 용이 들어있는 지명이 70여 개가 있다고 하는데 국토정보지리원에 파악되지 않은 자연지명을 포함하면 훨씬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중 대표적인 지명으로 청주시 상당구의 용암동을 들 수가 있는데 용암동은 용이 들어 있는 지명으로서 용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용암동은 본래
2024년 새해를 맞이하며 앞으로 다가올 1인가구 증가에 맞는 맞춤형 주거형태가 필요하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의 평균 가구원수는 매년 7월마다 1년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집계하는데, 가장 최근자료인 2023년 7월에 조사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1인가구는 전체가구의 34.5%로 과거 1980년 4.8%에서 약 8배나 폭증하였다. 4인가족이 중심이였던 2000년도에는 4인가족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31.1%였으나 현재 4인가구는 13.8%로 감소하였다. 이는 1인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1인가구를 숫자로 보면 716만 명이며, 이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 혼자 1인가구인 셈이다. 현재의 증가속도로 본다면 1인가구의 40%로 진입은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19년까지는 연간 1% 내외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2019년 이후 두 배 정도 증가한 2% 내외로 아주 빠른 속도로 증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증가율로 본다면 실감이 되지 않겠지만 2019년에서 2021년까지 딱 2년 만에 100만 가구가 1인가구로 증가된 셈이다. 빠르게 증가되는 속도의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는 증가되는 노인인구이다. 1인가구는 느낌
"왜 에베레스트를 오르려고 하는가?" : 뉴욕 타임스 기자. "산이 거기에 있으니까(Because it's there)" : 조지 맬러리. 1924년 영국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일원으로 세계 최고봉을 오르다 실종된 조지 맬러리가 1923년 남긴 말이다. 등산과 관련된 가장 유명한 명언으로 알려진 이 말을 1953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사람으로 기록된 뉴질랜드 출신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가 한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조지 맬러리가 기자의 질문에 귀찮다는 듯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는 말이 산에 오르는 이유에 대해 100년 동안 대체불가의 명답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이를 능가할 이유는 생산되지 못 할 듯하다. *** 천왕봉 높이가 얼마인가 2주 전 지면에 속리산 찬가를 썼는데 속리산에 대한 아쉬운 점도 있다. 속리산 등산 하면서 풀리지 않는 궁금증 가운데 하나는 최고봉인 천왕봉과 두 번째 봉 문장대 등 주요 봉우리의 정확한 높이가 얼마인가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천왕봉 높이를 해발 1천58m로 알고 있으며 보은군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1천58m로 표기돼 있다. 다수의 검색 기능과 언론보도에도 1천58m로 나온다. 보은군이 주최하는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우리 산업이 중공업 중심일 때 산업의 쌀은 '철강'이었다. '제철보국(製鐵報國·철을 만들어 나라에 보답한다)'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철은 우리 산업의 근간이었다. 이후 철강의 시대가 저물고 산업의 근간은 반도체로 옮겨 갔다. 반도체 산업 주도권에 따라 국가 헤게모니가 변화하는 등 반도체 산업의 파급력은 막강하다. 우리나라도 반도체를 국가첨단 기술로 규정하고 글로벌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정부가 발표한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도 그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경기 남부 일대에 2047년까지 총 622조를 투자해 2천102만㎡의 세계 최대 규모,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대항전'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발표 직후 지방소멸 가속화 등 부정적 기사들이 쏟아졌고 경기지사마저 국민을 호도한다며 깎아내렸다. 사실 이번 정책은 지방시대를 실현하겠다는 정책기조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2023년 지방시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를 설치했고 지방시대를 천명했다. 그러나…
'더 좋은 청주, 행복한 시민'이라는 청주시의 꿈과 88만 청주시민의 바람을 담아 '질적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개발'을 미션으로 힘찬 여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청주시정연구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것이다. 미래 100년을 위해 연구원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격려와 응원의 박수 못지않게,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러한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내실 있는 성장과 실행력을 담보한 혁신, 대내·외적 활발한 협치와 다양함이 융합된 소통'이라는 4가지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미션을 성공적으로 견인하고, 시민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시정연구원으로 나갈 것을 다짐한 자리였다. '청주시 100년 미래를 이끌어갈 정책연구 플랫폼, 청주시정연구원'이라는 비전이 담고 있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국가적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인구감소 국가로 전환된 시점에서 민선 8기는 매우 중요한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막중한 상황으로 청주시정연구원의 개원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이기도 하다. 청주시정연구원이라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청주시가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고, 충청권 메가시티 중핵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실사구
이름이 같은 강성희 두 사람이 우연히도 동시에 화제인물로 떠올랐다. 한 사람은 노래하는 여자사람이고 한 사람은 국회의원 남자사람이다. 이름은 같지만 성별도 직업도 너무나 상이한 두 사람은 특히 대중이 느끼는 호감도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갈린다. 아직 달력의 첫 장이 넘어가지 않은 연초이니 희망과 웃음을 주는 사람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싶다. ***기쁨을 부르는 강성희 가수 강성희는 JTBC의 오디션 예능 텔레비전 프로그램 '싱어게인3(Sing Again3)'에 무명가수 25호로 출연해 알려졌다. '싱어게인'은 실력을 갖추었으나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을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1975년 생, 40대 후반의 여느 주부처럼 수수한 모습의 그녀는 출연한 20대 가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새해 아침처럼 청량한 가창력으로 소름 돋는 감동을 주었다. 강성희는 '팀만 유명한 가수다'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자신이 여성 보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신촌블루스'가 널리 알려진 유명한 팀이지만 정작 강성희를 아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늘에 가려 있던 그녀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중년의 나이로 당당히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인정할 진짜 실력을…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관한 오래된 논쟁점 중의 하나는 '유전이냐 환경이냐'의 문제이다. 즉,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더 중요한가, 아니면, 후천적인 환경적 영향이 더 중요한가 하는 물음이다. 인간의 다양한 속성 중 비교적 답이 명백해 보이는 영역들이 있다. 예를 들어,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키나 얼굴 생김과 같은 외양에는 유전이 더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정서, 성격, 인지 능력, 신체 또는 정신질환과 같이 우리가 주목하는 대부분의 인간 특성은 유전과 환경이 상호작용하여 발달하며, 그 특성에 따라 유전과 환경의 상대적 영향력이 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지적 능력은 어떤 과정을 통해 발달하는 것일까? 타고난 지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부터 지적 자극이 풍부한 교육환경에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할까? 일찍이 영국의 철학자인 존 로크(J. Locke)는 아기는 소위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빈 석판(tabla rasa)'으로 태어나고, 출생 이후의 경험을 통해 세상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나간다고 보았다. 따라서 독특한 한 개인으로 성장하는 데는 부모의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말 아기는 백지상태로
지난해 12월 9일 토요일, 금강이 흐르는 심천면 국악로에서 영동 문학관 개관식이 있었다. 그동안 한국 문단을 빛낸 우리나라 최초의 아나키스트, 권구현 시인 외 다섯 분의 유품 및 문학의 업적 등이 전시되었다. 문학관 개관 기념으로 영동의 문인 박운식, 윤수천, 장지성 시인 외 62명의 시화전이 다시 고향에서라는 주제로 2월 말까지 진행된다. 충북에는 오장환, 조명희, 정지용 등의 문학관이 있다. 우리나라에 많은 문학관이 운영되고 있는 것은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일 것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영동 문인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문학관이 결실을 보게 되어 앞으로 인문학 연구나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영동 문학관 건립은 수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망이 있었다. 38대 박세복 군수께서 문학관 건립의 주춧돌을 다졌고 39대 정영철 군수와 이승주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문학관 설립에 관하여 기획에서부터 유품 수집 및 각종 기증 자료 정리와 전시 등에 마음을 함께한 양문규(시인) 운영위원장을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사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따른다. 편해서, 익숙해져서, 바꿀 필요성을 못 느껴서, 값이 싸서, 유용해서, 이것 만한 게 없어서 등등 그냥 사용하는 것 같지만 이유는 있다. 원래 사용하던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면 더더욱 말이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쓰레기를 만들어 내지 않아야 된다고 말하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물건들을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물건들로 바꿔 사용해야 한다. 실제로 실생활에 녹아들기까지 바꾸기의 과정 속에서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체감적으로는 더딤을 느낀다. 한번 실생활에서 쓰레기 줄이기의 일환으로 쓰레기가 나올 수 있었던 물품들을 다른 물품으로 사용한 경험 들을 떠올려보자.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나 에코백 이 정도는 일상생활에서 녹아들고 이상하게 보지 않는 행동들이다. 하지만 일회용품 포장 대신 집에 있는 그릇을 가져가서 포장을 해오거나 플라스틱 칫솔 대신 나무 칫솔을 사용하기 같은 다회용품이나 다른 대체 물질로 되어있는 물품들의 사용은 일상화가 되지 않아 익숙하지 않고 아직까
북한이 새로운 지방발전 전략을 구체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수도와 지방, 도시와 농촌의 생활상 격차가 심하고 같은 도와 시·군도 조건에 따라 차이가 많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5일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지방간 인민생활의 격차가 적지 않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건설을 매년 20개 군(郡)을 대상으로 정책적 과업으로 추진해서 10년 안에 모든 군을 변화시켜 전인민들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수준을 한 계단 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거창한 혁명으로까지 명명한 이번 정책은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그동안 지방발전을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도 지방발전은 지속적으로 강조되었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지방간, 중앙과 지방간 발전의 격차는 사회주의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김정은 스스로도 사회주의 건설에 전면적 발전이념에 배치되는 지금의 현실을 절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만큼 심각하게 지역간 불균형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사회주의 이념실현을 위해 발전단위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 법 개정으로 지역 부흥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는 법 개정에 무게를 뒀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상당구를 상당하게' 등 공약을 크게 2개 파트로 분류했다. 첫 번째 부분인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공약에선 △판·검사 등 국가 공무원과 변호사를 분리 선발하는 시스템 마련 △검찰청의 기소청 전환 △검사의 특활비 축소 △저출생 정책 수립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주로 사법시스템 개혁 방점을 찍었다. 대체로 현행 법을 개정해 잘못된 국가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이 골자다. 공약 중에 또 눈에 띄는 부분은 SK하이닉스 지원 등 미래 산업 육성이다. 청주 지역경제의 한 축인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공정(M15, M17) 증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공약이다. '상당구를 상당하게' 부문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교육 등의 공약이 담겼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와 상업지역 공동주차구역 관리제를 도입하는 공약과 근로자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한 '상조휴가법' 신설 등이 눈에 띈다. 또 △아동수당으로 월 20만원을 지급 △기업 대상 청년인력 유지지원금 혜택 부여 △다함께 돌봄센터 설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경로당에서 노인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6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청주상당경찰서는 특수협박·폭행 혐의로 A(61)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한 경로당에서 노인 B(77)씨를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술을 마시고 경로당을 찾았다가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절당하자 "왜 나는 이용을 못 하냐"며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계속해서 소란을 피우자, 경로당 안에 있던 B씨가 "왜 욕을 하냐"며 제지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주먹으로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폭행을 당한 뒤 112신고를 하자 흉기를 들고 "죽여버리겠다"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도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지역경제와 회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차태환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지역 상공인 권익 향상을 위한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담담한 어조로 밝혔다. ◇청주상공회의소가 확산시킬 신(新)기업가 정신은. "기업의 역할에 있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이 중요해졌다. 기업이 가진 혁신역량과 기술, 자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기업의 새로운 역할에 부응하겠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들을 위한 쉼터버스 제작, 위기청소년 심리상담과 일자리 제공, 저출산 극복을 위한 돌봄환경 개선사업 등 기업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가 비즈니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지역내 소비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촉진방안에 대한 구상이 있나.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우리 지역의 행사에 저희들이 이제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좀 도움을 드리거나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소비 촉진 챌린지에 동참했다. 이같은 방향으로 청주상의에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