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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해법을 제안하다Ⅱ 노천까페, 도시를 살리다

  • 웹출고시간2023.09.12 16:37:26
  • 최종수정2023.09.12 16:37:26

이정민

청주시청 도시계획상임기획단, 공학박사

# 커피로 세계사를 읽다

슬픔과 두려움을 잊게 해주는 묘약, 고대 그리스에서 커피를 부르던 이름이다. 5세기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커피는 예멘을 거쳐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아랍국가로 퍼진다. 그리고 오스만제국 시절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로, 이탈리아 상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된다. 커피의 확산 경로가 곧 인류 문명사이자 무역사다.

1475년 세계 최초의 커피하우스 '키바한'이 이스탄불에서 문을 열었다. 곧 메카, 카이로, 다마스쿠스로 퍼져갔다. 1686년에는 파리 세느강변에 '르 프로코프'가 문을 연다. 잘츠부르크에는 모차르트가 사랑한 '까페 토마셀리'가, 베네치아에는 카사노바의 단골집 '카페 플로리안'이 300년 역사를 자랑한다. 영국 과학자들의 모임인 '왕립학회'도, 대형 보험사 '로이드'도 커피하우스에서 출발했다. 카페는 우정과 토론과 영감의 장이었고, 문화 부흥과 혁명을 이끌었다.

# 커피가 도시를 구성한다

얼마 전 방콕에 다녀왔다. 올드 타운인 딸랏노이에는 1700년대 건물을 리모델링한 카페들이 빼곡해 그 자체로 건축 박람회장이었고, 열대과일과 위스키와 우유를 조합한 커피 별천지였다. 1일 3카페를 목표로 오래된 골목을 탐험했다. 카페가 도시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유럽을 생각하면 오래된 거리와 노천카페가 떠오른다. 작은 광장이나 공원 옆에는 어김없이 노천카페가 있다. 넓은 보행자도로 가운데에는 야외 테이블이 건축물처럼 줄지어 있고, 좁은 골목길에도 간이 의자와 테이블이 개성있게 놓여있다. 하나의 카페가 명소가 되기도 하지만, 카페들이 만드는 거리 풍경은 도시 이미지가 된다.

# 원도심, 노천카페 거리가 필요하다

프랑스에는 야외 테이블을 갖춘 카페가 1만3천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야외 테라스를 운영할 때는 청소 및 전기료를 포함한 도로 이용료와 지방세를 지불한다. 보도나 공공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테이블을 설치한다. 운영 시간, 차양막 시설물 설치, 보행폭 확보 등의 기준은 가이드라인에 상세하게 정해놓았다.

한국에서도 신사동 가로수길, 송파구 석촌호수 카페거리, 분당구 정자동 카페거리 등 노천카페 거리가 '핫플'로 뜬다. 코로나 이후 옥외 활동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자 정부는 2021년 1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옥외영업을 전면 허용했다. 그러나 도로점용허가나 지구단위계획 또는 건축법 상의 전면공지에 대한 제한이 여전히 걸림돌이다. 소음 등의 민원과 허용지역과 불허지역 간 형평성이 논란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도심 활성화가 청주시의 현안이라고 할 때 노천카페 거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전폭적인 행정 지원과 시민 공감대가 필요하다. 21년 6월 '청주시 도로점용허가 및 점용료 등 징수 조례'를 개정하여 옥외영업을 일부 허용했다. 1)'골목형상점가' 로 지정된 2)한 측 인접 보도 5m, 양측 인접 보도 7m 이상 3)3m 이상의 유효 보행폭 확보가 조건이다. 충족하는 지역이 제한적이다. 방법은 있다. 조례에 1)원도심 내 1.5~2m 유효 보도폭 완화조항 2)현재 수립 중인 '원도심 지구단위계획'에서 전면공지 내 옥외영업 시설물 설치 기준을 신설하면 가능하다. 그리고 '원도심 옥외영업시설 가이드라인'을 통해 도로폭에 따른 옥외영업공간의 허용과 불허 위치를 지정하고, 테이블과 의자 배치, 차양막 설치 등 구체적인 디자인을 제공하여 외부효과를 최소화 할 수 있다. 그땐, 청주에서도 골목길을 탐험하는 여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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