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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균

시사평론가

국민의힘 공천이 '꼰대 공천'이란 비판이 많다. 충북 전체 8개 선거구에서 현역의원 4명 모두 경선을 통과했고 원외 당협위원장 3명과 신인 1명이 공천장을 받았다.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은 청주상당 정우택(5선), 청주서원 김진모(당협위원장), 청주흥덕 김동원(신인), 청주청원 김수민(당협위원장·전 초선), 충주 이종배(3선), 제천단양 엄태영(초선), 보은옥천영동괴산 박덕흠(3선), 증평진천음성 경대수(당협위원장·전 재선)다. 8명 중 6명이 전·현의원인데다 3선 이상 현역의원이 3명이나 되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번에 처음 출마하는 후보는 김진모, 김동원 2명이다. 김수민 후보는 유일한 여성이자 청년 후보이기도 하다.

*** 현역불패 피로감

국힘은 시스템에 의해 공정한 공천이 진행됐다고 자평하는데도 감동 없는 공천이라는 지적이 다수다. 정치권의 변화를 강하게 희망하는 도민들 눈에는 매번 보여 지는 그 얼굴들에 피로감을 느낄 뿐이다. 집권여당의 비대위가 등장했을 때 도민들은 제대로 된 혁신을 기대하며 총선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오리라 믿었다. 그러나 속속 드러나는 공천 결과에는 정치개혁의 의지를 찾을 수 없다.

시스템 공천이라지만 어느 당도 어느 선거에도 그만한 시스템 공천 아닌 적이 없었다. 평가 항목을 세분화 하여 적당한 배점을 부여한 외형을 시스템이라고 말 할 수는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거쳤다고 해서 현역의원 교체가 단 한 명도 없는 공천 결과에 충북도민들이 박수쳐 주길 바라는 건 무리다. 시스템 유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스템 공천의 내용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며 이 여망에 국힘의 공천이 미흡하다는 얘기다.

여야를 합쳐 충북도내 8명의 현역의원 중 민주당에서 한 명의 현역의원 교체가 실현됐다. 민주당은 아직 충북 전체 선거구에 대한 공천이 마무리 되지 않았으나 청주청원 5선 현역의원인 변재일 후보를 컷오프 하여 파란을 일으켰다. 민주당이 충북 이외 다른 지역에서는 친이재명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반이재명이거나 친문재인 현역의원을 컷오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변재일 의원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되어서 충격파가 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회의장을 꿈꾸던 5선 중진 변재일 의원을 배제시킨 배경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런 결정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곧 드러났다. 국힘을 탈당했다가 민주당에 입당한 신용한 후보와 지난 지방선거에 청주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송재봉 후보를 전략경선 대상으로 정한 것이다.

변재일 의원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놓고 지지자들과 상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컷오프 대상인 유행열 후보 역시 이재명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고 이낙연 전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로 출마하는 방안 등을 고심 중이라고 한다. 납득할만한 이유도 모른 채 날벼락을 맞은 꼴인 두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역의원과 다선의원을 공천 배제나 경선 불이익 등의 방법으로 탈락시키는 것이 선거 승리와 정치개혁으로 직결되지는 않더라도 아예 변화 자체를 외면하며 무늬만 시스템인 경우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힘은 무감동 공천 논란이 심해지자 서울 강남과 영남 일부 현역의원 지역구에 전략공천 형식인 '국민공천제'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들 선거구가 역대 선거에서 국힘 계열 정당 후보가 수월하게 당선된 안방이어서 누구를 내세워도 위험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국힘의 옷을 입고 출마하면 사실상 당선이 보장되는 텃밭에서 벌이는 국민공천 이벤트가 그동안 이뤄진 현역불패 공천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어느 정도나 극복할지 의문이다.

*** 시대의 부름 담지 못해

선거전략의 기본은 정당과 후보가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유권자에게 필요한 말을 해 주는 거다. 정치 개혁을 필요로 하는 유권자들에게 국힘은 자신들이 정해 놓은 느슨한 기준을 통과했다는 이유를 들어 '꼰대 공천'을 시스템 공천이라 우기고 있다.

엊그제 5일 청주를 방문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저희는 대통령을 보유한 여당이다. 우리가 하는 정책은 약속이 아닌 실천"이라고 했다. 대통령을 보유한 집권여당의 공천에 시대의 부름인 변화와 개혁을 발견하기 힘들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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