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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균

시사평론가

21대 대선 경쟁이 시작됐다.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선거다. 열혈 지지자는 세력 결집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표현 하지만 중도층은 굳이 속을 보여줄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른바 중도층 쟁탈전이 치열하다. 중도층이라 불리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으면서 선거 때마다 호불호를 가려 투표하는 유권자가 승패를 가르는 현상은 이번 선거에도 유효할 것이다.

***사법 리스크냐, 윤석열 리스크냐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을 확실하게 지지해 온 불변의 강성파들은 웬만한 정치 이슈에 흔들리지 않는다. 상대 후보가 전과자든, 계엄당이든 개의치 않는다. 대통령 후보로서 갖춰야 할 자질과 능력을 꼼꼼하게 검증하고 지금껏 살아 온 삶이 국민적 눈높이로 보건데 대통령 깜이 되는지 아닌지를 철저히 따지는 과정이 생략됐다. 내편이기만 하면 그만이지 도덕, 정책, 국정 운영 능력 등은 상대 후보를 공격할 구실을 찾을 때만 필요해졌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89.77%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후보로 확정됐고 일찍이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지난 20대 대선 패배 후에는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국회 다수 의석의 당 대표를 지냈다. 야당 대표지만 과거의 3김 씨를 능가하는 절대적 영향력을 가졌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56.53%를 득표해 후보로 확정됐고 단일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대권행보에 늦게 합류했다. 3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 재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고용노동부장관을 지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노동운동계의 전설로 통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두 후보는 공통점이 여럿이다. 둘 다 경북 출신으로 이 후보는 안동시, 김 후보는 영천시가 고향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힘들게 성장하며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서사에다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다는 점도 닮았다.

두 후보는 결정적 리스크도 안고 있다.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김 후보의 윤석열 리스크다. 중도층이 어떤 후보를 선택할 것인가에는 두 가지 리스크가 크게 작용할 것이다.

이 후보가 극복해야 할 산인 사법 리스크. 이 후보에 대한 선거법위반 재판에서 1심 유죄, 2심 무죄, 3심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선고됐다. 서울고법으로 환송된 재판은 대법의 선고에 따라 기속력을 갖기 때문에 유죄 선고를 하게 된다. 서울고법이 재판 날짜를 잡았다가 대선 이후로 연기했는데 민주당은 이 후보에게 적용된 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죄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시켰다. 이 후보는 선거법 외에도 여러 건의 재판을 받아왔는데 모두 대선 후로 연기됐고 민주당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이 정지된다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법사위에서 통과시켜 본회의에 올라가 있다.

김 후보가 넘어야 할 강인 윤석열 리스크. 윤 전 대통령의 계엄에 대해 김 후보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며 정치적 부담이 됐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지만 만약 갔더라도 계엄에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계엄으로 인해 고통 받는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당적 정리에 대해서는 출당 조치를 할 계획은 없고 탈당 하느냐 안 하느냐는 윤 전 대통령 본인의 뜻이라는 입장이다. 중도층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하는데 지지 기반을 고려하자면 출당 조치나 탈당 요구를 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이다.

***중도층이 떠안은 나라 운명

두 패로 갈라진 국민들은 그렇다 치고 중도층이 나라의 운명을 정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떠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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