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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7.02 14:45:48
  • 최종수정2024.07.02 14:45:48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충북 원로 언론인 전 충북일보 편집국장 김춘길씨가 향년 85세로 타계했다. 한동안 소식을 모르다가 엊그제 신문을 보고 이미 타계하셨다는 기사를 접했다.

아. 빈소에 가서 국화꽃한 송이마저도 놓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럽디. 형은 나와 50년전 중도일보 그리고 1980년대 중반 충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같이 했다. 그는 50년 충북언론사의 산증인으로 평가 된다.

필자는 사석에서는 항상 '춘길이 형'이라고 불렀다. 처음 춘길이 형을 보았을 때 깔끔한 외모에 반짝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긴 모직 코트에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기억 된다.

편집국에서 형은 기사를 쓸 때 모르는 외국어가 있으면 서슴지 않고 교정을 보고 있던 수습기자들에게 큰 소리로 질문을 했다. '불치하문' 모르는 것을 후배들에게 물어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한 형이었다.

기자시절 술을 좋아하는 우리들과는 다르게 춘길이 형은 술을 마시지 못했다. 매일 12시까지 선배 부장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먹으며 호기를 부렸던 수습들과는 어울리지 않고 일찍 퇴근했다. 금산이 고향인 형은 장가도 빨리 갔다. 기자생활 50년 인간사가 오늘처럼 파노라마처럼 기억 된 날은 없었다.

춘길이 형은 주변사람을 험담하거나 비판하는 일이 없었다. 후배들이 좋은 기사를 쓰면 칭찬하고 격려를 빼놓지 않았다. 그래서 남다르게 존경을 받았다. 필자가 일요일에도 불구, 문화재 기사를 발굴하여 특종을 할 때는 특별히 칭찬을 해 주었다.

1970년대 중반 언론사 통폐합으로 필자가 고향 청주 충청일보에 먼저 입사했을 때 제일먼저 편집국장에게 영입을 추천한 이가 춘길이 형이다. 실직상태에 있던 형은 다시 충청일보에 입사하여 같이 근무하게 된다.

춘길이 형은 항상 직무에 충실했고 냉철한 직관으로 칼럼을 썼다. '직필정론'은 춘길이 형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것이었다. 충청일보에 입사한 전직 중도일보 경력기자들 여러 명 가운데 항상 의젓하고 형스러웠다.

형의 칼럼은 독자를 울리는 감동의 글이 많았다. 시내에 나가면 형의 글을 보고 칭찬하거나 이런 기자가 당신 신문사에 있느냐고 까지 질문을 받았다. 형은 당시 회사 간부들에게 가장 신임 받았던 모양이다.

충북일보를 창간한 고 이상훈회장이 제일 먼저 영입한 인물이 형이었다. 그 때 소문으로 필자도 편집국장으로 거명 됐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형에게 밀리고 말았다. 형의 반듯한 모습과 냉철한 판단을 이회장은 높이 산 것 같다.

형은 인삼의 고장 금산에서 출생했지만 청주를 제2고향으로 삼았다. 청주와 충북발전에 대한 열정이 그 누구 보다고 강했다. 충북대학교 전 충장 신방웅박사의 여러 지역개발 세미나에 패널로 단골 초청되어 가장 신랄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얼마 전 충북 선사고고학의 선구자인 이융조 박사로부터 한번 내려와 옛날 친구들이 조우하자는 청을 받았는데 아직 실현하지 못했다. 곧 내려간다고 하면서도 그리 쉽지 않다. 한번 내려가 춘길이 형을 비롯, 함께 근무했던 선,후배들과 조우하려 했는데 춘길이 형은 먼저 고인이 된 것이다.

요즈음 80대 중반이면 한창나이다. 90세 100세 나이에도 젊은 세대 못지않게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한번 기자는 영원한 기자'임을 주장한 형의 타계는 믿어지지 않는다. 아. 어디서 이런 훌륭한 언론인을 만날 수 있을까. 춘길이 형. 이제 편히 영면하시고 구천에서도 충북발전 소망을 실현토록 힘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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