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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암 극복의 서광

명의 유의태는 허준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는 충남 논산 가야곡 사람이었다. 민간에서 명의로 회자돼 온 인물을 소설가는 허준의 스승으로 둔갑시켰다. 어쨌거나 유의태에 대한 일화는 많이 전해 온다.

유의태의 여동생이 간경화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평소 여동생에게 간에 좋다는 앵두를 약으로 썼다. 과연 간이 어떤 형태로 남아있을까. 유의태는 예리한 칼로 동생의 가슴을 열고 간을 관찰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간의 일부가 빨갛게 소생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소설 동의보감에는 허준이 심하통(心下痛)으로 죽자 유의태의 위를 수술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심하통은 바로 위의 통증이다.

유의태는 적취(위암)를 앓고 있었다. 제자는 스승을 위해 번행초를 채취하여 치료약으로 썼다. 갯상추로 불리는 번행초는 민간에서 위암 특효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승의 배를 가르고 그린 것이 신형장부도라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양정적자제(養正積自除)'라는 글이 나온다. 바로 정기(正氣)를 기르면 적(積)을 포함한 종양이 스스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바로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 암 치료에 좋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지난 70년대 말 암 전문의 김사달(金思達)박사가 50대 후반의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김박사는 괴산 출신으로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는데 독학으로 의사시험에 합격한 입지적 인물이었다.

김 박사는 아호를 서봉(西逢)이라고 했으며 서도에 정진, 국전에서 국무총리상 까지 받기도 했다. 김박사는 암 치료로 명성을 날렸으나 정작 자신도 암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깝게 조서한 것이었다. 자주 고향에 내려와 언론인들과 술자리 가진 김박사의 별세는 당시에 큰 충격이었다.

매년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에도 스크린이나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모았던 몇몇 여배우들이 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위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등 주요 7개 암의 총 환자 수가 지난 2017년 말 88만 315명에서 지난해 말 103만 6054명으로 3년 간 17.69%(15만 573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사망 원인 1위는 폐암으로 한 시간당 2명씩 사망하고 있을 정도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2009년 30.0명이었으나 2019년 36.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암 극복은 인류의 간절한 소망이다. 언제 그런 날이 올까. 그런데 충북대 약학대학 홍진태, 이희범 교수 연구팀이 합성에 성공한 항암 신물질(MMPP)에 대한 네 번째 특허가 지난 26일 한국과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최종 등록됐다고 밝혔다. 항암·항염증 치료제 상용화가 눈앞으로 성큼 다가 온 것이다.

홍진태 교수는 '최근 공인시험기관을 통한 MMPP의 비임상시험 결과가 안전한 것으로 평가 완료된 만큼 MMPP기술이 기업으로 이전돼 조만간 치료제로 개발되면 인류 암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말했다.

항암신물질이 인류의 암 고통을 줄이는 서광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암으로 천수를 다하지 못한 충청도 출신 조선 명의 유의태와 고(故) 김사달 박사가 생각 나 적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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