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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7.20 14:58:11
  • 최종수정2022.07.21 10:28:22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미증유의 국난인 임진전쟁을 불러일으킨 요인 중 하나가 조선 조정의 당파싸움이었다. 일본의 정세를 돌아보기 위해 떠난 동, 서인을 대표했던 사신들은 정반대의 보고를 했다. 일본의 침략이 목전에 다다랐다는 서인의 말에 동인은 걱정할 것이 없다고 선조를 안심시켰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인데도 당파는 서로 잡아먹지 못해 으르렁거렸다. 상대 당을 잡아야 권력을 쥐고 영화를 누려야 하지 않겠느냐 식이었다.

서, 남해에서 일본 전선과 대치하며 승리를 거둔 이순신장군도 제거 대상이었다. 서애 류성룡의 천거를 받은 이순신의 한산도 대첩등 공훈이 커지자 실각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난중일기에 보면 서애의 반대파들은 당시 유몽인을 시켜 이순신과 휘하 장수들의 비행을 수집하기 위한 암행어사를 보낸다. 당시 이장군의 휘하에 있던 순천부사 권준은 이 장군의 가장 신임을 받았던 참모였다.

문관출신인 권준은 이장군보다 네 살이나 위였으며 학문과 시문(詩文)에도 조예가 깊었다. 이 장군은 권준과 자주 만나 주식을 같이하고 사석에서는 형으로 예우하며 밤을 새워 회포를 풀고는 했다.

당시 군량 물자를 비축하기 위해선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곡식을 거두는 것이 불가피했다. 암행어사 유몽인은 권준을 희대의 탐관오리로 찍어 임금에게 보고했다.

한산도 대첩등 전황을 상세히 알고 있던 선조는 이 같은 어사의 장계를 불문에 붙였지만 이순신 휘하에서 떼어 충청수사로 보직을 변경시킨다. 이장군은 이 같은 처사에 울분을 느끼고 '나라가 언제까지 동인, 서인하며 싸울 것인가'라는 한탄어린 시를 쓰기도 했다.

권준이 이장군을 보필하여 마지막 노량해전에 참전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장군의 곁에서 군사들을 지휘하며 적장의 심장에 화살을 명중시켰던 권준이 분전했으면, 이장군도 적탄을 맞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당파에 중립적 위치에 있던 재상 백사 이항복은 중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해학적인 얘기를 꺼낸다.

'아침에 출근을 하다 보니 저자거리에서 승(僧)과 환관이 싸움을 하는데 중은 환관의 거시기를 잡고 환관은 중의 머리를 잡고 있더라니까….'

중신들은 백사의 조크에 한바탕 웃었지만 싸울 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분쟁만을 생각하는 동, 서 양당 고관들을 은근히 빗댄 뼈 있는 농담이었던 것이다.

요즈음 국회 정상화마저 합의 못한 여, 야당 분위기를 보면 말문이 막힌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자당의 이익과 자리다툼에만 혈안이 된 인상이다.

여당 지도부는 벌써부터 당권경쟁을 위한 자파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소위 윤핵관 사이에도 권력 갈등 구조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지인의 아들, 친척들을 채용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과 일부언론은 한 건 잡았다는 식으로 연일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 국정은 팽개치고 오로지 출범 2개월밖에 안된 대통령 상처내기에 전념하는 형상이다. 민주당은 대표 선출 앞두고 민심을 외면 한 채 개혁하려는 의지마저 팽개쳤다.

세계 경제 상황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서민가계는 위협받고 있으며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자리다툼과 당파싸움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한국의 여름은 임진전쟁 직전의 분위기를 방불하고 있다. 나라 망칠 연구만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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