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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0.06 15:32:31
  • 최종수정2021.10.06 15:32:31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조선 태조 이성계가 스승으로 모시는 무학대사와 마주 앉았다. 경남 함양 용추사에 보관되어 있는 무학대사의 영정을 보면 대사는 몸이 비대했던 모양이다. 태조가 무심결에 무학을 평한다.

"과인이 보기에 스님은 마치 돼지처럼 보입니다."

조용히 듣던 무학은 이렇게 응수했다. "제가 보기에, 전하께서는 마치 부처처럼 보입니다."

태조가 "아니, 스님…. 내가 스님을 돼지라고 했는데 부처라니요?"

무학의 대답이 걸작이다. "돼지의 눈에는 상대방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모두 부처로 보이는 법이지요."

돼지는 탐욕의 대명사처럼 보이지만 인간에게는 이롭고 고마운 동물이다. 돼지꿈은 길몽 가운데 길몽으로 풀이 된다. 젊은이가 새해 첫날 돼지꿈을 꾸면 과거에 합격하거나 출세 길이 열리게 될 징조라고 믿었다.

돼지가 집으로 들어오는 꿈은 횡재몽이다. 돼지 색이 흰 색이나 검은 색일 경우 더 큰 재물 운이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도교 설화에서 저팔계는 원래 하늘의 강인 은하수를 지키던 신선이었다. 직함은 '천봉원수(天蓬元帥)'. 그래서 중국 고전 서유기에 등장하는 저팔계는 비록 우직하지만 용맹한 요괴로 그려진다. 당나라 삼장법사를 호위하며 천축국(天竺國)에서 불경을 구해오는 조력자다.

고대 춘추전국시대 '돼지 울음'에 얽힌 일화가 재미있다. 제나라 희공에게는 문강이란 미인 딸이 있었는데 노나라 환공에게 시집을 갔다.

그런데 문강은 이복 오빠인 제양공과 사통한 사이였다. 환공에게 시집온 후로 남매는 서로를 잊지 못해 음모를 꾸민다. 노환공이 부부동반으로 제나라에 방문하자 제양공은 노환공을 청부살해했다.

살인청부 무사는 팽생이란 자였다. 그런데 살해 된 사실이 알려지자 제양공은 팽생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죽이고 말았다.

어느 날 제양공이 산으로 사냥을 나갔는데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사람처럼 서서 울부짖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제양공은 울부짖는 돼지가 팽생의 얼굴로 보여 그 후 병이 들었으며 내란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서 돼지 논쟁이 거세다. 야당이 여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 '후보직을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 등 공세를 퍼붓자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며 응수했다.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야당 인사는 '이 후보를 의심하는 국민들이 모두 돼지라는 것이냐"라며 비판했다.

사람을 돼지에 비유해 비하하는 말은 옳지 않다. 지난 여름 일본 도쿄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담당자가 여성 외모 비하 문제로 사퇴했다. 몸집이 있는 여성 연예인을 돼지로 분장시켜 코믹하게 꾸미려던 안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몇년전 교육부 고위 공무원이 '국민은 개돼지'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의 입이 거칠면 안 된다. 자신을 비판하는 야당이나 국민들을 돼지로 반격해서는 안 된다.

죄가 없다면 정정당당히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장동 문제는 이후보가 여당 후보가 되어 본선에 진출한다고 해도 끝까지 괴롭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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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