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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8.02 16:36:18
  • 최종수정2023.08.02 16:36:18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조선시대 성종과 숙종은 자주 서울 장안을 미행하여 숨은 인재를 찾았다. 성종은 장안의 기생 소춘풍집을 몰래 다니며 민심까지 살폈으며, 숙종은 가난한 선비들이 몰려 사는 남산골을 배회하기도 했다. 조정 대신들이 세습적으로 추천하는 인재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숙종은 남산골에서 올바른 인재를 찾아 시험을 직접 주재하고 과거에 급제 시킨다.

촉한의 유비는 재상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그의 집을 세 번이나 찾아갔다. 이를 고사에 '삼고초려'라고 하지 않나.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위업을 함께 이루자고 제안했다. 이 고사는 나라의 인재를 얻기 위한 통치자의 고심을 알려준다.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려면 올바른 인재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윤정부의 인재풀이 한계에 다다른 것인지. 아니면 인사를 관장하는 보좌역들이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인지.

'인사가 만사'라고 했는데 요즈음 대통령이 정부의 주요 보직을 임명할 때 느끼는 점은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는 것이다. 윤정부는 갈 길이 먼데 사사건건 야당의 태클에 걸려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이번 방송통신위원장 인사만 해도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논란이 많았던 이동관 대통령 특보를 임명했다. 청문회도 열리기 전에 부인의 현금봉투 수수설이 나와 야당이 의사당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등 반대에 나섰다.

야당이야 어떤 트집이라도 잡아 상처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대한민국에 언론인 출신이 이동관 밖에 없느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대통령이 그렇다면 과거 '내로 남불'로 자파인사만을 고집했던 과거 정부와 다를 게 무엇이냐고 반문하는 견해도 있다.

용산 대통령실이 이명박 정부 당시 인사만 기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뒤에 대통령을 움직이는 숨은 그림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어느 인사의 제안을 참고하는지 그가 현 정부의 핵심이라면 대통령 인사는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방송통신위원장 자리는 집권당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임명했다. 오늘날 공영방송이 편파방송으로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것은 이런 과오가 빚은 결과다.

공영방송을 듣거나 보지 않는다는 국민들이 의외로 많다. 보지 않는 공영방송 시청료가 아깝다는 이들도 많다.

방송을 친여 조직으로 만들어 정권 옹호나 연장의 하수인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때만 되면 이 같은 편파방송이 국민들의 감정을 거슬리게 했다. 왜 바른 방송, 올바른 보도를 하지 못하는 것일까.

공영 방송문화를 정립하려면 불편부당의 인사가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돼야 한다. 정권의 하수인이 아닌 올바른 공영방송으로 재정립할 수 있는 인물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한다. 이동관은 과연 이런 일을 감당할 도덕성과 책임이 있는 인물인가.

윤대통령 정부는 계제에 방송문화 혁신을 이뤄야만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당에게 유리한 보도만을 요구하는 언론 장악을 획책한다면 이는 실책으로 가는 길이다.

방송이나 언론은 시대의 거울이며 역사를 기록하는 현대판 춘추관이다. 특수한 정치집단의 이용물이 돼서도 안 되고, 이익을 위해 이용해서도 안 된다.

대통령도 입버릇처럼 언명했듯이 언론도 국민만을 보고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리규정을 준수하고 불편부당의 자세로 진실만을 보도해야한다.

훌륭한 언론인 이라면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자신이 합당한 인물인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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