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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5.19 15:36:41
  • 최종수정2021.05.19 17:08:43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이팝나무 전설은 참꽃을 따 허기를 달래던 보릿고개 사연이라 가슴이 뭉클해진다. 옛날 한 어머니가 어린 아들이 굶어죽자 땅에다 묻고는 이팝나무를 심었다. 저승에 가서라도 하얀 쌀밥을 실컷 먹으라는 염원에서다.

어머니의 정성이 통했던지 이팝나무가 커서 하얀 쌀밥을 연상 시킬 정도로 무성하게 피어났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이팝나무를 보면서 얼마나 불쌍한 아들을 가여워했을까.

필자도 어린 시절 농토가 좀 있다는 집에서 태어났지만 보리 고개에는 쌀밥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버지 밥그릇이나 도시락에 얹어줄 쌀만을 조금 씻어 밥을 짓곤 했다.

하얀 눈이 내리면 이것이 모두 쌀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탄식을 들었다. 어머니들은 동네 입구에 피어나는 이팝나무를 보고도 쌀밥을 연상했다.

이팝나무는 모내기가 한창인 5월에 활짝 핀다. 농부들은 이팝나무를 보고 논 농사의 풍흉을 점쳤다고 한다. 초여름에 핀다고 하여 입하목(立夏木)이라 불렀고, '입하' '이파'에서 지금의 이름이 생겼다는 설도 있다.

시인 김광규(1941~)는 이팝나무를 보고 자비로운 공양을 생각한 모양이다, 꽃 밥을 혼자 먹기 아까워 사람들을 부르는 시를 정감 나게 썼다.

(전략)......이팝나무 가지에 흰쌀 한 가마쯤 안쳐놓았어요 / 아침 햇살부터 저녁 햇살까지 며칠을 맛있게 끓여놓았으니 / 새와 벌과 구름과 밥상에 둘러앉아 / 이팝나무 꽃밥을 나누어 먹으며 밥 정이 들고 싶은 분 /오월 이팝나무 꽃그늘 공양간으로 오세요 / 저 수북한 꽃밥을 혼자 먹을 수도 없지요.

이팝나무를 영어로 'Snow flower'라고 한다. 꽃이 피면 하얀 설화 같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이팝나무를 사월설(四月雪)이라고 호칭하며, 최고의 관상수로 여기고 있다. 나뭇잎은 말려 차로 마시기도 한다. 과실은 기름이 풍부하여 짜서 여러 용도로 쓴다고 하니 버릴 것이 없는 나무다.

청주 소로리볍씨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김선영 위원이 청주시 상징 나무와 꽃을 쌀밥(이팝)나무와 쌀밥 꽃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시당국과 문화계에 제안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인류의 기원 벼인 청주 소로리 씨를 더욱 국내외에 알려 청주시를 쌀의 종주도시라는 위상을 각인 시키자는 뜻이다. 그리고 이팝나무 가로수 길을 조성하여 매년 5월 달에 '이팝 꽃 축제'도 개최하자'고 역설하고 있다.

한국 선사고고학을 이끌어 온 이융조 전 충북대 교수가 찾은 소로리 볍씨는 세계학계에서 공인 된 가장 오래 된 농경 유물이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소로리의 다층위 구석기 시대 유적에서 발견되었으며 최고의 볍씨로 알려졌던 중국 후난성의 11,000년 전 볍씨보다 수천 년 더 오래된 것으로 공인 되었다.

국가적 차원의 볍씨 박물관이나 국민 관광지로서의 정비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청주시와 도당국의 의지는 물론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청주 옥산면 소로리를 위시한 미호강 변은 구석기 유적의 보고이자 인류 최고의 농경문화발상지이다. 미래의 청주 발전 축이 될 미호강의 기적을 만들자는 식자층의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청주의 상징으로 명명된 이팝나무 꽃길이 미호강변에 아름답게 조성되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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