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시선을 끄는 것은 쉽다. 알록달록한 색감, 귀여운 캐릭터 등 누구나 탄성을 지를 법한 디자인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음식에 적용될 때는 조금 어렵다. 아무리 예쁜 모양이어도 맛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저 한번 환호하고 끝나는 소모품에 불과해진다. SNS에 올리기 위해 사진…
[충북일보] 대여섯 가지 채소를 넣고 삶은 쫀득한 족발, 맑은 기름에 튀겨 얇게 저민 파와 함께 먹는 돈가스, 끓이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밀푀유나베가 모두 인기다. 물만큼 많은 양의 한우 사골을 최소 3일에 걸쳐 정성으로 끓이고 소분해 둔 진한 한우 사골곰탕도 있다. 삼겹살, 목살 등 흔히 구워…
[충북일보] "설탕이 생일을 축하해", "해피꼬질이데이", "콜라 첫돌" 등 케이크 위에 적힌 주인공 이름이 독특하다. 별명인가 싶다가도 모두 강아지 그림과 함께인 것이 의아하다. 이 케이크를 먹는 이들도 따로 있다. 예쁜 색깔의 크림으로 덮인 디자인과 모양은 일반적인 케이크같이 보이지만 반려동물의 기…
[충북일보] 비케케는 동티모르의 도시다. '비케케선셋'이 생소한 나라의 도시 이름에 선셋을 붙인 건 그 나라, 그 도시에서 해지는 풍경을 바라보던 따뜻한 기억을 손님들에게도 전하고 싶어서였다. 청주 성안길에 있는 브런치펍 비케케선셋의 이상선 대표는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가졌다. 상선씨는…
[충북일보] 간판을 본 사람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간판 아래 유리 너머로 비치는 내부를 들여다보게 된다. 간결하게 쓰인 한문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짙은 초록색으로 쓰인 무감각제과점(無感覺製菓店)이라는 글자에 흥미가 돋는다. '무감각'은 아무 감각이 없다는 의미의 명사다. 주변 상황이나 사람…
[충북일보] 장미, 동백, 벚꽃, 토끼풀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익숙한 꽃부터 양귀비, 작약, 히아신스, 거베라 등 자주 볼 수 없던 꽃도 계절과 상관없이 활짝 피었다. 떡케이크 위에 소담스럽게 피어난 꽃들은 각각의 향기 대신 달콤한 앙금의 맛을 머금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선호하는 이…
[충북일보] 갓 지은 밥 먹기가 쉽지 않다. 밥 먹는 시간 맞추기도 어려운 가족 구성원이 매끼 새로 밥을 해 먹는 일이 번거롭기도 하고 즉석밥이나 냉동 밥 등 간편하게 한 끼 해결할 방법이 늘어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간혹 윤기가 흐르는 공깃밥도 있지만 대량으로 밥을 해 꾹꾹 눌러…
[충북일보] 특별한 기념일에 형식적으로 촛불을 꽂아 부는 것에 그쳤던 케이크의 역할이 달라졌다. 케이크는 생일에 먹는 것이라는 공식도 깨진 지 오래다. 케이크는 가벼운 이벤트에도 부담 없이 함께 나누는 선물이 됐다. 혼자 먹어도 충분한 손바닥만 한 크기부터 여럿이 나누기에 충분한 크기까지…
[충북일보] 손바닥보다 작은 접시에 톡톡, 화사한 색채의 가루가 쏟아진다. 분명히 무슨 색이라 말하기 어려운 오묘한 색의 구성이다. 흔히 알던 빨강이 아니라 홍매, 홍주, 양홍 등 낯선 이름이 붙었다. 미묘한 색감의 차이는 같이 붉으면서도 저마다 다른 느낌의 붉음이다. 덩어리진 가루를 개는 작업이…
[충북일보] 손편지와 일기장, 가계부 등 자연스레 손으로 기록하던 것들이 특별한 콘텐츠가 됐다. 대부분이 스마트한 기기 하나쯤 품고 다니는 시대가 종이와 펜을 생략하게 했기 때문이다. 글씨를 써야겠다고 애써 마음먹지 않으면 이름 석 자 써볼 일도 별로 없다. 그나마 종종 하던 카드 결제 사인도 5만 원…
[충북일보]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기호식품이란 필요한 영양소가 없어도 독특한 향이나 맛 따위를 즐기는 것에 중점을 둔다. 향과 맛에 대한 취향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커피 전문점이 계속 생기면서도 각각의 자리를 유지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기호를 가진 이들이 그만큼 많은 덕이다. 청주…
[충북일보] 노란 달걀옷을 입은 김밥이 가지런히 놓인 모습이 앙증맞다. 얇은 김밥이 색다른 맛을 선보인다. 속에 들어간 재료라고는 얇은 소시지와 단무지, 데쳐서 살짝 무친 부추 몇 줄뿐이다. 꼬마김밥과는 다르지만 그와 비슷하게 어린아이들도 한입에 먹을 수 있을 만한 작은 크기다. 담백하고 고소…
[충북일보] 청주육거리시장의 어느 골목에서 손을 잡고 걷던 가족이 발길을 멈춘다. 이내 아이의 손을 놓은 아빠가 만두 앞에서 지갑을 꺼낸다. 뭘 또 먹냐며 타박하던 아내도 진열장을 가만히 보더니 메뉴를 고른다. 새우 꼬리를 보고 입맛을 다시는 아이를 위한 새우만두까지 추가된다. 일부러 찾아온…
[충북일보] 통유리로 둘러싸인 2층 건물이 주변을 반영한다. 안에서만 밖이 내다보이는 낮과 어두움 사이로 안이 환하게 비치는 밤의 풍경이 이색적이다. 맑은 날의 해 질 녘과 비가 오는 날의 반여울도 색다르다. 카페가 위치한 곳의 옛 지명을 따서 반여울이라 이름 붙인 증평의 이 카페는 외관부터 멋스…
[충북일보] 손님들의 추억이 담긴 낙서로 빼곡한 벽이 조용한 가게에 왁자지껄한 소리를 내는 듯하다. 아늑한 공간에 주인장의 취향이 담긴 노랫소리가 잔잔하게 퍼진다. 달이 바뀔 때마다 그때의 감상을 담은 시구 같은 문장이 색색의 도화지를 채운 채 인테리어가 됐다. 청주 운천동에서 만날 수 있는 한라…
[충북일보] 전면 유리 너머로 난로 근처에 모여앉은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무심한 듯 한껏 나른하게 몸을 굴리다가도 사람이 다가가면 강아지인지 고양이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친밀함을 내보인다. 메뉴를 준비하는 카운터와 고양이의 방 옆으로 창문이 뚫린 방에서…
[충북일보] 점심시간이 지나면 카운터 테이블을 가득 채운 에스프레소 잔이 즐비하다. 거뭇해진 하얀 잔은 식후 가벼운 에스프레소 한잔의 즐거움을 털어 넣고 떠난 이들의 흔적이다. 트레몰로커피웍스는 깔끔 그 자체다. 이렇다 할 간판도 의자도 없는 외견부터 단출한 메뉴까지 군더더기 없다. 문을 열…
[충북일보] 묵직한 버터크림으로 작품이 만들어진다. 동그란 얼굴에 귀까지 볼록한 갈색 곰이 있는가하면 노란 계열에 빨간 연지를 찍고 부리와 벼슬까지 표현한 닭 모양도 있다. 때로는 모자를 쓴 강아지나 캐릭터의 얼굴도 작은 케이크 위를 장식한다. 시즌에 따라 나오는 산타나 눈사람, 할로윈을 상…
[충북일보]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진열대에 놓여있다.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주는 샌드위치와 핫도그, 수제 햄버거도 준비된다. 쿠키와 브라우니 등 제과류를 포함해 30가지가 넘는 제품 구성은 여느 빵집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가경동 어느 한적한 골목의 평범한 동네빵집처럼 보이는 이곳에는 특별함…
[충북일보] 손바닥보다 작은 잔을 채운 검은 액체가 짙은 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 입 머금으면 커피 본연의 씁쓸한 맛이 입 안을 감돈다. 주의를 기울이면 약간의 단맛과 풍미를 느낄 수도 있다. 적은 양으로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커피 에스프레소다.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에 비하면…
[충북일보] 당연했던 일상이 사라지면서 현실의 색이 바랬다. 오래된 사진처럼 선명함을 잃고 활기마저 사라졌다. 보고 싶은 사람과 만나는 일이 전처럼 쉽지 않고 마음을 달래던 여행도 어렵다. 마스크가 씌워진 얼굴은 이전에 없던 제약이다. 길어진 시국이 익숙해질 만도 한데 절대 친숙해지지는 않는다.…
[충북일보] 가지만 남은 식물들 사이로 무언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가 보인다. 본연의 잎은 떨어졌지만 소원 카드가 그 자리를 채웠다. 카페를 찾아온 이들이 나무에 걸어두고 간 흔적이다. 갖가지 바람이 담긴 작은 나뭇조각이 추운 겨울 단풍잎을 대신한다. 소원이 걸린 단풍나무 외에도 수십 종의 식물…
[충북일보] '푸딩'은 익숙하지만 낯설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디저트이면서도 여느 디저트처럼 수제 전문점은 쉬이 보기 어려워서다. 달콤함과 부드러움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는 개개인의 기억에 따라 다르다. 그럼에도 어딘가에서 식사의 마무리로 즐겼던 한 입, 기분 전환을 위해 일…
[충북일보] 화려한 서핑보드가 벽을 장식한다. 수시로 다른 서핑보드로 바뀌는 이유은 실제 사용중인 보드이기 때문이다. 파도 위를 누비다 잠시 벽에 걸리는 서핑보드는 피자웨이브의 특별한 색깔이다. 곳곳에 걸린 서핑 사진과 영상 속 커다란 파도는 피자웨이브의 이름 그 자체다. 송병남 대표는 파도…
[충북일보] 갓 도축한 한돈의 몇몇 부위가 덩어리째 카페에 들어온다. 브런치 카페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다. 쓸모에 따라 받은 고기는 주인장 손에서 세심한 손질과 숙성을 거친다. 며칠에 걸친 염장과 숙성이 끝나면 염도와 당도, 풍미와 익힌 정도를 모두 김영상 대표의 입맛에 꼭 맞춘 마느표 잠봉(jamb…
[충북일보] 시선을 끄는 것은 쉽다. 알록달록한 색감, 귀여운 캐릭터 등 누구나 탄성을 지를 법한 디자인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음식에 적용될 때는 조금 어렵다. 아무리 예쁜 모양이어도 맛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저 한번 환호하고 끝나는 소모품에 불과해진다. SNS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찍어 눈길이 닿게 할 수는 있어도 솔직함으로 무장한 진짜 소비자들의 후기에는 맛에 대한 냉정한 평가까지 담기기 때문이다. 블레스롤의 디저트는 오랜 기간 누적된 고객들의 만족도와 리뷰가 하나의 증빙자료다. 빨강, 보라, 노랑, 파랑 등 총천연색으로 둥글게 말아 둔 무지갯빛 블레스롤을 비롯해 우유 크림으로 가득 채워진 점박이 무늬의 젖소롤, 하트나 별 모양, 프랑스 국기를 표현한 색상 등 처음 보는 사람은 누구나 눈이 번쩍 뜨일 예쁜 색감이 특색이다. 화려한 색상을 보고 약간의 의심을 품었다가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미소가 퍼진다. 최근 블레스롤 지웰시티점의 문을 연 양서연 점주도 블레스롤 대전 본점의 오랜 단골이었다. 무지개색 아이스크림에 반해 아이들과 찾아가기를 여러 번, 몇 년을 단골로 꾸준히 찾았다. 점점 다양해지는 제품들과 특색있는 디자
[충북일보]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부터 세종시까지 연결하는 191㎞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 명일동, 고덕동 일대 지하를 대형 터널을 통해 관통한다는 계획으로 강동구 주민들이 고속도로 우회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오는 2017년 예산안에 서울~안성 구간의 건설보상비 1천억원이 편성됐으며 전체 예산규모는 6조7천억 원이다. 정부는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서울~안성 구간(71.1㎞)은 도로공사에서 착수 후 민자사업으로 전환하고, 안성~세종(57.7㎞)은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지난 2009년 건설계획이 최초로 제시됐으나 주민 반대와 사업방식에 대한 정부 내 이견으로 수차례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 2015년 11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진행 방식 자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는 당장 오는 2017년 관련 예산 편성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착공 자체도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책자를 통해 "설계비·공사비
[충북일보] KTX 오송역 이용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며 경부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가 교차하는 허브역, 행정수도 관문역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27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5월 KTX 오송역 이용객은 89만787명을 기록했다. 2010년 10월 KTX 오송역 개통한 이래 월간 최다 기록이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5월 기준 2만8천735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또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올해 1~5월 KTX 오송역 누적 이용객은 341만9천2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용객이 25.5% 늘었다. 2020년 1~5월 이용객보다는 40.2% 증가했다. 현재 기조가 유지되면 연간 이용객이 862만2천455명으로 가장 많았던 2019년 수준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KTX 오송역은 2015년 4월 호남고속철도와 2016년 9월 수서고속철도(SRT) 개통으로 정차 횟수가 늘고 2019년 2월과 8월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전하며 꾸준히 증가하다 2020년 2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그해 연간 이용객은 622만6천95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2020년 연간 이용객은 727만9천814명이었다. / 안혜주기자
[충북일보] 민선8기 청주시정을 이끌 이범석호 출범이 며칠 남지 않았다. 이범석 당선인은 지난 2021년 8월 청주시장 출마를 위해 정년을 6년 남겨놓고 공직을 떠났다. 지난 3월 청주시장 출마를 선언했고, 6월 1일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청주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공직을 떠난 지 10개월만에 5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청주시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4개 분과로 구성된 청주시장직 인수위원회와, 현안을 다룰 인수위 산하의 3개 TF팀은 '현안 원점 재검토'를 천명한 이 당선인이 만들어갈 청주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당선인을 만나 시정 구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청주시장 당선 소감은. "먼저 성원해주신 청주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 드린다. 시민들께서 고향 청주를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만큼, 항상 소통하면서 약속을 실천하고 시민이 원하는 것을 시원하게 해결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굳은 다짐을 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지역과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해야겠다는 꿈을 가졌고, 꿈을 이루기 위해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청주시장 권한대행과 부시장을 지냈고 충북도청에서 사무관으로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