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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과 함께하는 겨울연가 - 겨울 산을 오르며

  • 웹출고시간2017.02.09 18:40:14
  • 최종수정2017.02.09 18:40:14
휴일은 언제나 마음 놓고 즐겁게 쉴 수 있기 때문에 기다려지곤 한다. 예전에는 추운 겨울이면 따뜻한 아랫목이 최고였는데 지금은 어떤가. 아랫목은 점점 퇴화해가고 첨단 난방기기가 보급되어 예전처럼 정감은 오지 않는다. 난방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서 맘대로 난방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이런저런 생각에 뒷산을 탐방해 보기로 하고 아들과 집을 나섰다.

이곳으로 이사와 주변이 궁금하기도 하거니와 낯선 곳을 적응하기 위해선 처음으로 산을 올라갔다. 크고 작은 바위며 나무들이 흰 눈을 덮어쓴 채로 마치 깊은 묵상에 잠겨있는 듯하다.

산은 언제나 푸근하다. 누구든 산을 오르고 나면 즐거움에 산행을 하고 싶어진다. 요즘은 산을 개간하기 위해서 아니면 높은 산은 임도를 개설하여 쉽게 편히 오를 수 있어 좋기도 하다. 낯선 이방인의 인기척에 놀란 개 사육장에서는 난리가 났다. 올겨울 눈이 제법 쌓인 게 처음이다 보니 초행길이라 불편함도 크다. 하얀 눈을 밟으며 아들이 즐거워하는 정감이 포근하다. 초입을 지나 서서히 숨이 차오른다. 어디나 그렇겠지만, 함부로 할 수 없는 숙연함 같은 것이 겨울 산에는 있다. 겨울 산은 봄과 여름 가을 산에서 느끼던 풍경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겨울잠은 얼마나 순도가 높은 것일까? 열반이라는 말의 의미의 한쪽은 저런 잠의 깊이와 절실한 순수성으로 형상을 드러내는 것일까. 겨울 산은 깊은 명상 속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계절이 변할 때마다 색다른 풍경의 아름다움을 동경했지만 시간이 허락지 않아 많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늘 머릿속에는 상상의 풍경을 담아 보고 그린다.

지금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선 나무든 동물이든 몇 겹의 두툼한 옷으로 무장을 했다.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그것은 우리네 삶과도 다르지 않다. 계절의 변화는 모든 생물은 생사고락인 것에 의미를 두며 살아간다.

삶이란 살다 보면 이러쿵저러쿵 온갖 핑계거리를 만들어 주위 시선을 벗어나려고 애를 쓴다. 볼품없는 외모로 중년에 접어들면서 더욱 메말라가는 몸짓이 볼수록 초라하기만 하다.

겨울 산은 바람처럼 나의 남루한 어깨를 감싸 안아 줬다. 난 아들과 난생처음으로 산을 오른다. 아들과의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나름으로 열심히 살다 보면 잘 풀리지 싶어서 일에만 몰두하며 지낸 것이 오히려 회한(悔恨)이 밀려든다. 고도가 높을수록 변화무쌍한 날씨에도 아들의 온기에 따듯함이 느껴진다. 나는 나대로 아들은 아들대로 눈길을 헤치며 등선을 가르고 있다.

추운 날씨임에도 묵묵히 아비 뒤를 따라 발자국을 나란히 만들며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산을 오른다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내가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 주는 의식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낯선 이 땅에 정착하기 위해 찾아온 야트막한 산이지만 그래도 마음을 내려놓고 정을 붙이면 이곳이 또한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터전이 될 것이 아니겠는가. 직접 눈에 보이는 곳에서 느끼는 감정보다 생각만으로 느끼는 감정의 깊이가 더 깊은지도 모른다. 이 땅에서 피어나는 꽃향기를 마시고 초록의 새순을 맞이할 것이고, 앞뜰에 정원을 만들어 온갖 꽃을 심고 활짝 피어나게 할 것이다.

그동안 부자지간의 그리움을 이곳 새로운 터전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겠지. 우리가족은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아내와 아들 그리고 나는 새로운 낯선 곳에서 정붙여 이곳에 새롭게 터를 가꾸련다. 지난날이야 어떻든 간에 새로운 마음으로 터를 일구고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많은 고통을 또 겪으며 살아야 하리라. 어느 만큼만 욕심을 덜어내야 마음이 행복해 지는 걸까. 인생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결코 삶이란 내 뜻대로 살아지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인생은 누구나가 눈길의 힘든 산을 오르듯 인생여정의 길을 걷는 것처럼그런 관념에서 벗어나기란 힘든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것들을 가슴에 품고 보듬어 사는 것이 바람직한 인생의 참뜻이지 싶다. 묵묵히 겨울 산을 오르며 푸른빛이 머무는 인생의 봄을 향하여 희망의 나래를 펼쳐 본다.

강상규 프로필

충북대평생교육원 수필창작수강

푸른솔문학 신인상

푸른솔문학 작가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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