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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4.30 15:38:47
  • 최종수정2020.04.30 15:38:47
[충북일보] 아침 일찍 운동을 하러 서둘러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보니 마스크 챙기는 걸 깜박 잊었다. 집에 돌아 가 마스크를 쓰고 나와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대로 전철을 탔다. 귀찮은 생각에 그대로 차를 탄 게 잘못이었다. 지하철 안 승객들을 바라보며 깜짝 놀라고 당황했다. 전동차 안의 모든 승객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앉을 자리는 있었지만 출입문 옆 벽면(壁面) 쪽으로 가 서서 가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흉을 보는 것 같아 뒤통수가 따끔거리는 느낌이 왔다. '마스크 외계인'이 된 듯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으로 목적지에서 차를 내렸다.

유채꽃이 한창인 제주도 에서는 여러 대의 트랙터로 꽃밭을 갈아엎었다. 예년처럼 넘치는 상춘객이 두려워서 취한 조치다. 서울시는 벚꽃 명소인 여의도 윤중로 입구를 차단했다. 벚꽃 구경나온 상춘객들 입장을 막기 위해서다. 군데군데 캠퍼스의 아름다운 꽃구경을 하지 못하도록 '꽃놀이 오지 마세요' 써 붙이고 대학교 정문을 잠가 버렸다. 봄이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봄 같지 않은 계절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온 나라에 코로나 역병이 침투하여 국민들이 수난을 겪는 동토(凍土)의 계절만 같다.

요즈음 우리는 '사회적 거리'라는 낯선 말을 자주 쓰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하기 위하여 가능하면 사람끼리 만나지 말고 거리를 두라고 하는 것이다. 꼭 만나야 할 경우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란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이 소개한 개념이다. 사람끼리의 공간은 인간관계에 따라 4가지로 구분한다.

가족이나 연인 사이처럼 숨결이 닿을 듯 '친밀한 거리'(0-46㎝), 친구나 가까운 사이에 격식을 따지지 않아도 되는 '개인적인 거리'(46-120㎝), 사회생활 하며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과 지키는 '사회적 거리'(120-360㎝), 무대공연이나 연설 등에서 무대와 관객이 떨어져 있는 '공적인 거리'(360㎝ 이상)인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밀폐된 실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거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날라 가 흐트러지는 거리가 2 미터 정도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인간(人間) 이라는 글자가 사람끼리의 간격과 거리를 상징하는 것 같다. 사람끼리는 관계가 가까울수록 거리도 가까워진다. 뱃속에서 나온 아기는 엄마의 젓을 물고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두 사람 사이에는 거리가 없는 셈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뜨거운 사랑이 있는 사이다.

사랑하는 연인끼리의 거리는 어떨까. 사랑하는 남녀끼리는 사랑이 뜨거워질수록 사이가 가까워지고 끝내는 거리를 없애려고 안달이 나게 마련이다.

친밀한 거리나 개인적인 거리가 따뜻한 사랑의 관계라면 사회적 거리나 공적인 거리는 냉정하고 차가운 거리일 것이다. 사람과 사람끼리 어떤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을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가까운 거리를 두어야 할 사람이 있고, 더 먼 거리를 유지해야 할 사람이 있다. 사람끼리 거리 조절의 잘못은 인간관계의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인간관계 거리 조절은 인생의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고슴도치 소원'이라는 동화가 있다. 가까워지면 아프고 멀어지면 얼어 죽는 고슴도치의 딜레마를 이야기 한 것이다. "외롭지만 혼자 있고 싶고,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선진국을 비롯하여 지구촌이 아비규환(阿鼻叫喚)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할 것을 검토한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한정 계속하면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침체의 늪에 빠진다. 생활방역 체계는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방역조치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조치다.

역병 난국을 극복해도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쩌면 예전 일상으로는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바이러스 방역 못지않게 코로나 세상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심리적 방역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황연

푸른솔문학 신인상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성균관 典人

저서: 「인생과 나의 삶」 「살아온 세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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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