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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3.19 16:54:47
  • 최종수정2020.03.19 16:54:47
[충북일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연일 속보로 방송되는 텔레비전뉴스를 보면서 불안감과 늘어나는 확진자의 숫자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가 우리생활 모든 것에 족쇄를 채워 옴짝달싹도 못하게 만들고, 사회, 경제, 정치 모든 것이 비정상으로 작동하고 있다. 언제쯤에나 암울한 상태를 벗어 날 수 있을까. 마스크를 몇 겹이나 한 것처럼 갑갑하고 앞이 캄캄하다.

방제사업을 하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코로나 발생 한 달 만에 업무에 과부하가 걸려 일을 할 수 없다고 며칠이라도 일손을 보태달란다. 친구 어려움을 몰라라 할 수 도 없어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기 전까지 도와주기로 약속 했다. 몇 년 만에 출근인지라 조금은 긴장된 상태로 일찍 나섰다.

서로 인사도 나누기 전에 방제기 작동법과 방제요령을 설명 듣고 바로 현지로 출동했다. 처음 도착한 곳은 ○○기업체 직원사택으로 사용되고 있는 오층 아파트를 소독하는 일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라서 약통을 메고 오층을 오르락내리락 하여야 했다. 방제 복에 장갑, 모자로 무장한 상태로 계단을 수 없이 반복하다 보니 다리도 후들거리고 땀이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가 뻐근해지기 시작해 '이러다 하루도 못 버티는 거 아냐'하고 염려가 앞선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소독할 때면 땀을 흘리다, 이동을 위해 밖으로 나오면 찬바람에 한기가 섬뜩하다. 감기 걸리기 알맞은 환경이라 노심초사하며 마스크며 옷깃을 여며 건강을 조심했다. 더구나 감기 역시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가 원인이지 않은가.

○○기업체 출입은 통제가 심했다. 신분증검사는 물론이고, 비행기 탑승 때처럼 소지품검사도 하고 금속 탐지기를 통과해야 출입이 허용됐다.

회사 안으로 들어와서도 실험실이나 생산시설에 들어 갈 때는 추가로 방진복과 신발까지 갈아 신고 온몸을 소독 한 뒤에 출입할 수 있었다.

방제복과 약통을 무슨 높은 지위의 완장인양, 권력을 행사 하듯 맘대로 출입을 할 수 있었다. 화장실이라든가, 간부들 방이며 비밀 통제되는 방에도 서슴없이 들어가 소독약을 뿌려댔다.

언젠가 '완장'이란 소설에서 평범한 사람에게 완장을 채워주니 몇 배 되는 권력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며, 양민들을 괴롭히는 권력자로 변신한다는 내용이 생각났다.

나도 코로나19 박멸을 위한 커다란 권력을 얻은 것 같은 기분으로 미소를 지으며 약을 뿌렸다.

개인집이 아닌 기업체라 관리가 소홀한 곳이 많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회의실이나 휴게실, 화장실 구석에는 상대적으로 깨끗하지 못해 구석구석에 코로나가 숨어있다 나올 기회를 엿보는 듯 했다. 코로나가 얼굴을 내밀어 뛰어 나올 듯한, 곳에는 약을 집중적으로 뿌려 코로나가 얼씬도 못하게 막았다.

그나마 우리지방에는 심각할 정도로 확산되지 않는 것 같아 조금은 안심이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여러 사람들의 수고가 있어 가능할 것이겠지만 방역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고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코로나 확산 방지에 일부분 일조했다는 자부심으로 구석구석 한곳도 빠짐없이 책임감을 가지고 약을 뿌렸다. 혹시 내가 빠트린 곳에 코로나가 숨어 있다 나와 확산시키는 것은 아닐까하는 조바심으로 꼼꼼히 최선을 다했다.

며칠 동안이지만 종아리, 팔뚝근육이 뻐근하다. 밤늦게까지 소독을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여, 피곤을 달래며 코로나를 원망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단합해 위기를 탈출하는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믿으며, 하루빨리 위기를 벗어나길 기원한다.

이운우

공무원 정념퇴임

효동문학상 작품공모 수상

「푸른솔문학」 신인문학상 수상

푸른솔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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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