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1.3℃
  • 맑음강릉 9.0℃
  • 구름많음서울 15.5℃
  • 구름많음충주 11.9℃
  • 흐림서산 10.8℃
  • 흐림청주 15.6℃
  • 흐림대전 13.9℃
  • 구름많음추풍령 8.8℃
  • 흐림대구 13.0℃
  • 흐림울산 12.2℃
  • 구름많음광주 16.9℃
  • 흐림부산 15.5℃
  • 흐림고창 13.3℃
  • 연무홍성(예) 10.8℃
  • 제주 16.3℃
  • 흐림고산 15.6℃
  • 흐림강화 11.4℃
  • 구름많음제천 7.3℃
  • 구름많음보은 9.0℃
  • 구름많음천안 9.8℃
  • 흐림보령 9.8℃
  • 구름많음부여 10.1℃
  • 흐림금산 10.9℃
  • 구름많음강진군 13.0℃
  • 흐림경주시 12.1℃
  • 흐림거제 14.3℃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1.08.19 17:43:47
  • 최종수정2021.08.19 17:43:47
[충북일보] 이른 아침 남쪽 창을 열면 'ㄴ'자로 시원한 아스팔트 도로 앞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일층 한옥과 이층양옥집, 그리고 한가롭게 보이는 삼층 상가 옥상 넘어 우암산 정상에 피어오르는 뭉게구름이 아름답다.

남쪽 창문 아래 텃밭의 콩잎은 나풀거리며 밝은 햇살이 새로운 힘을 청하는 모양이다. 무성한 호박 넝쿨도 뻗어나갈 힘을 얻기 위해 햇볕을 만끽하고 있다. 노란 적삼을 입은 후덕한 아낙네 모습의 호박꽃 옆에 숨어 있는 애호박들, 반들반들하게 빛을 발하며 매일 아침 볼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은 자연의 오묘함을 느끼게 한다.

아내의 평소 소원이 늙어서는 텃밭이 딸린 전원주택에서 일하며 조용히 살아가고 싶다고 버릇처럼 이야기했었다. 칠 년 전 일이다. 내 나이 일흔다섯, 망설인 끝에 백여 평의 밭에 건평 38평의 이층집을 지어 파란 청기와를 올렸다. 대문 위에는 장미꽃으로 아치를 만들고 앞뒤 옆 텃밭을 아내가 불편 없이 드나들 수 있게 하였다.

동남쪽에는 팔십여 평의 텃밭이 좁고 길게 놓여있다. 대파 한 두둑, 참깨 다섯 두둑, 경계 둑엔 키다리 옥수수가 길 따라 심겨 있고 그 밑엔 강낭콩의 어여쁜 꽃망울이 바람에 흔들리며 웃고 있다. 현관문을 열면 부드러운 햇살 아래 펼쳐진 넓은 들녘이 보이고 하루에 즐거움을 준다. 푸른 쥐똥나무 담장 아래 보름 전 이앙기가 논바닥을 오고 가곤 했다. 모는 벌써 땅 냄새를 맡아 파란 물결을 일으킨다. 저 멀리 우암산으로 이어지는 새티재, 이티재 그리고 애잔한 전설을 담고 있는 구녀성이 선명하게 보인다.

철길 옆에는 작은 남새밭이 있다. 취나물, 상추, 아욱 등을 길러 자식들은 물론 이웃들과 나누는 재미로 아내의 취미 생활 장소이다. 텃밭 바로 옆은 충북선 철로가 놓여있어 오늘도 변함없이 기차는 옛 추억을 싣고 달려온다. 멀리서 들려오는 힘찬 기적소리에 책가방을 허리에 끼고 정거장으로 달려가 화물을 운반하는 곡간 차(車)지만 불평 없이 빽빽하게 들어찬 학생들 속에서 재잘거리던 기차 통학 시절이 그리워진다.

육교 아래로 흐르는 석화촌 옆 넓은 논은 파란 창공에 맞닿아 있고, 한 쌍의 백로는 벼 포기 사이로 성큼성큼 발을 옮기며 먹이를 찾고 있다. 텃밭에서 삽과 괭이로 이랑을 만들고, 아내는 씨를 뿌려 채소밭은 물론 꽃밭을 만들기 위해 땀을 흘리는 즐거움에 힘 드는 줄 모른다. 무릎이 아파서 잘 걷지 못하며 쉴 수 있는 여유 시간도 아까워서 몸에 밴 일을 떼어내지 못하고 허리 굽혀 부지런히 호미질하는 아내 모습은 푸른 새싹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어떠리' 라는 옛글이 생각난다.

풍광 좋은 전원(田園)에서 새벽에 한 시간, 오후에 한 시간 반, 햇빛과 친구 되어 텃밭에서 열심히 일하며 전립선, 뇌졸중, 파킨슨병과 투병하며 오 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눌해졌던 언어가 정상에 가까워지고 오른쪽 손 떨림도 덜해 붓을 잡고 서예를 하며 보내는 시간은 커다란 행복이다.

찬란한 태양의 빛이 가득한 넓은 전원에서 아내와 같이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모든 지인들이 늘 보살펴 주신 덕분에 만사 자족(自足)하며 산수(傘壽)를 지나 미수(米壽)를 바라볼 수 있음은 진정 감사할 뿐이다.

파종을 하고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참깨와 옥수수는 내 키보다 더 커가고 방긋 웃던 강낭콩꽃은 열매가 되어 주렁주렁 매달렸다. 무성한 호박넝쿨이 한없이 뻗어나가는 것을 보며 미소를 지어 본다.

배금일 프로필

청주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청원군의회 초대, 2대 의원

청원문화원원장

청주, 청원통합 군민협의회 공동의장

현)내수 서도회 회장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을성 신임 충북우수중소기업협회장 취임

[충북일보] 이을성(62·에스에스지에너텍 대표이사) 8대 (사)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이 8일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는 이날 정기총회와 회장 이·취임식을 진행했다. 정기총회는 △협의회 운영 경과보고 △감사보고 △주요 안건 심의 등이 이뤄졌다. 2부 회장 이취임식은 박종관 회장의 이임사와 협회기 인수인계에 이어 이을성 신임 회장의 취임사와 감사패 전달이 진행됐다. 박종관 회장은 이임사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우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회원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회원사의 사업 발전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을성 신임 회장은 △지속가능한 충우회 △회원 확충을 통한 질적·양적 도모 △충우회 회원사들을 위한 교육, 정보, 지원사업 등 실질적 도움을 확장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의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된다"며 "중소기업인들이 그 역할을 책임져오는 시간이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배님들이 지나온 길을 잘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