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4.02.15 14:15:26
  • 최종수정2024.02.15 14:15:26
코로나 이후에 사회의 모든 생활환경이 변화됐다. 학교의 강의실 분위기마저 그야말로 얼어붙은 냉동고와 같다. 어두운 교실에서 학생들은 머리를 숙이고 휴대폰만 열심히 보고 있다. 수업을 시작하지만 학생들은 집중하지 못한다. 학생들에게 돌아가며 발표하게 시켜본다. 그제 서야 겨우 마지못해 더듬거리며 읽고 해석한다.

지금까지 젊은 학생들이 노력은 안하고 게으르다고 비난만 하며, 내 입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그러나 MZ세대들은 기성세대가 모르는 많은 것을 더 많이 알고 있다. 요즘 세대의 학생들은 온전한 디지털세대로서 전자식 교육에 더 잘 훈련돼 있다. 이들은 앞으로 나라를 짊어질 미래이며 국가의 보물이다. 서로서로 이해해야 하는 공동의 운명체이기도 하다. 이러한 신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 인터넷 채팅방에서 유행하는 유머나 그들의 용어를 수업시간에 활용했더니 학생들은 뜻밖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30여 년간 나의 교수법을 회상해 봤다. 그것은 다분히 일방통행적인 주입식 교육이었다. 교수는 가르치고 학생은 받아 적는 안일한 교육이었다.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 넣어줄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지난 학기부터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교실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수업중간에 영어명언, 조크나 유머 그리고 팝송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했다. 영어명언을 이용해 자신의 좌우명을 정하니, 영어도 배우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었다. 유쾌한 팝송을 듣고 거기에 나오는 영어표현을 강의했다. 영어유머를 통해서 한국문화와 다른 서구문화의 일면을 알렸다. 학생들의 굳어진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재미있는 소재를 활용했더니 학생들의 집중도를 더 높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코로나로 냉동고가 됐던 강의실 분위기가 바뀐 값진 경험이었다. 학생들의 수강 분위기도 달라졌다. 또한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는 닫힌 마음을 녹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그것은 상대방의 노력과 장점을 인정하고,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상대방의 자존감을 높이고, 동기부여를 했으며,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는 촉매제의 역할이었다.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한 것이 또한 사람의 특성이 아니던가? 특히 경직된 논문을 쓰려면 기존 논문의 문제점을 파악해야 하는 직업상의 특성 때문인지,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했다. 남을 격려하고 칭찬의 말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칭찬을 받기만 했지, 남에게 많은 칭찬을 하지 못한 것을 요즘 와서 알고 후회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 학생들의 취업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 남의 나라말인 영어를 열심히 배우는 젊은이들이 희망의 푸른 등불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듬직하게 느낀다. 인생의 선배로서 내가 경험하고 깨달은 생각을 몇 마디 들려주고 싶다.

강의를 하면서 요즘 느끼는 것은 학생들이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개념이 없다는 말이다. 그런 경우에는 "기본으로 돌아가라(Be back to the basics)"라는 말을 강조한다. 영어를 배우는 것은 기초가 매우 중요하다. 진도를 나가다가 중간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사상누각이 되지 않도록 제대로 기초를 다져야만 멋진 집을 지을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영어단어암기와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 영문법은 짧은 기간 내에 마스터 할 수 있으나 단어는 평생을 외워도 다 외울 수 없다. 단어를 암기하지 않고는 영어를 잘 할 수 없다. 영문법은 요리 기구에 영어단어는 요리재료에 비유할 수 있다. 요리재료처럼 단어는 무궁무진하다. 단어를 암기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인터넷 사전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하루 한 단어를 쓰라고 추천한다. 나는 영어단어 하나를 쓰고, 의미와 예문을 쓰는 일을 15년 이상 계속하고 있다. 실제로 내가 쓴 노트를 보여주면서 시도를 해 보라고 권고하고 싶다.

진정한 교육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무조건 칭찬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적절한 훈계나 따끔한 조언이나 일침도 필요하다. 따라서 모범적인 교육자가 되기 위해서는 칭찬과 조언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지혜를 발휘해야 함을 이제야 깨닫는다.

김진두

-한국교통대학교 영어영문학교 교수

-한국교통대학교 국제사회대학장 역임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임세빈 NH농협은행 본부장 "매력있는 은행 될 수 있도록"

[충북일보] "농업인과 고객들에게 든든한 금융지원을 통해 지역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임세빈(54) NH농협은행 본부장의 취임 일성은 단호하고 분명했다. 임 본부장은 취임 후 한 달 간 도내 곳곳 농협은행 사무소 현장을 방문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임 본부장은 "농업·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농촌의 어려운 현실과 더불어 대외경제 불확실성 확대, 경기둔화로 국내 투자와 소비 위축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은행은 농업인과 고객들에게 든든한 금융지원을 통해 지역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본부장이 강조하는 농협은행의 운영 방향은 '고객이 먼저 찾는 매력적인 은행'이다. 이를 위해 그는 세 가지 운영방향을 수립했다. 먼저 국가의 근간 산업인 농·축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규 여신지원·금융컨설팅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이어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실질적 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고향사랑기부제 등 농업·농촌을 살릴 수 있는 활동을 적극 추진해 도시와 농촌 자본을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