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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5.12 17:46:47
  • 최종수정2025.05.12 17:46:47
어머니.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고, 지금은 울긋불긋 연산홍이 곱디곱게 피었습니다. 이 꽃들이 지고 나면 오월입니다. 그 오월은 제게 감사의 달이자 눈물의 달이기도 합니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부처님 오신 날, 그리고 어머니가 이 세상에 오신 날도 오월에 있습니다. 모두 소중한 날이지마는 어머니 생신과 부처님 오신 날에는 제 가슴 깊은 곳에서 눈물이 흐르는 날입니다.

49세에 혼자 돼 방안 가득 육 남매를 재워놓고 동짓달 긴긴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셨다는 어머니. "얘, 난 늬 아부지 죽었다고 울어도 못봤다. 늬들 육남매랑 어찌 살까 캄캄한데 우는 게 다 뭣이더냐." 그렇게 어머니는 자식들 굶기지 않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셨지요.

'엄마, 엄마, 선생님 오셨어. 열무밭 매던 엄마, 허겁지겁 달려 나오시는데, 평소에 들어오지 않던 우리 엄마 입성이 왜 저리 선연할까. 치마 저고리 그만두고, 나무꾼이 감춘 선녀옷 그만두고, 감물 든 큰성 난닝구에, 고무줄 헐건 몸뻬바지 넥타이 허리에 동여매고, 동방위 받는 시째성 깜장색 훈련화 고쳐 신고 달려나오시는데, 조자룡이 헌창 쓰듯 흙묻은 손에 호맹이는 왜 들고 나오시나.' 가정방문 - 반칠환 시인(동생)

그렇게 우리는 자라면서 사월 초파일이 들어있는 오월이면, 어머니께 듣는 이야기가 있었지요. "늬들은 부처님이 점지해주신 자손이다. 내가 열여섯 살에 시집와서 10년이 다 되도록 애가 없었지. 누가 부처님께 불공을 올려보라고 하더라. 그렇게 불공 올리고 너희들이 태어났으니 그 공을 잊으면 안 된다." 비록 부처님 오신 날에 불공 한번 못 드려도 부처님을 잊지 않고 있다는 당신의 고백이자 기도였습니다. 그 거듭되는 기도 속에서 우리 가족은 길가에 자리한 민들레처럼 밟히면서도 하나 둘 자리를 잡았고 노란 꽃을 피우기에 이르렀습니다.

'시상에 아파또에 살어보니 어찌나 존지 촌에선 다시 못 살 것 같아유. 따신 물 틀믄 따신 물 나오구, 즌깃불 화안하지, 텔레비 잘 나오지, 호미질을 하나 낫질을 하나, 물지게 진다구 어깨가 벗어지나, 애들 올 때마다 이놈 저놈 용돈 주구- 이제 고생 다 끝났시유. 호강탄 우리 엄마, 앵무새처럼 되뇌는데 자세히 보면 먼산 바래기다. 검은 손 보얘졌으나 검버섯 더욱 선명해진 우리 엄마, 종일 할 일 없다.' 어머니4-반칠환 시인(동생)

그랬습니다. 고생하신 어머니 편히 모신다고 시내 아파트에 모셨지만 먼산 바래기 나날이 편하기만 하셨을까요. 그런 어느 일요일, 어머니를 뵈러 큰오빠네 집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곱게 빗은 머리에 양장옷을 입으시고 가방과 구두까지 갖추신 모습으로 큰오빠 내외 뒤를 따라 성당에 가시는 모습을 뵌 것은. 어머니는 말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기운을 잃어 가셨습니다. 연세가 들면서 노쇠한 모습에 가족들은 마음 아파했고 병상에 계시는 어머니 곁을 번갈아 지켰습니다. 엄마, 엄마. 이 묵 좀 잡숴봐. 엄마가 예전에 쑤어 팔던 그 묵처럼 맛있어. 엄마 생각나서 사왔어. 입맛 잃은 어머니는 희미한 웃음으로 반기며 내 손을 잡았습니다. "그 보다는 얘야, 내가 너한테만은 꼭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다른 게 아니고 내가 네 큰오빠, 올케 맘 편하게 해 주려고 성당을 갔다마는 내 맘까지 간 것은 아니었어. 껍데기는 성당에 가 앉아 있었어도 마음은 왼통 부처님께 가 있었다. 내 맘은 변함없이 부처님이야. 너만은 내 진심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 얘기하는 것이여. 내가 아무래도 이 병원을 걸어 나가지 못할 것 같아 하는 말이여."

이제 어머니가 우리 곁을 떠나신지 25년이 되었습니다. 해마다 오월이 오고 어머니 생신과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저는 아무도 모르게 울음을 삼키느라 가슴이 저려 옵니다. 이제 다가오는 초파일에는 어머니를 위한 하얀 등 하나 밝히면서 부처님을 향한 우리 어머니의 마음은 금강석처럼 변함없이 한결같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큰오빠에게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에 앉아 부처님을 향해 기도한 어머니에게 노여워하지 않으신 하느님께 감사기도 올려 달라구요.

어머니! 어머니의 크고 깊은 자식 사랑을, 부처님도 하느님도 어여삐 여기셨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 지극하신 자식사랑 모두 내려 놓으시고 부디 평안하시길 빕니다.

반순환(潘順煥)

전) 청주대, 유원대학교 간호학과 겸임 강의

전) 청주시 흥덕보건소장

수상경력 : 제13회 민원봉사상 대상 수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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