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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9.10 15:10:27
  • 최종수정2015.09.10 15:10:26
역사는 기억, 철학은 이성, 문학은 상상에 직결된다. 상상은 문학의 창조성을 더해주는 요소로써 문학의 최고 가치이다. 오늘날의 문학이 맥이 빠진 것은 바로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상은 사실의 세계에 얽매이지 않고 사실들을 마음대로 변형하여 사실보다 아름답고 다양하게 만들어 즐기는 것이다. 문인수 시인은 늦깎이 시인이지만 시적 성취가 높은 시인이다. 앞의 문장에서 시인이란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해서 쓴 까닭은 그는 매번 시적 상상력과 혼신의 힘을 다해 겨루기 때문이다. 시적 상상력이 풍부한 시는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9월 들어 햇볕이 해쓱하게 여위었다. 여윈 햇볕의 크기도 운동장 만하다가 동네 마당 만하다가 연잎 만하게 작아졌다. 시인은 햇볕의 온도가 낮아지고 햇볕의 색깔이 하얘지고 햇볕의 크기가 작아지는 3중의 의미를 잔류부대로 처리하여, 가을 초입의 이미지를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그려놓았다. 찢어져 너풀거리는 호박잎을 버려진 군용텐트나 여자들로 비유한 장면은 압권이다. 풀잎들과, 꽃들과, 나무들은 잔혹한 폭염과의 전쟁 중에 심한 상처를 입었을 터. 폭염은 야반도주하는 사람처럼 물러갔지만, 처절했던 전장, 전투 뒤의 파괴 현장같이 조락해가는 초록의 쓸쓸함이 아릿한 여운으로 남는다. 자연은 이렇듯 신열로 몸살을 앓으며 계절을 변화시키지만, 사람이 사는 세상은 어쩌면 거울 속 같이 조용한 세상인지 모른다. 전장을 피해서 떠나갔던 사람들이 소리 없이 돌아오듯 세상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평온하고, 여름이 물러가고 완연한 가을이 와서 일상의 창문이 열리고 닫힌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든 때는 아름답다. 태양이 다시 떠오르는 아침, 빨래가 마르는 때, 어부가 그물질 마치고 돌아오는 저녁, 빈 집으로 돌아오는 때. 9월은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때이다.

/권희돈 시인

9월 / 문인수 (1945- )


무슨 일인가, 대낮 한 차례

폭염의 잔류부대가 마당에 집결하고 있다.

며칠째, 어디론가 계속 철수하고 있다.

그것이 차츰 소규모다.

버려진 군용 텐트나 여자들같이

호박넝쿨의 저 찢어져 망한 이파리들

먼지 뒤집어쓴 채 너풀거리다

밤에 떠나는 기러기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몇몇 집들이 더 돌아와서

또, 한 세상 창문이 여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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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