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시·수필과 함께하는 여름의 추억 - 상한 영혼을 위하여

  • 웹출고시간2015.08.20 13:10:34
  • 최종수정2015.08.20 13:09:53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1948 - 1991)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의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산다는 것은 상처를 쌓아가는 것이다. 크고 작은 고통이 상처를 만들고, 상처가 켜켜이 쌓여가는 것이 인생의 굴곡진 여정이다. <상한 영혼을 위하여>는 고통에 상처를 받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상처 씻기의 마음가짐을 제시하며 우리를 위로한다.

이 시에서 우선 돋보이는 점은 대조적인 언어의 대비와 역설적 발상이다. 개울, 새순, 등불, 벌판, 뿌리 등은 긍정적인 언어들이고, 고통, 설움, 바람, 어둠 등은 부정적인 언어들이다. 이 상반된 유사계열의 언어들 사이에 약하디 약한 갈대와 부평초가 놓인다. 부정적인 존재에 의해 고통을 받는 갈대여, 충분히 고통에 흔들리자는 결기에 찬 언설은 역설적 발상이다.

고통을 피하지 말고 맞이하고 대면하자는 발언이 사뭇 진지해 보이다. 더 나아가 고통을 동반자를 받아들여 고통과 함께 살 맞대고 가자고 한다. 포용적인 마음가짐은 '외롭기로 작정하면' '가기로 목숨 걸면'이란 결기에 찬 마음가짐으로 상승한다. 이 마음가짐으로 하여 캄캄한 밤에 '마주 잡을 손'으로 상징되는 구원자를 만나게 되고, 고통과 설움 굳세게 이겨낸 신천지로 상징되는 '뿌리 깊은 벌판'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시(詩)이다. 그 다음부터 즉 고통을 받아들여 상처를 씻어내는 독자의 몫이다. 어떻게 받아들느냐에 따라 해석이 되고 과학이 되고 치료가 될 것이다. 치료로 받아들일 경우 두 가지 방향이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방향은 상처받은 사람이 스스로 상처를 씻어내는 방법이고, 다른 한 가지 방향은 누군가 있어 상처받은 사람의 상처를 씻어주는 것이다.

/ 권희돈 시인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