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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5.07 14:34:31
  • 최종수정2015.05.07 14:34:31
시인과 시적 화자 사이의 거리가 제로에 가까운 시이다. 그만큼 시인이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어 보인다. 어쩌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만큼 상황이 악화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희망이고 푸르름이고 생명이어야 할 봄산이 사뭇 결연한 걸 보면.

너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함 사이의 거리는 팽팽한 활시위처럼 긴장감이 감도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너에 대한 그리움이 꽃잎이 지듯 허물어지기 때문일까? 생명을 주관하는 신 혹은 운명이 너무 가혹한 제스처를 취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보이지 않는 생명의 주재자에게 절규하듯 되묻는 것이 아닐까?

꽃과 나무는 삶과 죽음의 운행을 반복하는 존재인 것, 꽃과 나무가 수없이 생멸하는 것처럼 시인(화자)의 삶을 향한 그리움도 수없이 무너졌을 것, 그리하여 한 때는 멀리서 바라보려는 달관의 자세를 취했던 것, 그럼에도 결국은 간절한 생명에의 욕구를 버리지 못하였다는 것인 바, 생명을 주재하는 신으로 객관화된 봄산과 하나됨이 어떻겠느냐고 처절하게 항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누구든 벼랑 끝에 몰리면 간절한 바람으로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한다. 이는 모든 인간의 공통된 속성이다. 간절한 바람이기에 이 순간의 행동은 초자연적인 힘을 얻게 된다. 기사회생(起死回生)이란 바로 이런 신적 구원을 뜻하는 것이겠다. 깊고 간절한 마음은 땅속으로나 하늘 위로나 닿지 못하는 곳이 없다.

요즘 들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관심은 높은데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헤매고 있다.

인문학의 최고 미덕은 인생을 근원적으로 바꾼다는 점이다. 그 정점에 위기가 놓여 있다. 인생이나 사회나 국가나 할 것 없이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존재한다.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정말로 간절하다면 온 우주가 동원돼서 도와줄 것이다. 그것이 삶에 대한 인문학의 대답이다.

/권희돈 시인

봄산에 가서 / 박시교(1947 - )


내가 봄산에 가서 꽃이 되고 숲 되자는 것은

수없이 무너졌던 너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도 마음의 나무처럼 자라고 있기 때문

이만치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하자고

한때는 짐짓 거리를 두기도 하였지만

간절한 바람 그마저 허물 수는 없었기 때문

이제 이러면 되겠느냐, 내가 다시 꽃으로

잎으로 싱그러운 푸름으로 펼쳐 서면은,

그래서 내 몸이 봄산과 하나 되면 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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