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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3.05 18:04:46
  • 최종수정2015.03.24 09:07:24

기대는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은 희망을 품게 된다. 바람은 아직도 쌀쌀하지만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마른 나무 가지를 올려 다 보며 봄 산의 풍경을 상상하고 있다.

내손으로 보살피며 기르는 초목들이 있기에 더욱 봄이 기다려진다.

지난 해 심어놓은 약초와 나물들의 종류가 몇 가지 있다. 그 새싹들이 돋아나기를 바라며, 언 땅에서 저들을 녹여주는 봄 햇살을 반겼다.

해마다 계절은 순환되어 겨울 지나면 봄이 왔었지만, 계절의 변화에 무감각 하게 보냈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탓일까! 이제는 봄을 맞이하는 마음과 그 의미가 새롭다. 또 한 번의 봄을 맞게 됨은 살아있기에 얻은 큰 행운이다.

또한 그 봄이 더욱 좋은 것은 생동하는 자연을 접하며 오감으로 느낄 수 있음이 한없이 고마울 뿐이다.

2월의 끝자락 우리부부는 매실과 복숭아나무 전지작업을 했다.

도장지를 잘라내며 허세만 부리는 사람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실을 맺지 못해 실속이 없으니 가지는 튼튼하지만 그이는 과감한 톱질로 베어냈다.

또한 서로에게 방해가 되는 교차지도 잘라 버리고, 열매가 열린다 해도 제대로 결실하지 못하는 하향지도 제거하며 나무의 모양을 잡아 주었다.

좋은 과일을 얻기 위한 선택으로 많은 가지들을 포기해야만 한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아이의 좋은 습관은 잘 살려주려 한다.

그러나 나쁜 버릇은 고쳐 주는 것처럼, 쓸모없는 가지는 잘라 버려야 하고, 어떤 가지는 소중히 키워 열매 맺기를 기대한다.

복숭아 가지에 맺힌 꽃눈을 들여다보며 북풍한설을 견디어 준 것이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지난 가을부터 가지에 꽃눈을 만들며 오랜 시간 봄을 기다려 왔다.

이제 봄이 멀지 않았으니 화사한 꽃을 피우고, 꽃이 진 자리에 맺힌 열매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을 농심은 흐뭇하게 지켜보게 될 것이다.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만물이 질서 있게 신비를 드러내는 변화의 매력에 감탄하며 계절을 맞이하고 보낸다.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농부의 마음은 식물을 키워줄 햇빛과 위로부터 내리는 비를 기다리며 인내를 가지고 때를 따라 심고 가꾼다.

우리 농사는 큰 소득은 기대 할 수 없는 규모이므로, 흙과 더불어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에 의를 두고, 성실한 농부가 되고자 노력을 기울인다.

지난해 일이었다. 하루 전날에도 듣지 못했던 경칩의 소리가 들렸다.

그날이 절기로 경칩이었으니, 놀라운 일이었다. 어떻게 미물이 절기를 이처럼 정확히 알고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는 것일까.

때를 따라 질서 정연하게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생명체가 경이롭다.

땅을 뚫고 돋아나는 식물들 또한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새 생명을 싹 틔우기 위해 겨울 속에서 봄을 준비하고 있으니 자연의 섭리와 신비함을 절실하게 느낀 날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여정도 엄동설한을 견디어낸 자연속의 생명체들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만물이 소생하고 꽃이 피는 아름다운 봄 같은 행복한 순간도 있다.

그런가 하면 여름날 소나기 같은 예기치 못한 어려운 일을 만나 고민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그러나 봄이 열리고 성장의 여름이 지나면 결실의 가을엔 풍요를 맛보며 보람 속에 열매를 얻기도 한다.

이제 땅은 새싹들의 행진으로 고운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나뭇가지마다 새싹을 피워 산야는 연두 빛으로 싱그러울 것이다.

나무들이 피워 낸 신록은 초록 비단을 휘두른 듯 하여 그 고운 빛이 나를 유혹하면, 나는 기꺼이 그 신록의 품속으로 뛰어들어 행복한 봄을 누리리라.

철따라 질서 있게 신비를 드러내는 자연의 매력에 빠져들며 봄의 향연에 동화되고 싶다.

또다시 봄을 맞이할 수 있음은 인간의 어떤 노력이나 대가를 지불하고 얻는 것이 아니다.

자연을 주관하는 창조주로부터 거저 얻는 귀하고도 귀한 선물 봄…….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새봄을 기다리며 생명에 관한 깊은 사색에 잠긴다.

/수필가 양수남

양수남 수필가 프로필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교실 수료

-한국문인 신인상

-한국문인 회원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충청일보 백목련 연재, 중부매일 세정유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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