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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3.09 15:00:20
  • 최종수정2017.03.09 15:00:20
대통령 탄핵으로 시국이 어수선하고 시끌시끌한 요즈음이다. 얼마전 국정농단 주범으로 구속된 최모 여인이 특검에 출두하는 장면이 TV에 생중계된 적이 있다. 그 여인이 특검이 있는 건물안으로 들어서며 갑자기 '억울하다' 며 큰 소리로 사설을 외쳤다. 때마침 건물 청소를 하는 아주머니가 "염병 하네" 하면서 그녀의 말을 받아쳤다. 청소부 아주머니의 일침은 사람들에게 '사이다 발언' 이라고 화제가 되었다. 청소부 아주머니도 한때는 시민단체 운동권에서 활동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여하튼 "염병 하네" 하고 웨친 청소부 아줌마의 한마디가 많은 사람들 기분을 시원하게 했다고 해서 사이다 발언으로 회자가 되는 모양이다.

'염병(染病)' 은 전염병과 같은 말이기도 하고, 전염병 가운데서도 장티부스를 속되게 이르는 표현이기도 하다. 전염병엔 콜레라.천연두 등도 있지만 장티부스가 가장 무서운 병이었다. 옛날에는 예방과 치료제가 거의 없어 걸리면 사망에 이르기 십상인 무서운 질병이었다. 장티부스, 즉 염병이 전염성이 강하고 치료가 어려웠던 병인만큼 '염병 하네' 란 욕설 또한 독한 표현을 할 때 쓰이게 됐다. '염병을 떤다' 는 말이 쓰이기도 하는데 엉뚱하거나 나쁜 짓을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염병 하네' 와 비슷한 욕으로 '지랄하네' 도 있다. '지랄' 은 간질병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지랄 염병하고 있네' 라고 한다면 더욱 심한 욕이 된다.

"염병 하네" 로 일침을 가한 청소부 아주머니처럼 독한 표현이 때로는 속을 후련하게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을 무서운 질병에 비유하여 욕하는 건 지나친 표현인 것 같다. 최 여인에게 욕을 한 청소부 아주머니는 화가 나서 한 언행이었을 게다. 화는 사람에게 병을 불러드리는 가장 큰 원인이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나무라면 젖 빨던 아이가 그 자리에서 생똥을 싼다고 했다. 아기 수유(授乳)를 위해 어머니는 정성 담긴 훌륭한 음식을 먹는다. 그 엄마가 사람들과 불화하면 아기가 먹는 것은 엄마사랑이 아닌 '엄마의 홧독' 이다. 젖을먹는 시기에 시름시름 앓는 아이, 잘 자라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 가족관계를 살펴보라. 부부싸움이 잦거나 고부간 불화 등 가족 사이에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피는 그 맛이 대략 달고 짭짤하다고 한다. 그러나 애(五臟六腑)를 태우거나 화가 나면 홧김에 의해서 쓰고 떫은 흑갈색을 띤 강한 산성의 피로 변한다. 그러면 산성을 좋아하는 세균들이 혈액 안에 급속히 팽창한다. 그것들이 인체 중에서 가장 방비가 허술한 부위로 몰려들어 암 등 각종 병을 유발시킨다. 인간이 내는 화에 대해 독일에서 실험한 결과를 보면 너무 섬뜩한 기분이 든다. 사람이 극도로 화가 낫을 때 입에서 나오는 공기, 그러니까 홧김을 비닐에 받아 농축시켜 0.5cc의 노란 액체를 받았다. 이것을 돼지에게 주사했더니 돼지는 소리 지르며 즉사해 버리더란다. 홧김을 호박이나 오이같은 넝쿨의 생장점에 대고 불면 하루도 못가서 시들어 버린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가.

우리 속담에 '장맛이 나쁘면 집안이 기운다' 는 말이 있다. 메주를 담가서 새끼줄로 엮어 벽이나 천장에 걸어둔다. 집안의 온갖 미생물이 메주에 달라붙어 그것을 발효시킨다. 그런데 그 집안에서 가족간에 다툼이 잦으면 다툼의 홧김으로 인하여 메주 균이 죽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메주가 꺼멓게 변하고 결국 장맛이 고약해진다. 이렇듯 무서운 게 홧김인데, 잔뜩 화를 품고서 아기나 사람을 대하면 어찌 될까. 노여움과 증오, 화는 그 사람의 정신과 몸에 심한 타격을 입히며, 그 앞에서 꼼짝없이 분풀이 당하는 사람의 정신과 몸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히는 것이다.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게 아니다. 서로간의 사랑과 극진한 보살핌에 힘입어 사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라고 주어진 빵인 것이다. 화는 내 욕망의 좌절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과거의 잘못에 대한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잘못은 지나간 것이라 하여 과오(過誤) 라 하지 않는가. 과거의 잘못은 '용서라는 큰 바다' 에 던지지 않고서는 없어지지 않는다. 자애(慈愛)처럼 훌륭한 교훈은 세상에 없다. 국가나 사회, 가정에 이르기까지 어느 조직에서나 사람끼리 어울려 살아가는 게 세상사는 이치다. 마주치고 부딪히는 사람끼리 화를 참고 용서하지 못하면 세상은 너무 삭막할 것이다. '평생토록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가도 좋을 한 글자'를 묻는 제자에게 공자는 서(恕) 라고 하셨다.

이황연 프로필

푸른솔문학 신인상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성균관 典人

저서: <인생과 나의 삶>, <강을 건너온 바람(공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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