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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2.07 17:30:15
  • 최종수정2019.02.07 17:30:15
[충북일보] 곧 다가올 봄이 기다려진다. 집근처의 조그만 텃밭에 해마다 각종 채소씨앗을 파종한다. 그런데 씨앗봉지의 뒷면을 읽다가 씁쓸하고 안타까운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원산지 표시 때문이었다. 알타리무우는 중국산, 양파는 터키산, 모둠 상추는 미국산, 완두콩은 뉴질랜드산이라고 적혀있다. 하나 같이 모두 외국산이었다. 한국에 있는 종자회사들은 외국에서 만든 종자를 수입해서 파는 속빈 껍데기 회사들인 셈이다.

모든 식물들은 생긴 대로 가지각색의 다른 씨앗을 만들어 후대를 보존한다. 아무리 하찮은 생명체라도 그 씨앗을 만드는 정성은 거룩하고 영원히 잘 보전되어야 한다. 씨앗과 종자는 정녕 모든 생명의 근본이며 원천이다. 씨앗은 모든 생명체에서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다. 봄에 전통시장에 가면 여러 가지 씨앗이나 어린모들을 다양하게 팔고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씨앗을 잘 받아서 예쁜 종이에 싸서 집안의 한 구석에 소중하게 잘 보관한다. 춘기에 파종할 텃밭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씨앗은 종류에 따라서 모양도 다르고 씨앗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씨앗을 보면 그것이 어떻게 성장할지를 대충은 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대로만 보고 섣불리 대강 판단해서는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비록 겨자씨는 눈에 보이질 않을 만큼 아주 작은 씨지만 새들이 모여들 정도의 큰 나무로 성장 한다. 시작이나 출발은 사소하지만 결과는 성대하리라는 성서의 말이 생각난다.

딱딱한 밤을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아니면 밤을 까서 먹다보면 애벌레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가시와 껍질을 어떻게 뚫고 들어갔을까? 아니다. 밤이 어릴 때 성충이 알을 미리 몰래 밤 속에 숨겨놓는 것이다. 밤벌레는 어떻게 그런 기발한 발상을 할 수 있을까? 놀라울 따름이다. 종족을 번식하기 위한 밤벌레의 생존본능인 셈이다. 밤 속에는 충분한 영양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미 밤벌레는 알고 있다. 아무데나 밤나무 나방은 알을 낳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밤이 자라고 성숙하게 되면 애벌레는 밤을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한다.

우리 선조들은 씨앗의 의미를 제사상에까지 정신을 담아냈다. 제사상에는 대추, 밤, 사과 그리고 배는 반드시 올라온다. 다양한 다른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대추는 씨가 하나라서 임금님을 상징하고, 밤은 보통 세 개가 들어 있어서 삼정승을, 사과, 배, 감은 여섯 개가 들어 있어서 육판서를 나타낸다고들 한다. 조상님들의 슬기로운 지혜에 감탄할 뿐이다. 제사상을 통해서 후대가 번성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요즘 농촌총각들이 장가가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다. 그래서 베트남이나 동남아 여성들이 한국으로 시집와서 다문화 가정을 꾸리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놀라운 세태는 아니다. 농촌총각들의 대를 보존하기 위해서 한국에 오는 그대들에게 고마운 생각마저 든다. 우리 청년들의 훌륭한 미래를 키우고 자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후대를 잇기 위해서는 외국에 처가를 두는 것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간은 가장 근본적인 욕구인 후대를 잇는 일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관이 흔들리고 있지만 아무튼 대를 잇는다는 것은 인륜지 대사이다.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인이 절에 가서 백일치성을 드린다든지 아니면 양자를 들이는 세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모임에 가면 모두들 손자자랑 하느라 여염이 없다."나도 손자만 생겨봐라, 내가 그 동안 못한 자랑을 마음껏 하리라"고 외치던 한 선배의 말이 생각난다. 또한 손자들은 돌봐주는 사람들의 애환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대를 계승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수고는 복에 겨운 소리로 들린다. 한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후대를 통하여 영원한 삶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종자가 보존되지 않는 세상은미래가 없는 암울한 세상이다.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종자까지 먹어치우지는 어리석은 농부는 없다. 아무리 가난에 힘들어도 봄에 파종할 씨는 남겨 두어야 한다. 씨앗은 내년농사의 희망이다. 씨앗을 잘 보존하지 않으면 미래도 희망도 없다.

김진두

한국교통대학교 비즈니스영어전공교수

충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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