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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과 함께하는 봄의향연 - 장명루(長命縷)

  • 웹출고시간2016.05.12 16:04:03
  • 최종수정2016.07.07 17:15:53
분홍 꽃술에 꿀벌들의 향연이 한창이다. 문화가 있는 날은 곳곳에서 전통 체험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줄을 서서 책상 위에 있는 오색실을 받고 한 쪽에선 엄마 아이들 초·중등학생들이 둘씩 짝을 지어 만들고 있다. "무엇을 만들고 있어요?" 물으니 장명루를 만든다고 한다. 장명루?

나도 준비물을 받고 열어 보니 40~60㎝가량 되는 볼펜 굵기의 오색실들이 들어 있다. 어떻게 만들고 무엇에 쓰였는지 물으니 그 유래나 만드는 법을 자세히 가르쳐 주어 만들어 보기로 했다.

장명루는 길장(長) 목숨명(命) 실루(縷)로 실처럼 오래 귀신과 병마를 물리치고 살라는 무병장수 기원의 뜻을 품고 있다. 옛날에는 자식들을 많이 낳아도 열악한 주거환경과 질병 기아로 제대로 키우지도 못하고 일찍 죽는 경우가 많았었다. 내 자식 목숨 길게 하려 부처님이나 삼신할머니 조상님께 빌고 또 빌었다. 엄마는 아이에게 무병장수 기원의 마음을 담아서 장명루 팔찌를 만들고 태어난 아이에게 채워 주었다.
단오는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이날 부적을 쓰면 잡귀를 물리치고 집안의 재앙 을 모두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이를 단오부적 천중부적 치유부적 이라고 하여 장명루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 하면서 무병장수를 빌었다고 한다. 요즈음은 아들 딸 한 사람 만 낳든지 삼포( 연애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로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라고 한다. 자식이 평생 건강하게 사는 것이 부모의 책임이요 희망이다. 부모의 사랑으로 장명루를 만들어 팔찌 목걸이를 걸어 주었으면….

장명루의 색은 전통 방식인 오방색으로 빨강, 노랑, 파랑, 흰색, 흑색을 사용하며 오방색은 각각의 방위와 수호신을 상징한다. 빨강은 남쪽 주작으로 강인한 생명력을, 노랑은 중앙 황룡으로 우주의 중심 신성함을, 파랑은 동쪽으로 청룡 탄생, 젊음 과 희망을, 흰색은 서쪽 백호 지조 절개 선비정신을, 검정은 북쪽 현무 최상의 권위 죽음을 나타내는 좋은 뜻을 가지고 만들었으니 몸에 지님으로써 오방신이 지켜 주어 무병장수 하리라….

오방색실을 두 사람이 일조가 되어 한 사람은 잡고 다른 한사람은 댕기머리 따듯 이 장명루를 만들어 보니 너무 얇아서 긴 목걸이로 만들었다. 개별 지도로 긴 오방색실을 반으로 쳐 매어 붙잡아 주고 오방색 둥근 두 줄을 오른손 중지 약지에 왼손에 세 가닥을 검지 중지 약지에 끼었다. 양 손의 실을 길게 잡아 당겨 오른손 검지로 왼손 검지에 있는 실을 누르며 아래 위 아래위로 남은 실을 잡으니 오른 손가락은 세 가닥 왼손가락은 두 가닥 실로 남게 되었다. 이것을 왼손 검지가 아래 위 아래위로 남은 실을 가져오니 도톰하고 예쁜 팔찌가 만들어졌다. 희열과 감탄사가 여기저기에서 탄성으로 들린다. 다 만든 팔찌의 남은 가닥을 둥글게 매어 고리를 만드니 예쁜 장명루가 되었다. 두 사람이 서로 나누어 번갈아가며 인내하고 협동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3개를 만들었는데 누구에게 선물할까?

아이들이 만든 장명루를 누구에게 선물할거냐고 물으니 아프신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친구 등, 구구하다. 옛날에는 부모가 자식에게 주었으나 오늘은 낳아주고 길러주신 조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린다고 한다. 조그마한 손으로 같이 온 할머니 엄마에게 채워주며 몸을 비틀고 깡충 뛰며 좋아한다. 엄마들은 유아와 자식에게 장명루를 채워주며 사랑한다 안아주며 뽀뽀하는 표정이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나도 한 개는 남편에게 채워 주고 손녀들에게 선물하여 건강 무병장수를 기원해야겠다.

다 만든 팔찌를 보여 주니 십육절 흰 종이를 주며 고전 한자 '감사'를 부수 획 쓰는 순서대로 색칠하며 써 보고 읽어 보란다. 혼자 온 초중등 학생에게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하니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답한다. 장명루의 깊은 뜻을 이해한 아이들은 집에 가서 어머니께 선물 한다고 좋아하며 주머니에 꼭꼭 넣어 둔다. 정말 효성스런 모습이라 마음이 흐뭇하다.

정서와 인성이 부족하고 메말라 가는 오늘날 동방예의지국이란 자긍심을 간직하고아이들에게 효심을 심어줄 때다.

장명루의 뜻을 알고 서로 협동하고 인내하며 배려하여 만든 것을 서로가 나누며 감사하는 마음의 꽃이 피어났으면 좋겠다. 가족과 이웃사랑으로 예절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손찬국 수필가

-충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강

-푸른솔문학 신인상 수상

-푸른솔문학 작가회 회원

-초등학교 교장 정년퇴임

-예절, 다도 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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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