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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과 함께하는 봄의향연 - 마음의 옷을 입은 사람

  • 웹출고시간2016.03.10 19:16:21
  • 최종수정2016.07.07 17:13:19
이른 봄바람이 차다. 가게 앞 공원의 앙상한 나뭇가지들은 어느새 봄을 느끼는 듯하다. 이른 아침의 기온차로 음지에는 하얀 서릿발의 냉기가 옷 속으로 스며든다. 경칩도 지났으니 봄의 계절에 들어섰건만 아직도 두툼한 옷을 걸쳤다. 난방기를 켜고 쇼윈도에 진열돼 있는 쇼올을 어깨에 걸치니 몸이 따뜻하다. 마네킹도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히고 목도 스카프로 감아 주었다.

모자를 쓰고 마스크까지 한 여인이 어깨를 움츠리고 지나간다. 무심코 바라보니 낯익은 사람 같다. 한번쯤 시선을 줄만도 한데…. 내 마음을 모르는지 시야에서 멀어져 간다. 따끈한 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있어도 한동안 그 여인의 모습이 맴돈다.

몇 해 동안 여성의류 샵을 운영해 오고 있다. 물가상승과 월세대비 매출은 향상되지 않고 오히려 적어진 마진에 하향선을 겪는다. 자영업자들이 경기불황의 심각성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날이 있을 거라는 그날을 위해 나름 내 감각을 믿고 고객들의 개성을 연출해 내는데 노력하고 있다.

옷이 날개라 하지 않던가. 새들도 털이 다르고 고유적인 것이 있듯이 사람도 같은 옷을 입어도 이미지나 분위기가 다르다. 손님에게 어울리는 의상과 액세서리까지 맞추어 줄때 만족해한다. 이 순간은 내 스스로도 마음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손님과 내 관점이 일치할 적에는 작은 희열을 느낀다. 사업에 대한 매력이라고나 할까. 나를 만나고부터 세련되어졌다는 인사말을 들으면 더더욱 즐겁다.

작고 날씬한 사람만이 옷매무새가 예쁜 것도 아니다. 빅 사이즈라고 해서 멋지지 않고, 비싼 옷을 입었다고 해서 좋아 보이는 것만도 아니다. 비싸지 않아도 품위와 기품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단정한 옷과 그 사람의 인격이 갖추어져 있어서 더 아름답게 보여서 일게다.

어려움이라면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마음으로 가슴앓이를 할 때가 있다. 손님이 가고 나서 보면 옷이 땀으로 얼룩져 있거나 스카프의 올이 틔어 판매를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속이 상하기도 한다.

정가라는 개념도 없으니 비싸다느니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흥정을 하자고 할 때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어 난처하기도 하다. 백화점이나 대형매장에서도 그런 말이 통할까· 물론 백화점 물건과 보세의류가 전혀 차이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백화점 못지않게 품질이나 디자인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밑지지 않으면 파는 것이 장사라 했다. 과연 나는 손님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고 기억될까. 어떻게 하면 오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내 진심을 다해 장사가 아닌 인맥의 관계로 유지되어 한 분이라도 고객을 잃지 않고 단골손님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노력한다. 모두가 잠들어 있을 시간 도매시장에 가서 예쁘고 멋지고 독특한 옷을 구입하느라 정신없이 다닌다. ·

나는 내 상품으로 최고의 예술품으로 만들기 위해 날마다 남다른 아침을 시작한다. 옷이 말을 하게도 하고 옷을 통해서 정감을 드러내게 한다. 각자 다른 취향에 기대를 갖고 옷을 보러 온 손님들이 많다. 여러 해 지내다 보니 이제는 알게 모르게 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단골손님들은 나에게 사람냄새를 선사해준다. 때로는 내 삶을 자극시켜주는 활성제가 되기도 하고, 차를 나누며 힘들은 가정사까지 주고받는 친구가 된다. 사람이 얻는 최고의 행복은 누군가와의 공감과 소통이 아니던가. ·

겉모습만 아름다운 사람은 한 순간일 뿐이다. 내면이 인의(仁義)로운 사람은 호감을 주고 쉽게 변하지 않아 오래 기억에서 잊혀가질 않는다. 사람이 사람다운 인정을 품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일상의 즐거움을 얻게 된다.

명품 옷을 입지 않았어도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사랑하는 따듯한 마음의 옷을 입은 사람은 아름답다. 자신의 신체와 성격에 어울리는 편안한 옷을 입고, 말과 행동에서 품위가 있다면, 옷도 명품이 된다는 것을 배운다.

손님이 오지 않는 날은 허전한 하루를 보내기도 하지만 어서 빨리 서민 경제가 살아나길 바란다. 머지않아 매화꽃 소식도 들려오겠지. 몸과 마음을 곱게 단장할 예쁜 옷들과 눈을 맞추며 오늘도 하루를 열어간다.

엄미정 수필가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강

-충북대수필문학상 우수상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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