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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18 17:46:09
  • 최종수정2019.04.18 17:46:09
[충북일보] 매주 일요일 정해진 시간에 성당을 간다. "앞줄(↑) 안쪽부터(→) 앉으시오. 나중 분을 위한 작은 배려입니다."라는 문구가 기도석에 부착되어 있다. 새로 부임하신 신부님께서 내건 슬로건이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신부님의 말씀을 잘 따르지만, 끝까지 자기 자리를 고수하려는 신자들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그 자리에 늘 앉으려는 경향이 있다. 어떤 성도는 가운데에만, 또는 뒤에만 앉으려 한다. 심지어 어떤 신자들은 자기의 특정한 자리를 정해놓고 그 곳에만 앉으려고 일찍 성당에 도착하는 사람들도 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늘 앞에 앉는 학생과 항상 뒤에 앉는 학생은 대부분 정해져 있다. 우리는 정해진 틀 속에 자기 자신을 가두어 두려는 습관이 생기나 보다.

그 동안 자유분방하게 자리에 앉던 신자들과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신부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질서정연하게 앞자리부터 차례대로 앉게 하려고 미사 전에 신자들을 직접 앞줄로 인도하는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노력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그러한 신부님의 노력덕분에 이제는 일찍 오는 순서대로 앞쪽부터 알아서 착석하고 있다. 하나의 습관이 새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배려의 사전적인 의미는 남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마음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나를 위한 것이다. 내가 남을 배려하지 않으면 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또한 진심어린 배려는 현대인의 필수적인 매너와 에티켓과도 일맥상통한다.

한상복의 소설 '배려'에 보면 사스퍼거(sasperger)라는 용어가 나온다.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이라는 말을 사회에 적용하여 만들어 낸 말로 자기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게 용서하지만 남에게는 철저하게 적용한다는 인간의 치명적인 약점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이기적인 범주를 넘어 남에 대한 최소한도의 예의조차 없는 사람을 말한다. 아내와 이혼수속중인 소설의 주인공은 새로운 부서로 발령을 받는다. 그런데 그 부서에서 자기 자신이 가정과 회사에서 이기적인 사스퍼거로 살아 왔음을 깨닫고 아내와 화해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배려정신은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에는다음과 같은 인용문이 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다. "정말 어리석군요. 당신은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을 왜 들고 다닙니까?" 그가 말했다. "당신이 부딪히지 않게 하려구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내로남불이라는 말은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의 준말이다. 90년대 정치권에서 유래한 이래로 현재까지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모두 쓰이고 있는 말이다.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변명을 하면서까지 합리화하는 모습을 지칭하는 말로 '남에겐 엄격하나 자신에겐 자비로운 태도' 즉 자기합리화를 일컫는다. 인간은 끝임 없이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방어기재가 존재한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동호회에서 매년 전국 각지로 여행을 간다. 그때마다 식사시간이 되면 메뉴 결정을 해야 한다. 모두들 자기가 원하는 식사를 하기를 원한다. 처음에는 서로 자기가 좋아하는 많은 음식들이 거론되고 때로는 얼굴까지 붉히는 사태까지 벌어지곤 했다. 그래서 우리 모임에서는 먼저 제안하는 사람의 의견을 무조건 따르기로 결정했다. 모두들 다른 사람을 생각하거나 배려해서 더 많은 메뉴를 추천하지 못하게 되었다.

배려는 결코 어렵거나 힘든 일이 아니다. 또한 금전적인 문제와도 무관하다. 단지 상대를 배려하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을 따름이다. 상대방에게 출입문을 열어주고 먼저 들어가도록 문을 잡고 있는 것도 배려요, 남을 위해서 미소를 지으며 환하게 인사하는 것도 따뜻한 마음의 배려이다. 또한 뒤 따라오는 차를 위해서 차선변경 할 때 깜박이를 켜는 것도 또한 배려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배려심이 담긴 작은 친절은 결국나를 위한 것이고 또한 모두를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사스퍼거로 또는 자기합리화의 자세로 살아온 나를 반성하며 이제부터라도 남을 더욱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특히 가족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자신만을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를 반성한다. 배려의 마음이 성숙하면 나눔의 가정과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 그리고 나눔이 있을 때 우리가 살아가는 가정과 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김진두

푸른솔문학 신인상,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한국교통대학교 비즈니스영어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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