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경순

교통대 커뮤니티센터 글쓰기 강사

들판은 어느새 농익은 가을빛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황금 들녘이 가슴 뿌듯이 들어온다. 문득 황금 들녘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농부는 당연히 수확의 기쁨에 가슴이 벅차겠지만 시인은 어떤 마음이 차고 들어올까. 아마도 혹독한 겨울을 보지는 않을까. 같은 것을 보아도 느끼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그 사람의 삶의 태도에 따라 내면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검정고시 수업 시간에 <김춘수의 꽃>을 이해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수업에 앞서 그 작품에 대한 배경 이야기를 검색을 하고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공감을 하게 되고 이해가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국어는 특히 암기보다는 이해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과목이기도 하다. 물론 나이가 어린 학생이라면 암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대부분이다. 수업 진도도 빠르지 않게 한다.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가 길다보니 늦어질 수밖에 없다. 첫 수업을 시작하기 전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공지한다. 수업의 속도가 다소 느릴 것이니 너무 어려워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이다. 대개 첫 수업을 들어가 보면 어르신들의 모습은 긴장 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렇게 시작된 수업이 어느 정도 무르익어 가면 어르신들은 국어는 어려운데 국어 수업은 재미있다고 말씀하신다. 마치 예날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고 하셨다.

<김춘의 꽃>은 1950년대에 발표된 시이다.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검색해 보니 '꽃'은 1952년 "시와 시론"에 발표된 김춘수의 연작시 중 하나라고 한다. 6·25 동란이 아직 그 결말을 짓지 못하고 있을 때 판잣집인 임시 학교에서 김춘추 시인은 교사로 재직했었다. 어느 날 방과 후 어둑어둑해질 무렵이었다. 그 판잣집 교무실에 혼자 앉아 있었는데 저만치 꽃이 두어 송이가 유리컵에 담겨 책상머리에 놓여 있었다. 그걸 한참 동안 인상 깊게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둠이 밀려오는 분위기 속에서 꽃들의 빛깔이 더욱 선명해지는 듯했다. 그 빛깔이 눈송이처럼 희었다. 이런 일이 있은 지 하룬가 이틀 뒤에 '꽃'이란 시를 쓰게 되었는데 힘들이지 않고 시가 써졌다고 밝힌 시인의 소회가 실려 있었다.

작가가 작품을 쓸 때는 반드시 사연이 있는 법이다. 그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알게 되면 작품이 한결 이해가 쉽고 공감을 할 수 있게 된다. <김춘수의 꽃>에 대한 배경 이야기를 들려주니 어르신 학습자들은 그윽한 눈빛을 하시고는 고개를 주억거리기는 분들이 많았다. 아마도 1950년대라는 격정의 시간을 지나온 분들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들은 자신의 삶을 서로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한다. 시인은 은유로, 소설가는 스토리로, 수필가는 깨달음으로 독자들에게 펼쳐놓는다. 하지만 어떤 작품은 독자들에게 쉬이 읽히지 못하는 때도 있다. 그것은 독자들은 알 수 없는 작가만의 심연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작가들은 실망하지 않는다. 자신의 온전한 삶이 들어 간 작품이니 누군가는 공감을 해 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비판을 하는 이도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황금들녘이 풍성해 보이는 것도, 풍성한 그 들녘이 혹독한 겨울을 보여주는 것도 어찌 보면 같은 이치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세상이, 당장 눈앞에 펼쳐진 세상보다 더 깊고 넓기도 하는 일이 왕왕 있어 왔지 않던가. 그러니, 꽃병에 꽂힌 꽃이 시인의 눈에는 추상적인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