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1.8℃
  • 흐림강릉 20.4℃
  • 흐림서울 14.6℃
  • 맑음충주 10.8℃
  • 구름많음서산 12.9℃
  • 흐림청주 15.1℃
  • 흐림대전 12.0℃
  • 구름많음추풍령 9.7℃
  • 흐림대구 15.6℃
  • 구름많음울산 13.8℃
  • 흐림광주 14.1℃
  • 맑음부산 16.5℃
  • 구름많음고창 10.9℃
  • 흐림홍성(예) 13.1℃
  • 맑음제주 13.6℃
  • 구름많음고산 14.4℃
  • 구름많음강화 11.6℃
  • 맑음제천 9.0℃
  • 흐림보은 9.7℃
  • 흐림천안 10.0℃
  • 흐림보령 15.2℃
  • 흐림부여 10.3℃
  • 구름많음금산 9.2℃
  • 구름많음강진군 10.3℃
  • 흐림경주시 11.9℃
  • 구름많음거제 11.9℃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3.07.27 17:00:59
  • 최종수정2023.07.27 17:00:59

김경순

교통대 커뮤니티센터 글쓰기 강사

"탕건을 쓴 할아버지가 보여."

점쟁이는 나를 보고는 책을 읽듯 읊었다. 어찌 알았는지, 밭은 몸의 그녀는 그 뒤로도 내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 삼십 여 년 전, 시어머님을 따라 처음이자 끝으로 점집이라는 곳을 갔다. 시아버님의 병환이 깊어 어디에라도 속 시원한 답을 듣고 싶어서일 게다. 점쟁이는 과연 어머님이 원하는 답을 해 주셨지만, 아버님은 어머님의 원과는 다르게 몇 달 후 세상과의 끈을 놓으셨다.

나의 친정아버지는 원남면 주봉리가 고향이시다. 부유한 집에서 자란 아버지는 글공부도 산꼭대기에 있던 절에서 스님에게 배우셨다고 했다. 소학교도 나오시지 않은 아버지가 제사 때면 한문을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존경의 눈빛을 나누곤 했다. 어쩌면 아버지가 한문을 그리도 잘 아시는 데는 아마도 할아버지의 영향이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할아버지는 근동 마을의 서당 훈장이셨다고 한다. 그러니 당신의 아들은 영험한 절집의 스님에게 수학을 맡기셨을 테다. 하지만 그리 부유한 살림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풍비박산이 나고 아버지와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곳저곳을 떠도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어찌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고향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것은 어머니의 이름이 알려 준다. 어머니의 이름은 '최주봉'이다. 그런데 우리 자식들 그 누구도 어머니의 이름이 이상하다 생각지 않았다. 어느 해이던가. 나는 지나가는 말로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고향과 이름이 원래부터 같았냐고 여쭈어 보았다. 어머니는 자신의 이름은 '익남'이라고 했다. 한글을 모르셨던 어머니는 자신의 이름이 그리 바뀐 지도 한참 후에야 아셨다고 했다. 짐작에 아버지가 혼인신고를 하면서 그리 바꾸지 않으셨을까 싶다. 아니면 면사무소 직원이 잘못 기재한 것을 아버지가 바꾸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금은 두 분 다 돌아 가셨으니 알 길이 없다.

아버지가 태어나신 주봉리 내동은 백마산이 품어주는 아늑한 동네다. 그곳에는 친정 부모님의 산소가 있다. 어린 시절 주봉리로 성묘를 갈 때면 아득해 하곤 했다. 그때는 보천까지만 버스가 운행을 했기 때문에 내동까지는 걸어가야 했다. 큰길도 없었다. 작은 마을들을 중심으로 논과 밭이 많았다. 우리는 마을을 따라 흐르는 실개천을 끼고 걸었다. 오미와 서당골을 지나면 내동이 나오는데 그리 가깝지 않은 길이었는데도 우리 형제들은 투정을 하지 않았다. 산소에서 성묘를 하고 나면 아버지는 집안 어른들을 뵈러 언제나 내동 마을을 찾았다. 아버지가 엉세판에 힘들다가도 어깨가 올라가고 얼굴이 피는 것은 고향을 찾을 때였다. 그러니 자식들을 이끌고 내동 마을을 가는 것이 아버지에게는 얼마나 뿌듯함이었을지 요즘에서야 깨닫는다. 마음이 허우룩할 때면 가끔 아버지 어머니가 보고 싶어 주봉리 산소를 간다. 오매불망 그리워하시던 고향, 당신의 부모님이 누워 계시고, 백마산이 품어주는 그곳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금술지락으로 살고 계시려나?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연희, "100만 청주, 몇 사람이 아닌 청주시민이 함께 그려야"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연희(청주 흥덕) 의원은 지난 1월 SK하이닉스가 CES 2026에서 HBM4 16단을 공개하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도 분명히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이런 흐름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을 종합할 때 청주시가 앞으로 4년 동안 최소 1조원 수준의 법인지방소득세를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 막대한 재원이 일시적으로 들어왔다가 일회성 사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흩어지면 청주의 미래를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 의원은 행정 몇 사람이 아니라 청주시민이 함께 그리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활용방안을 찾자고 가장 먼저 제안했다. 1조원 세수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의 미래를 누가 어떤 원칙으로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공론화위원회'가 6·3지방선거 민주당 주요공약으로 다뤄지는 것인가. "이번 공론화 제안은 청주에 들어올 수 있는 큰 재정을 미래의 청주를 위해, 청주답게, 또 시민답게 쓰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공약화 여부는 결국 청주시장 후보자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다. 지방선거 공약은 지역의 미래 비전과 행정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토론회에 시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