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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8.10 17:15:35
  • 최종수정2023.08.10 17:15:35

김경순

교통대 커뮤니티센터 글쓰기 강사

문턱이 이리 낮을 수가 없다. 우리 어머니는 살아생전 아침에 읍내를 나오는 날에는 그곳을 먼저 들르고 우리 집으로 오셨다. 날품팔이로 작은 돈이라도 생기면 으레 그곳에 맡기셔야 안심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장날은 물론이고 무시로 그곳에 들러 차도 마시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곤 하셨다. 그런 어머니가 귀찮을 법도 한데 언제나 싫은 내색도 없이 반겨주던 곳이었다.

'새마을금고', 음성 사람들에게 사랑방이 되어주는 작은 은행이다. 음성 읍내의 새마을금고는 '음성 새마을금고'와 '비석 새마을금고'가 있다. 두 곳 모두 음성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은행이다. 물론 각자 은행을 선택하는 기준이 금리가 어떤 곳이 더 좋은 가를 따져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예전의 우리 어머니들은 금리가 우선이 아닌 자신을 맞아 주는 직원들의 인정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인정이야말로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보듬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을 게다.

그럼에도 우리 어머니와 시어머님이 다니시던 금고는 서로 다른 곳이었다. 우리 친정어머니가 이용했던 은행은 '음성 새마을금고'였고 시어머님은 '비석 새마을금고'였다. 두 분이 음성에 살면서도 이리도 다르게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석 새마을금고'는 사실 시작은 음성과 거리가 있는 소이면 비산리에서 시작이 됐다. 그러니 음성 읍내의 은행을 거래했던 친정어머니로서는 '음성 새마을금고'를 사랑방으로 만드셨던 듯하다. 반면 시어머님이 산골이었던 초천리 구레골에서 시내로 이사를 나오신 것은 '비석 새마을금고'가 음성 읍내로 이전을 하고 난 이후였다. 더구나 시어머님이 지내시던 주공 아파트는 '비석 새마을금고'와 지척이었다.

두 분의 경제 수준도 차이가 많았다. 그러니 은행에 예금을 하는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친정집은 땅 한 뙈기 없는 궁핍한 살림이었다. 그러니 친정 부모님은 남의 집일로 살림을 꾸려 나가야 했다. 친정어머니는 그렇게 품앗이로 돈이 생기면 은행 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 나오셔서 맡기셨다. 그야말로 푼돈이었다. 그렇게 차곡차곡 푼돈이 모여 목돈이 되면 미련 없이 어려운 자식들에게 나눠주시곤 하셨다.

친정어머니가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을 이용했다면 시어머님은 일정기간 맡길 수 있고 이율이 높은 정기예탁금을 선호하셨다. 시어머님은 알뜰살뜰 돈을 모으시는 것을 좋아하셨다. 은행에 돈이 있어도 여간해서 찾지 않는 분이셨다. 젊어서는 아버님과 함께 농사를 크게 지으셨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셨으니 목돈이 생기셨을 것이다.

지금은 친정어머니도 시어머님도 이 세상에 계시지 않다. 그렇게 두 어머님에게 믿음이 되어 주고 사랑방이 되어 주었던 '새마을금고'가 이제는 나에게도 즐거움을 주고 있다. 두 곳의 새마을금고에는 예금 통장은 물론이고 산악회 회원으로도 등록이 되어 있다. 크지는 않지만 사람냄새 나는 인정의 '새마을금고'가 음성 사람들에게 사랑방이 되어주니 이리도 고마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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