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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과 함께하는 여름의 향기 - 보이지 않는 벽

  • 웹출고시간2019.08.15 13:54:49
  • 최종수정2019.08.15 13:54:49
거리거리에 사람의 물결이다.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인가. 정지 버튼이 없는 시간을 따라 모른 채 살아가는 이방인들이 흘러오고 흘러간다. 멀고 가까운 그 많은 사람들 사이사이에 벽이 있다. 당신과 나 사이, 이쪽과 저쪽의 경계다. 공존하되 완벽한 무관심 속에서 자기만의 방식대로 삶을 풀어가는 현대인. 바야흐로 혼자서도 외롭지 않은 세상이 도래했는가. 세대 간의 벽은 더욱 심각하다. 윗사람을 대하는 젊은이들의 냉시는 실버세대의 보편적 상실감을 확인사살한다.

지하철노인폭행사건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아이가 예쁘다고 쓰다듬는 할머니승객을 아이엄마가 폭행했다는 인터넷뉴스였다. 갑론을박으로 서울장안이 들끓었다. 그날 오후. 동네 슈퍼다. 삼십대 여인네 몇몇이 모여 있는데 칠십 중반쯤으로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들어왔다. 여인네들을 의식한 할머니는 다짜고짜 노인폭행사건을 거론하며 웅변가처럼 언성을 높였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말세라고 탄식하던 할머니는 저희는 부모도 없느냐며 흥분하다가 오이 한 봉지 사들고 나갔다. 여인네들은 할머니의 퇴장을 기다렸다는 듯 즉각 반응을 보였다. 이구동성으로 폭행녀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키우는 자식인데 감히 불결한 노인이 만질 수 있느냐는 격앙된 목소리였다. 간만의 차이로 일촉즉발의 위기는 넘겼으나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세대 간의 불통이 살갗에 박힌 가시만 같았다.

소통이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 새천년 이후 신구세대는 더더욱 보이지 않는 벽으로 극렬히 갈리고 있다. 무시와 편견과 불신이 철옹성벽을 쌓아올렸다. 젊은이들은 노인세대를 부정적으로 차별화하고 노인세대는 젊은 세대를 은근히 기피한다. 그러고 보니 남의 아기가 아무리 사랑스러워도 털끝하나 건드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은 급변하고 사람들의 사회적 의식도 약삭빠르게 진화한다.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실버세대는 우울하다.초등생아이가 하도 귀여워서 학교이름을 물었다가 '개인정보를 말할 수 없다' 는 대답에 어마뜩해져 물러났다는 할머니 이야기도 있다. 이렇듯 아이들에게마저 번지는 불신의 세태는 기성세대가 저지른 맹점이다. 어찌하면 아이들의 불안정한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으랴.

갈수록 당당한 여성이 대접 받는 한국사회다. 아들딸을 차별하지 않는 부모에게서 태어나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니 그러지 못할 이유는 전무하다. 그러나 간혹 일부 젊은 여성들의 당돌한 언행으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면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내 자식들도 걱정스럽다.

사람은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므로 사람이다. 젊음이 아름다운 이면에는 노인의 생애가 배경이 되고 천년 살이 은행나무도 뿌리의 힘으로 버티어서있다. 함부로 상처를 주고받을 관계란 있을 수 없다. 제아무리 세상이 달라진다 해도 위아래를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인간의 근본 도리일진대 그 불변의 진리를 모르는 이야 있겠는가.

불통 불화의 거대한 벽. 보이지 않는 벽은 허물어져야한다. 세기를 넘어 존립하는 남북의 벽이 무너진다 해도 세대 간의 벽은 그대로일지 모른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젊은 세대를 키운 건 꼼짝없는 부모세대다. 부모와 자식은 최우선적으로 화합해야한다. 화합하지 못하는 집단이 어찌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겠는가.

그리운 건 옛날이다. 초가지붕에 박 넝쿨 오르고 욕심도 거짓마저도 순수했던 그 시절. 칼국수가 돌담을 넘던 어린 날의 추억으로 오늘의 소외감을 달래본다. 세월의 거름종이에 여과된 실버세대의 지혜가 대접받는 세상, 어디 없을까.

지헌(본명 노순희)

-푸른솔 문학 수필 등단

-부산문협 부경수필문협 회원

-저서 : '순다르반에 노을지다'

-수상 : 매일 시니어문학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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