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여지지 않는 예산, 공공기관장 업무추진비

국토부산하 11개 산하기관 3년 평균(2010~'202년) 집행률 71.8%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업무추진비 집행률이 70%대에 이르는 등 쓰여지지 않는 예산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재일(민주·청원)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 산하 11개 공공기관장의 최근 3년(2010∼2012) 간 업무추진비 사용액을 분석한 결과, 11개 공공기관장의 3년 평균 업무추진비 집행률은 71.3%로 매년 30%의 예산이 불용되고 있다.

국토부 산하기관 14개 기관 중 3개 기관은 기관장 몫의 업무추진비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고 있지 않다.

업무추진비 집행률이 가장 저조한 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로 2010년 기준 3천600만 원의 예산 중 1천300만 원을 사용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천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편성했지만, 이중 사용액은 3년 평균 약 39%에 불과한 1천1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3천8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경우는 3년 평균 이용금액이 2천200만 원으로 전체 편성예산의 58.7% 수준이었다.

1993년 이전까지 '판공비'라 불려왔던 업무추진비의 불용은 기관장의 업무추진 활동부진이란 지적도 있다.

또 분석한 11개 공공기관의 업무추진비는 예산 편성기준이 없어 배정액이 사용액대비 과다하게 책정되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관장 업무추진비 간의 격차도 컸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중 최고액을 배정하는 대한주택보증 사장의 업무추진비는 4천800만 원으로, 최저액을 배정하는 한국공항공사와 무려 5배의 (3천800만 원) 차이를 보였다.

한편 업무추진비를 적게 배정하는 공기업의 업무추진비 집행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산하 기관 중 최저액인 1천만 원의 사장 업무추진비를 배정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집행률이 98.6%에 달했다. 이어 2천400만 원을 배정하는 한국감정원의 집행률은 93.1%였다.

변 의원은 "현실성 있는 업무추진비 배정으로 사용률이 올라가면 불용예산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예산의 활용의 건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업무추진비도 상여금 지급규정과 같이 예산편성시에 활용할 수 있는 '편성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매년 결산에서 사업추진이 부진한 사업의 사업비가 감액되듯이, 업무추진비의 과도한 예산편성으로 불용되는 예산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엄재천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