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빵집 철수하겠다더니…

온실 속 재벌 빵집
자사, 계열사에 입점해 땅짚고 헤엄치기

올해 초 재벌빵집 논란 이후에도 대기업들의 자사나 계열사 빵집 밀어주기 행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지식경제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신세계 그룹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씨가 지분의 40%를 갖고 있는 ㈜신세계SVN의 빵 브랜드들이 그룹사인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에 거의 100% 입점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이마트 138개 지점 중에 신세계SVN의 '데이엔데이' 빵집 브랜드가 111곳, 신세계SVN이 운영하고 있는 '밀크앤허니'브랜드가 26곳, 총 137개 지점에 입점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백화점 역시 10개 신세계 백화점 중 9개에 '달로와요' 빵집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로와요'도 신세계SVN의 베이커리 브랜드다.

신세계 뿐만이 아니었다. 홈플러스 131개 매장에 이부진 대표의 호텔신라와 홈플러스가 합작해서 만든 '아티제블랑제리'브랜드 빵집이 130곳 입점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26개 홈플러스 SSM 지점 중 242개 매장에도 '아티제블랑제리'가 입점해서 성업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롯데마트도 전체 96개 지점에서 97개의 보네스뻬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네스뻬'는 롯데 계열사인 ㈜롯데브랑제리에서 만든 브랜드로 롯데백화점도 전체 30개 백화점 중 16곳에 보네스뻬 매장이 입점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백화점 역시 14개 백화점 중에서 13곳에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만든 '베즐리베이커리'가 입점해 있다.

정우택(청주 상당)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진행된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 "대기업의 계열사 빵집 챙기기, 같은 그룹사 밀어주기의 행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자사 혹은 계열사에서 베이커리 브랜드를 만들어 본인들 매장에 입점시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하는 것은 손수 만든 빵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품질개선에 피땀을 흘리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희망을 자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홍석우 지경부 장관에게 "지금 지식경제부 정책의 중심에 전통시장 상인들,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대기업들의 계열사 빵집 밀어주기에 대해 지경부는 어떠한 대책을 가지고 있느냐"고 따졌다.

/ 엄재천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