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구제역 확정에 제천ㆍ단양도 초긴장

사육농가 불안감 최고조, 방역초소 늘며 방역인력 피로도 누적

계속되는 한파 속에 제천시 송학면 송한리 방역 초소에서 방역 요원이 꽁꽁 얼어붙은 소독약 분사 노즐을 뜨거운 물을 부어 녹이고 있다.

"이젠 걱정 정도가 아니라 불안한 마음을 한시도 떨쳐낼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

28일 오전 충주시 앙성면의 구제역이 양성으로 판정나자 인근 제천시와 단양군 축산농가의 긴장도는 최고조에 달했다.

충주와 접경인 제천시 백운면 애련리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전태재씨는 "제발 철통같은 방역으로 제천까지 구제역이 스며들지 않았으면 한다"며 "인근 사육농가는 물론 주민 대부분이 긴장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극도의 불안함을 표했다.

제천시는 충주 구제역이 양성으로 판정되던 이날 백운면 38번 국도상에 방역초소를 긴급히 설치했다. 기존 7곳의 방역초소에서 8곳으로 늘어난 것이다.

방역초소와 각 읍면동을 포함해 28일 현재 370t의 생석회와 3t의 소독약을 투입해 구제역 차단에 총력을 쏟고 있다.

시는 고정식 소독시설 16개와 동력분무기 40여대 등을 확보해 '철통 방어'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천시 금성면 대량리 방역초소에서 방역 요원들이 바닥에 생석회를 뿌리고 있으나 차량 통행이 많은 이 곳은 소독약 노즐이 얼은데다, 바닥까지 얼어붙어 분사 소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구제역의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고정식 소독시설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6억원의 예비비를 확보해 생석회와 소독약을 구입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제천시의 경우 개청이후 현재까지 단 한 건의 구제역도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제천시에는 구제역에 감염이 되는 우제류를 사육하는 농가가 1천463호이며 이들이 사육하는 우제류는 모두 4만4천661두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우는 1천158호 1만4천280두가 사육되고 있으며 젖소는 9호에 382두, 돼지는 32호에 2만6천800두, 기타 염소 등의 우제류는 264호에 3천199두가 사육 중이다.

구제역 최초 발생지인 경북 안동과 접해있는 단양군도 예외는 아니다.

단양군은 충주 구제역이 확인되자 28일 기존 10곳의 방역초소에 충주와 이어지는 장회나루 인근 지방도에 새로이 초소를 설치했다.

단양군은 현재 생석회 4천500포와 소독약 2t 등을 마련하고 매일 민간인과 함께 11곳의 초소에서 방역근무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한파와 눈 등으로 방역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비상근무로 인한 공무원들의 피로도 누적되며 안전사고 등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구제역 관련 예산 등이 발생지역 위주로 이뤄짐에 따라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의 경우 예비비로 방역을 할 수 밖에 없는 등 재정적인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전국적인 확산으로 인해 방역장비와 소독약 등의 품귀현상이 우려되는 것도 걱정이다.

단양군 관계자는 "약품 및 장비의 지속적인 구입도 걱정이지만 공무원들의 피로누적이 더욱 걱정된다"며 "날씨라도 좀 풀려 투입된 인력이 좀 더 안전하게 방역활동에 전념할 수 있길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제천ㆍ단양 / 이형수기자